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강세가 지속됨에 따라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기관들의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증권가도 엔고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효과를 본격
거론하는 분위기다.

엔고는 대체적으로 우리경제에 긍정효과를 낳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산업계 전반이 가격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호기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기업들의 올해 수익을 늘려 잡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 4월 3백50개 12월결산 상장법인의 올해 매출증가율을 14.1%로
전망했던 대우경제연구소는 최근 15.2%의 수정치를 제시했다.

엔고로 국내 기업들의 수출호조가 기대된 탓이다. 외형성장으로 경상이익
증가율도 지난 4월의 25.5%에서 33.4%로 높게 잡혀졌다. 달러화에 대해
엔화가치가 10% 평가절상됐을 때를 분석한 한국은행의 자료도 긍정적인
면을 보여주고 있다.

평가절상후 1년간 수출액은 18억8천만달러가 늘어나지만 수입 증가는
12억6천만달러에 그쳐 6억2천만달러의 무역수지개선효과를 본다는
것이다.

신엔고로 수출이 늘어 국제수지가 개선되면 증시의 유동성도 그만큼
확충돼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특히 투자심리가 실적을 중시하는 쪽으로 기우는듯한 최근의 증시경향을
고려한다면 개별기업의 수익성호전으로 바뀐 해당업체의 기본구조는 어떤
방향으로든 주가를 움직임이게 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는 일본과 직접경쟁을 벌이는 반도체 조선 자동차 철강산업등이
엔고의 최대 수혜업종으로 보임에 따라 관련기업들의 주가가 오름세를 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엔고는 양날의 칼과 같은 양면성이 존재한다.

엔고로 일본에서 수입하는 물품의 수입단가가 상승하면 수입물량이
줄어야 하는데 우리의 경우 가격탄력성이 낮다는 약점이 있다.

원자재나 부품,생산재를 일본에서 들여올수 밖에 없는 대일수입의존도가
높은 업체는 엔고가 곧 생산원가 상승으로 연결돼 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

과거와는 달리 엔고 수혜권이 한국등 몇몇에 국한되지 않고 동남아 국가
중국 베트남 중남미국가로 확산돼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

이같은 점에 비춰 엔고에 대한 증시반응을 유추할 수 있다.

우선 엔고에따라 산업별 득과 실이 어느정도 선을 그을 수 있다는 점은
산업별 주가차별화를 예상케 한다. 같은 산업이라도 주력품목에 따라
엔고수혜정도는 역시 차이가 난다.

가령 자동차산업의 경우 엔화가치가 10%오르면 일본자동차 값은 7.3%
인상돼 국내 자동차업계의 수출증대효과는 4.3%가 된다. 하지만 부품에
대한 수입의존도가 10%이고 이중 엔진 차체등은 의존도가 70%에 달해
부품업체의 채산성은 악화되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도 반도체 컬러모니터 VTR등은 수출호조가 예상되나 캠코더
팩시밀리등은 수입부품의 단가가 올라 가격경쟁력은 오히려 취약해진다.

다만 엔고가 지속될 경우 기업들의 활발한 수입대체 노력도 있을것이므로
수입물품의 단기교체 가능여부는 감안돼야 한다.

엔화절상으로 생기는 환차손도 기업실적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엔화부채가 많은 기업들은 당연히 불리하다.

대우경제연구소가 원화에 대해 엔화가 10%절상됐을때 국내 엔화부채
보유업체의 환손실을 예상한 결과 몇몇 기업들의 환차손 규모는 지난해
경상이익을 초과하기도 했다.

이와함께 수입물품을 엔화베이스로 결제하는 기업들도 손해보기는
마찬가지며 반대로 대일수출물량을 엔화로 결제받는 업체는 반사이익이
가능하다.

과거 엔화강세때 업종별 주가지수 추이를 측정한 결과 경기민감주인
조립금속 철강 운수장비 전기전자등의 상승탄력이 컸다는 점도 고려
돼야할 변수.

전문가들은 엔고에 따른 주식시장에의 파급효과가 이처럼 다양한 요인
들에 의해 결정되므로 개별기업별로 접근해야 타당성있는 주가향방
예측이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산업별로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종합분석해 해당기업
을 검색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한편 증권업계는 이번 엔고가 우량제조주가 주도주로 부상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엔고수혜종목의 대부분이 업종대표 우량제조주란 점, 경기확장국면 진입
으로 증시의 대세상승기가 예상되는 점,최근 주식시장의 중소형 개별종목
강세로 이들이 소외된 점,곧 시행될 외국인 투자한도 확대등에 비춰 볼때
엔고는 우량주 재상승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박기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