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하다.
공급부족현상이 심해지자 연산60만t짜리 대형나프타분해공장의 시운전
일정을 10월로 당초보다 한달정도 앞당기기 위해서다.
게이오에틸렌은 사업계획을 짤 당시 신플랜트 가동시점을 올초로 잡았었다.
그러나 경기가 바닥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이 계획을 수정했다.
11월로 가동시기를 미뤘던 것이다.
채산성이 어느정도로 회복될때까지는 기다리겠다는 계산이었다.
게이오의 이같은 전략이 최근 또다시 바뀌었다.
이제 상황이 반전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미쓰이석유화학과 쓰미토모화학 도소사 게이오모노머사 전기화학등을
거래선으로 확보, 생산량(52만t)을 비싼값에 출하할수 있다고 본것이다.
이같은 사정은 가뭄으로 조업에 차질을 빚어온 회사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쇼와덴코는 경기회복에 맞춰 조업을 중단해온 오이타공장을 최근 풀가동
하기 시작했다.
전기화학도 연산18만t짜리 지바 SM(스티렌모노머)공장을 내달 재가동할
예정이다.
아사히케미컬은 미즈시마 에틸렌플랜트(연산44만t)를 이달4일 재가동했다.
SM(연산18만t)공장도 다시 돌렸다.
미쓰이도아쓰화학도 SM공장을 정상화했다.
일본업계의 움직임이 눈에 띠게 활발하다.
경기불황으로 조업률을 낮추는등 전전긍긍해온 지난날과는 판이한
모습이다.
일본은 90년대 들어오면서 큰 타격을 받았다.
세계적인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곤두박질치자 해외시장에서 서서히 손을
떼기 시작했다.
소나기식수출을 내세운 한국의 공세로 결정적 타격을 받았다.
91년부터는 동남아 수출주도권을 한국에 넘겨주는 아픔을 맛봐야 했다.
공장가동에 차질을 빚은 것은 물론이다.
지난해 미쓰비시유화 일본석유화학이 공장가동을 한달반에서 석달까지
중단했었다.
쇼와덴코는 신규공장의 가동시점을 2-3개월 연기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같은 일본의 움직임이 수출시장에서 어떤변화를 몰고올 것이냐
하는 점이다.
일본이 수출을 늘리기는 하겠지만 종전과 같은 입지를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추가생산분은 내수를 충당하는데도 빠듯하리라는 예상이다.
따라서 이 정도로는 수출여력을 회복하기는 어렵다는 결론이다.
세계최대생산국 미국의 사정은 어떤가.
미국은 올들어서면서부터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증대로 수출에 엄두를
내지 못해 왔다.
엎친데겹친꼴로 엑슨사 셸사 퀀텀사등에서 잇따라 사고가 발생, 공급쪽에
커다란 구멍이 뚫렸다.
미국내 다섯손가락안에 들어가는 이들공장의 잇딴 조업차질은 세계적인
공급부족현상을 몰고왔다.
특히 최대규모인 엑슨사의 루이지애나 베튼루지플랜트의 폭발로 인한 장기
조업차질은 미국내 수급상황을 장기간 악화시킬 조짐이다.
미국은 지난해 이미 에틸렌을 5천t 수입했었다.
그러나 수출은 1천t에 그쳤다.
범용합성수지의 경우에도 1백33만5천t이 수입됐다.
따라서 사정이 악화된 올해에는 수입규모를 훨씬 늘려야할 입장이다.
이같은 상황을 감안할때 미국이 수출을 통해 해외시장에 미칠 영향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오히려 생산차질분을 확보하기 위한 대량구매로 공급부족현상을 부채질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럽쪽도 사정이 어렵기는 마찬가지이다.
서남아시아 시장에서의 수급상황으로이를 간접확인할수 있다.
종전 30%선에 이르렀던 서남아시장에서의 유럽산 합성수지점유율은
최근들어 거의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만큼 수출여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증거이다.
미국과 일본, 유럽등은 수출여력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자국수요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조차 힘겨운 형편이다.
국제가가 하늘 높은줄 모르고 계속 치솟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세계석유화학산업은 지난4년여동안 지속된 불황에서 탈피, 또다시 황금기를
맞을수 있는 호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