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방범비상령이 내려진 가운데 한밤 주택가 골목길에서 2인조 강
도가 귀가하던 중소기업체 부사장을 때려 숨지게 한 뒤 금품을 털어 달아
나는 등 강력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경찰이 민생치안에 큰 허점을 드러내
고 있다.
2일 0시30분께 서울 강남구 역삼동 607-15 차병원 앞길에서 이두석(25.
서울 중랑구 상봉동)씨 등 2명이 귀가하던 대산화학 부사장 이병태(36)
씨를 야구방망이로 마구 때려 숨지게 한 뒤 수표와 현금 등 1천5백여만원
어치의 금품을 털어 달아났다. 사건이 일어난 곳은 지난달 25일 발생한
봉명산업 구본국 대표이사 집 살해사건 현장에서 1km 정도 떨어진 곳이다.
범인 이씨는 이어 근처에 세워뒀던 자신의 서울4 로5689 엘란트라 승용
차를 타고 서초구 방배동 속칭 카페골목으로 가 금은방에서 애인에게 선
물할 팔찌를 사가지고 나오다 경찰의 불심검문에 붙잡혔다.
경찰은 이씨를 추궁한 끝에 공범 피정원(27.서울 동대문구 휘경동)씨
도 이날 오전 검거했다.
범인 이씨는 경찰에서 "지난달 14일 피씨의 쏘나타 승용차를 몰고 가
다 고속도로 터널벽에 부닥치는 바람에 차량수리비 4백여만원이 필요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숨진 이씨가 핸드폰으로 통화하는 것을 보고 돈이
많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이씨의
승용차에서 범행에 사용한 야구방망이와 함께 대마초 2백g이 발견됨에 따
라 이들이 대마초를 피우고 환각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는지에 대해서도
조사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