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도중 숨진 성균관대생 김귀정양(25) 사건에 항의하는
집회와 가두시위가 지난 28일부터 명동성당및 백병원, 퇴계로 일대에서
매일 밤늦게까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31일의 가두시위와 추모집회도
경찰.시위대 양측의 자제로 충돌없이 끝났다.
학생들은 당초 김양의 시신이 안치된 백병원앞에서 열려던 추모집회를
병원환자들의 불편을 고려해 이날은 명동성당앞으로 장소를 옮겨 열었다.
성균관대, 서울대등 서총련소속 학생 1천여명은 이날 하오7시반께 서울
중구 퇴계로3가 로터리 8차선 도로 2백여m를 완전 점거한 채 1시간동안
김양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인 뒤 스카라극장앞을 거쳐 명동성당까지
차도를 따라 가두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이어 성당앞에서 약식 추모제를 1시간동안 갖고 자진해산했다.
경찰은 이들의 차도 점거로 퇴계로 일대 교통이 거의 마비됐으나 해산
종용도 하지 않은 채 시위를 지켜보다 명동성당까지 행진대열을 안내했다.
이날 학생들의 가두시위로 교통체증이 빚어지자 짜증스러운 반응을
보이는 귀가길 시민들이 많이 눈에 띄었고 일부 승용차와 소형화물차들은
인도로 올라가 통행하기도 했으며 스카라극장 앞 안경점, 시계점,
식품점등 점포주들은 "이번 달엔 잦은 시위로 임대료도 못내게 됐다"며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한편 시위학생들은 이날 하오 백병원 환자와 보호자 20여명이 김양
사건 대책위원회측에 집회소음으로 인한 환자들의 수면방해등 불편을
호소하면서 심야집회를 자제해줄 것을 요청함에 따라 명동성당앞으로
장소를 옮겨 추모제를 지냈으며 병원앞을 지날 때는 구호와 노래를
멈추고 조용히 행진했다.
이에 앞서 대책위의 장기표집행위원장은 이날 하오1시반께 환자와
보호자들로부터 항의를 받은 뒤 "환자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