고베 대지진으로 일본증시가 주가대폭락 사태에 빠져들고 있다.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는 23일 무려 1천54.73엔(5.6%)이나 폭락,
단숨에 1만7천엔대로 무너져내리면서 1년여만의 최저를 기록했다.

지진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당초예상을 훨씬 상회하지 지진피해가 집중된
전자 자동차업종에서 주식투매현상이 일어 이처럼 주가가 대폭락했다고
증시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이날 주가하락폭은 지난 90년9월26일의 1천1백8.7엔이후 거의 4년반만의
최대이다.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1만9천엔대에 있던 닛케이주가의 이날 폐장가는
1만7천7백85.49엔을 기록, 거래일기준으로 불과 2일(20일과 23일)만에
1만7천엔대로 붕괴됐다.

관계자들은 기관투자가들이 주식매입에 나서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전자및 자동차업종 주식을 대거 처분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주가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가폭락과 함께 엔화가치도 떨어져 이날 오후 3시30분의 엔화시세는
달러당 99.93엔으로 지난 주말보다 0.77엔 하락했다.

이처럼 주가대폭락및 엔화가치하락등 일본금융시장이 혼란상태에 빠진
가운데 일본중앙은행은 금융완화정책을 펼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마쓰시타 야스오 일본은행총재는 이날 "일본경제의 회복속도가 느린데다
지진에 의한 경제피해를 최대한 빨리 복구하기 위해 통화공급증대등의
금융완화정책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빠르면 올 상반기중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던 당초의 예상과는
달라 일본의 금리는 지금의 사상최저수준(재할인율 경우 1.75%)에서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야스오 총재는 또 지진피해를 입은 관서지역의 자본흐름이 원활해지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