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제2의 인생 설계를 위한 재미있는 은퇴 전문가
국내 대기업과 다국적 기업 전무로 30년간 찐 직장 생활 후 작가, 강연가, 기자로서 세상과
소통하며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자발적 N잡러로서 평생 현역을 꿈꾸며 살고 있다.
“와! 저기 사자가 뭘 먹고 있어요.”일제히 모두가 그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수사자가 날카로운 이로 누(Wildebeest)의 머리를 물고 질질 끌면서 어슬렁거리며 다가온다. 갈비뼈가 다 드러난 것을 보니 푸짐한 식사를 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난 듯하다.옆의 암사자는 가만히 앉아서 주변을 살피고, 다른 수사자는 한가로이 낮잠을 쿨쿨 자고 있었다. 초원의 청소부, 청구서 없는 약탈자라는 별명을 가진 하이에나 무리가 어김없이 저 멀리서부터 조심스럽게 접근해 왔다. 이 드넓은 초원에서 어떻게 그 피비린내를 맡았을까. TV 프로그램 <동물의 왕국>에서나 보았던 광경을 바로 눈앞에서 보다니 믿기지 않는다. 맹수에게 가까이 다가가면서 느껴야 할 두려움보다 경이로운 장면을 사각의 프레임 안에 포착하려는 욕심에 흥분, 또 흥분의 연속이다. 아! 그토록 오고 싶었던 탄자니아 세렝게티, 첫 극적인 순간이다. 누와 얼룩말의 위대한 공존세렝게티는 누구나 꿈꾸는 여행지 0순위 중 하나다. 약한 자가 강한 자에게 먹히는 장면이 자주 일어날 것 같지만 막상 직접 보면 평화로운 모습이다. 광활한 평원에서 동물들은 자유롭게 풀을 뜯고 장난을 치고 먹이와 물을 찾아 이동한다. 그 중 유난히도 눈에 띄는 두 동물이 있다. 우기와 건기의 교차를 따라 물과 풀을 찾아 대이동(Great Migration)하는 ‘누’와 ‘얼룩말’이다. 외모만 보면 과격해 보이는 누와 온순해 보이는 얼룩말은 왠지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 같다. 아프리카 초원에서는 한정된 먹이를 두고 서로 싸우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들은 다투지 않고 사이좋게 나눠 먹는다. 얼룩말은 키 큰 풀의
평범한 일상에서 가장 어색함을 느낄 때는 언제일까? 나에게는 엘리베이터 안이다. ‘내가 먼저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해볼까’라며 시도해 본 적이 있다. 막상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는 순간, 쭈뼛쭈뼛해지면서 미소조차 건네지 못했다.하지만 어느 날 용기를 내어 억지 미소를 지으며 “아!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했다. 이웃은 시선이 갈 곳을 잃은 채 애꿎은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다 황급히 내리는 것이 아닌가. 불과 몇 초간이었지만 그 거북한 침묵이 어찌나 길던지. 미소조차 교환하기 어려운 이 좁은 공간, 이웃은 여전히 낯선 타인이다. 민망한 순간을 몇 차례 겪은 후, 엘리베이터를 탈 때마다 잠시 어색함을 견디고 내리곤 했다. 팁을 위한 자본주의적 미소누군가를 만나면 표정이 먼저 보인다. 처음 만나는 사람의 경우는 더 의식하게 된다. 무표정한 것보다 미소를 머금은 사람이 호감을 주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특히 밝게 웃는 미소를 가진 사람을 만나면 무뚝뚝한 사람조차도 왠지 마음이 열려서 상대방에게 미소로 화답하는 경우도 많다.미국 심리학자 폴 에크먼(Paul Ekman)과 월리스 프리즌(Wallace Friesen)은 미소를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한다. ‘뒤셴(Duchenne) 미소’는 ‘진짜(진심의) 미소’를 뜻하며, 입꼬리와 광대가 올라가고 눈가에 주름이 잡히는 특징이 있다. 반면에 ‘팬암(Pan Am) 미소’는 ‘가짜 미소’를 뜻하며, 아메리카 항공 승무원들이 보여주던 인위적 미소로 입만 웃고 눈가 주름이 거의 없는 예의상 짓는 미소다.미국 땅을 한 번도 밟아본 적이 없는 내가 출장으로 미국을 간 적이 있다. 일을 마치고 식사하러 갔는데 한 종업원이 친한 친구를
인생은 때로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반전을 선사한다. 영화 <식스 센스>의 결말이 우리에게 짜릿한 전율을 주듯, 여행지에서의 예기치 못한 사건은 삶의 궤적을 송두리째 바꿔놓기도 한다.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겪은 일은 나에게 그런 ‘충격적인 반전’이자, 생을 바라보는 시선의 확장이었다. 오래 머물고 싶은 천국 같은 케이프타운케이프타운에 도착하자마자 든 생각은 ‘왜 이곳에 이제야 왔나’였다. 아프리카의 도시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산은 원래 삼각형 모양으로 뾰족하기 마련인데, 독특한 길쭉한 테이블 모양의 산인 '테이블 마운틴'의 비현실적 모습에 압도됐다. 구름이 낀 흐린 날이면 아예 자취를 감췄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웅장한 자태를 뽐내며 시시각각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케이블카를 타고 정상에 오르면 약 3km에 달하는 평평한 고원을 마주한다. 360도 파노라마 뷰를 만끽하면서 구석구석을 트레킹했다. 그곳에서 남아공의 국화인 킹 프로테아(King Protea), 척박한 땅에서 재생 능력이 큰 관목인 핀보스(Fynbos) 등 다양한 식물들도 만났다. 잠시 휴식을 취할 겸 뷰 맛집에서 마시는 차 한잔은 여유로운 호사였다.반드시 체험해 볼 것도 있는데 시티 사이트싱(City Sightseeing) 버스다. 일반적인 시내 주요 지점을 다니는 관광버스가 아니다. 테이블 마운틴을 끼고 있는 자연 식물원인 커스텐보스(Kirstenbosch) 식물원, 캠즈 베이(Camps Bay)와 시포인트(Sea Point)를 지나는 진정한 '사이트싱' 버스다. 언덕 가파른 곳에 지은 바다 전망의 값비싼 저택에서 수영을 즐기며 바다를 바라보는 부유한 집주인의 유유자적한 모습에 감탄사가 끊이지 않았다.
퇴직을 앞둔 중장년의 앞에는 대개 세 갈래 길이 놓인다. 수십 년간 전력 질주해 온 자신에게 온전한 휴식을 선물하는 안식의 길, 생계나 자녀 뒷바라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다시 익숙한 일터로 향하는 재취업의 길, 그리고 그동안 가슴 깊이 묻어두었던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는 탐색의 길이다. 그중 세 번째 길을 선택한 이들에게 여행은 단순한 유람이 아니다. 그것은 수십 년간 몸담았던 조직의 직함을 떼고, 오직 '나'라는 본연의 콘텐츠가 낯선 세상에서 어떻게 읽히는지 시험해 보는 살아있는 임상 현장이다.우리는 평생 '어딘가의 누구'로 불려 왔다. 하지만 명함이 사라진 순간, 우리는 비로소 '나'라는 주어와 마주한다. 이번 여정의 좌표는 전북 익산, 그중에서도 거대한 화강암 요새가 품은 신비로운 땅 '황등'으로 향한다. 이곳은 단단한 돌의 도시이자, 그 돌을 깎아 삶을 지탱해온 사람들의 뜨거운 서사가 흐르는 곳이다. 거대한 설치 미술이 된 지하 요새, 황등석산의 위용익산 황등면에는 여타 산들과는 결이 완전히 다른 풍경이 숨어 있다. 멀리서 보면 그저 평범한 구릉지 같지만, 가까이 다가설수록 발밑으로 펼쳐지는 광경에 숨이 멎는다. 산이 위로 솟아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땅 아래로 수십 미터를 파고 내려간 기이한 구조의 ‘황등석산’이다. 이곳은 일제강점기부터 한국 근현대 건축의 뼈대를 지탱해 온 화강암의 본산이다. 우리가 익히 아는 청와대 영빈관의 기품 있는 돌기둥과 여의도 국회의사당의 육중한 석재들이 모두 이곳 황등의 품에서 태어났다.수직으로 깎여 내려간 백색 절벽을 내려다보면 압도적인 경외감이 밀려
은퇴, 퇴직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중장년은 위축된다. 요즘은 희망퇴직 대상 나이가 40대로 낮아지고 그 수도 점점 늘고 있어 불안감이 더 커지고 있다. 강연을 통해 퇴직을 앞둔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종종 있는데, 이런 질문을 던지곤 한다. “퇴직 후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요?” 이 질문엔 ‘여행’이라는 답변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만큼 여행은 퇴직 후 하고 싶은 1순위다. 나는 퇴직 후 다양한 여행 즉 홀로, 가족 그리고 함께 여행을 즐기고 있다. 각각 장단점이 있지만, 퇴직을 앞둔 사람이나 퇴직한 사람들에게는 혼자 여행해 보라고 적극 권장한다. 현실과 완전히 벗어나 온전한 나를 마주할 절호의 기회이자, 현지인과 자연을 만나면서 향후 자기 인생의 방향을 정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하라 사막 나홀로 여행도 그랬다. 어린왕자를 만나러 사하라 사막으로모로코 여행을 하고 싶었던 주요 이유 중 하나가 사하라 사막이었다.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가 쓴 책 <어린 왕자>의 흔적이라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이었는지 모른다.알고 보니 생텍쥐페리는 범상치 않은 삶을 살았다. 21살에 전투기 조종사가 되어 첫 비행부터 명령에 따르지 않고 자기 멋대로 비행했다. 그 후에도 여러 사고를 저질러서 ‘비행기를 부수는 사람’이라는 조종사로는 불명예스러운 별명까지 얻게 되었다. 실제로 그는 1935년 사하라 사막에 불시착했고 닷새간 사막을 배회하고 물까지 다 떨어져 죽을 뻔한 경험도 있었다.사하라 사막에 도착하자마자 황급히 일몰을 보기 위해 낙타에 올라탔다. 낙타가 일어날 때 사막 모래에 코를 묻을 뻔했다. 몸을 활처럼 제치면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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