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에서 서울역을 출발, 부산으로 가던 새마을호 43호 열차(기관사
전길달.45)가 영등포역에서 승객을 태우고 출발하려는 순간 뒤따라
오던 수색발 안산행 철도청 소속 7539호 기관차(기관사 김창진.30)가
들이받아 새마을호 열차 맨 뒤쪽 객차 1량이 파손되고 새마을호 열차에
타고 있던 홍순기씨(54.의상디자이너)등 승객 10여명이 경상을 입고
인근 병원등으로 후송됐다.
사고 열차의 맨 뒤칸에 타고 있다 부상을 입은 홍씨는 "열차가 영등포
역에 2분여간 정차해 있는데 갑자기 뒤쪽에서 ''꽝''하는 소리와 함께
열차의 유리창이 깨지고 열차내 불이 꺼진 뒤 열차가 30여m 정도 밀려
나갔다"고 말했다. 이날 사고로 새마을호 열차의 출발이 40여분간 지체된
데 이어 뒤따라 온 열차 4대도 출발이 차례로 지연돼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사고 발생 직후 승무원들은 부상당한 승객들은 돌보지 않고 파손된
열차만 조사하고 사고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열차 사정상 30여분간
지연될 예정"이라는 내용의 무성의한 안내방송을 되풀이,승객들이 승무원
의 멱살을 잡고 항의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철도청은 이날 밤 11시50분께 파손된 객차 1량을 떼어낸뒤 사고열차에
타고있던 승객들을 싣고 부산으로 떠났으며, 파손된 객차에 타고 있던
승객 30여명은 뒤이어 온 무궁화호 열차편으로 23일 새벽 0시5분께 부산
으로 출발했다.
사고원인을 조사중인 철도청과 경찰은 사고 기관차의 기관사 김
씨가 주의태만으로 신호를 제대로 보지 못해 정차해 있던 새마을
호 열차를 들이박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