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김영규특파원] 유럽연합(EU)으로 부터 5년간 반덤핑조치를 받아온
한국산 비디오 카세트 레코더(VCR)가 또다시 반덤핑을 당할 가능성이 높아
졌다.

10일 무역협회 브뤼셀사무소에 따르면 EU는 지난 9일 반덤핑 자문위원회를
열어 네덜란드 필립스그룹의 독일내 자회사인 IR3사가 제출한 한국 및 싱가
포르산 VCR과 그 핵심부품에 대한 반덤핑 제소문제를 논의한 끝에 조사개시
사유가 충분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EU 집행위원회는 한국산 VCR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이는데 집행위의 한 관계자는 금년말 또는 내년초에 공식적
인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통상관계자들은 EU가 조사에 착수한 뒤 덤핑판정을 하지 않은 사례가 거의
없음을 들어 한국산 VCR이 또다시 반덤핑조치를 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
다.

이날 회의에서 영국 등 일부 회원국이 반덤핑조사에 반대, 조사개시여부가
최종확정되지는 않았다.

그런데 삼성,대우,금성 등 한국산 VCR과 관련부품 및 프랑스 톰슨사, 일본
도시바사 등의 싱가포르 현지공장에서 생산된 VCR을 대상으로 한 이번 제소
는 지난 9월19일 반덤핑 자문위원회에 상정됐으며 집행위는 이후 회원국들로
부터 의견을 수렴해 왔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