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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태강
    고태강 외부필진-W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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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매체 기자 출신으로, 현재는 금융권에서 디지털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다. 주말이면 바위와 산을 오르는 열정적인 클라이머다. 코오롱등산학교 76기를 졸업하고, 불수사도북 종주와 하프마라톤을 완주하며 단단한 삶의 태도를 구축해가고 있다.

  • "홀드가 없는데요!"…미끄러지는 발끝을 붙잡은 '자기 믿음' [고태강의 빌드업 클라임]

    “자연 암벽을 떨지 않고 등반하고 싶습니다.”2023년 4월, 코오롱등산학교에 들어가서 처음으로 야외 교육을 받던 날, 내가 6명의 동기 앞에서 밝혔던 포부였다. 자연 바위를 탔을 때, 뼈저리게 좌절을 맛봤던 경험을 극복하고 싶은 마음에서 세운 목표였다.그 좌절의 시작점은 ‘삼성산 숨은암장’이었다. 실내 암장과 리드클라이밍에 재미를 붙여가며 ‘나도 제법 이제 암벽을 타는구나’라며 근거없는 자신감이 차오르던 시기였다. 2022년 7월, KBS스포츠월드 88클라이밍 암장 선생님의 안내로 삼성산 숨은 암장을 처음 찾았다. 이름 그대로 산속에 꽁꽁 숨어 있는 암장이었다. 등산할 때처럼 안내해 주는 이정표가 따로 없기 때문에 자칫하면 삼성산 정상으로 가기 십상이다. 자연 바위를 다니며 느끼는 건데, 클라이머들에게는 등반 루트를 파악하는 ‘루트 파인딩(Route Finding)’뿐 아니라, 자연 암벽장을 찾아다니는 능력도 뛰어나야 한다. 똑같이 생긴 나무들로 둘러싸인 산에서 매의 눈으로 들머리를 찾아내는 선배님들을 볼 때면, 어디서 내비게이션이라도 쓰시는 건지 여전히 신기할 따름이다.초보자라면 이미 다녀온 선배님들의 발자취를 참고하는 게 좋다. 요즘은 블로그나 온라인에 숨은 암장 가는 길이 자세하게 설명돼 있다. 길을 가다 보면 바위에 희미하게 칠해진 빨간색 화살표를 찾아가면 된다. 카카오맵에도 ‘숨은 암장’ 가는 길이 나와 있으니 참고하면 좋다. 홀드가 보이지 않는 바위...미끄러지는 발을 견디는 ‘슬랩’의 세계여름날 찾은 암장은 생각보다 서늘했고, 비가 온 직후였는지 군데군데 젖어 있었다. ‘오늘 자연 바위를 경험하는 건 틀

    2026.05.14 09:54
  • "다리가 오토바이 타듯 덜덜"…15m 벽에서 마주한 추락 공포 [고태강의 빌드업 클라임]

    흔히 클라이밍은 혼자 하는 운동으로 알려져 있지만, 혼자서는 절대 못하는 종목이 있다. 15m의 수직 벽을 타는 리드클라이밍(Lead Climbing)이다. 등반자는 중력을 거슬러 위로 오르고, 빌레이어(Belayer·확보자)는 땅에서 로프를 내어주거나 하강시킨다. 빌레이어는 등반자의 안전을 책임지고, 등반자는 빌레이어를 믿고 벽을 오른다. 누군가와 줄로 연결돼 함께 한다는 것, 그 자체가 리드클라이밍의 매력이다.두 달간의 클라이밍 기초반 과정을 마치고, 지구력 클라이밍에 익숙해질 넉 달째에 리드클라이밍을 접하게 됐다. 마침 2020년 일본 도쿄올림픽에 처음으로 클라이밍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던 때였다. 줄을 달고 거침없이 수직 벽을 오르는 선수들의 모습은 압도적이었다. 옆이나 위로만 살짝 이동하는 지구력과는 다르게 강렬한 포스가 느껴졌다. 내 목숨을 지켜줄 ‘8자 매듭’과 빌레이어의 무게리드클라이밍은 장비부터 실전이었다. 하네스, 퀵드로우, 확보기, 장갑, 줄(로프)가 있어야 했다. 안전벨트인 하네스를 처음 착용하니 참 어색했다. 본인의 허리에 맞게 하네스를 조여야 하는데, 뱃살이 많아서 그런지 조금씩 풀리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이를 알아챘는지 선생님의 당부가 이어졌다. “허리 쪽에 하네스를 느슨하게 착용하면 몸에서 하네스가 빠져서 위험하니 단단히 매야 합니다.” 하네스에 있는 줄을 손으로 꽉 더 잡아당겼다. 조금이나마 안심이 됐다.첫 수업은 8자 매듭을 배우는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우선 팔을 뻗어 적당량의 줄을 잡고, 고리를 만들어서 8자를 만든다. 8자를 하네스 앞쪽에 끼운 다음, 다른 쪽 줄로 아래쪽에서부터 따라가면 된다. 두 줄로 8자가 만

    2026.04.09 11:26
  • “땀 흘리는 게 제일 싫었는데”…'눕방' 마니아, 암벽에 매달리다 [고태강의 빌드업 클라임]

    20대까지만 하더라도 나는 ‘땀 흘리는 걸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나의 생활신조는 소파와 한 몸이 되는 ‘눕방’이었다. 평일 퇴근 후나 주말에 감자칩 한 봉지를 뜯어 TV를 보는 게 인생의 낙이었다. 하지만 앞자리가 3으로 바뀌면서 체력이 바닥나는 느낌이 들었다. 이전처럼 똑같이 일해도 더 지쳤고, 피곤이 더해지면서 짜증만 늘어갔다.‘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필라테스를 시작했다. 일주일에 두 번 수업을 받았다. 1시간씩 운동하며 땀을 흘리는 건 생각보다 좋았다. 필라테스를 하고 나면 단단해져 있는 몸도 꽤 마음에 들었다.   클라이밍으로 이끈 넷플릭스 ‘던 월’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 넷플릭스에서 다큐멘터리 ‘던 월(The Dawn Wall)’을 보게 됐다. 토미 콜드웰, 케빈 조거슨, 두 남자가 미국 요세미티 국립공원에 있는 ‘엘 캐피탄’에서도 가장 가파른 구간인 ‘던 월’을 등반하는 내용이다.  특히 토미는 검지 손가락 한 마디를 잃었지만, 계속 등반하는 모습에 존경심까지 들었다. 가벼운 몸으로 휙휙 날아다니면서 바위를 잡고 이동하는 모습은 정말이지 경이로울 정도였다.그길로 클라이밍을 배우기 위해 암장을 찾았다. 집에서 20분 거리에 있는 KBS스포츠월드에 클라이밍 암장이 있었다. 2021년 1월부터 1주일에 2번 클라이밍을 배우기 시작했다. 자연에 있는 바위 대신 실내에는 화려한 색깔의 ‘홀드(인공돌)’가 있었다. 고무 재질의 꽉 끼는 클라이밍화는 어색하고, 신고 있을수록 발을 좀 쪼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 홀드를 잡고, 그리고 밟아야 하는데 처음에는 이 홀

    2026.02.25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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