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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평규 필진
    조평규 필진 머니이스트외부전문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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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력
    서강대학교 경영학 석사 / 박사
    중국연달그룹(中國燕達集團) 수석부회장
    단국대 석좌교수
    재중한국인회 수석부회장
    현 (주)동원개발 고문,중국연달그룹 특별고문

    *소개글
    중국 현지에서 거주하며 20년간 CEO로 근무했고, 최근 10년간 중국인이 대주주인 중국민영기업에서 최고책임자로 일했습니다. 중국을 알지 못하고는 중국을 넘을수 없습니다. 중국에서의 경험을 공유하고, 중국에 대한 공부를 독자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 시진핑이 강조하는 '신질 생산력' 성공할까 [조평규의 중국 본색]

    중국이 산업이나 기술에서 한국을 부러워하는 것은 반도체 정도입니다. 물론 한국 축구와 손흥민 선수 그리고 방탄소년단(BTS)으로 대표되는 케이팝도 부러움의 대상이지만 심각하게 생각하진 않습니다.중국의 경제 성장 속도는 여전히 미국보다 빠릅니다. 위안화의 절상과 국제화를 기반으로 국내총생산(GDP)이 매년 약 5%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도시화율이 75%에 도달하는 2035년이면 주민의 가처분 소득은 지금보다 2배 늘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이 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지난달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신질 생산력(新質生産力)'이란 개념을 강조했습니다. 신질 생산력이란 새로운 품질의 생산력을 말합니다. 시 주석이 작년 9월 헤이룽장성을 시찰·조사하는 과정에서 처음 언급한 신조어입니다. 신질생산력은 전통 생산력과 구분되는 개념으로 첨단 기술, 고효율 및 고품질의 특성을 가집니다. 지난달 말에 끝난 보아오포럼의 핵심 주제이기도 했습니다.중국이 '신질 생산력'을 들고나온 것은 신기술의 혁신적인 창조자 역할을 하겠다는 선언입니다. 서방의 기술을 들여와 중국의 노동과 자본을 대량 투입해 경제력을 키우는 방식에서 벗어나겠다는 뜻입니다. 신질 생산력은 향후 중국을 설명하는 핵심 단어가 될 것입니다. 벌써 군대에서는 신품질 전투력(新質戰鬪力), 공안에서는 신품질의 공안 전투력(新質公安戰鬪力)이란 구호가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중국은 올해 과학기술 예산을 전년 대비 10% 늘렸습니다. 중국은 4차 산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50% 이상으로 높일 계획입니다. 이를 위한 동력으로 신질 생산력을 내세우고 있습

    2024.04.25 07:30
  • "중국과 헤어질 수 있을까" [조평규의 중국 본색]

    중국 정부는 이달 초 열린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5% 수준으로 설정했습니다. 올해 중국 경제는 수출, 부동산 경기 둔화세가 완만해지고, 서비스업 투자와 소비 확대에 힘입어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올해 중국 정부 업무보고 10대 과제 중 최우선순위는 '신질(新質) 생산력' 발전의 가속화였습니다. 신질 생산력이란 전통적인 첨단 과학기술, 높은 효능과 품질을 가진 선진 생산력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중국은 기술 자립·자강에 초점을 맞춘 클러스터를 조성해 공급망의 최적화 및 산업의 업그레이드를 촉진하는 데 중점을 둘 계획입니다.아울러 중국은 전략산업과 미래 산업에 속하는 인공지능, 우주·항공, 배터리 등 첨단 기술에 집중해 산업·공급망 확보에 주력하고, 성장을 위해 자동차·전자제품·녹색·헬스·문화 오락·관광 등 분야의 신(新)소비를 대폭 확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시진핑 지도부는 "중국이 강성하고 부흥하려면 과학 기술을 대대적으로 발전시켜 세계 주요 과학의 중심이자 혁신의 고지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 기술 발전을 통해 산업 전환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다만 신기술 도입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미국과 서방의 견제에 막혀있기 때문입니다.시진핑 지도부는 전체주의적 성향의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아직 중국을 떠나지 못한 외국 기업들은 더 이상 사회주의적인 시장경제조차도 작동하기 어렵다는 점을 알아채고, 기회가 오면 중국을 떠날 결심을 하는 기업도 있습니다.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중국 정부는 상하

    2024.03.30 19:59
  • 경제 휘청이자…다시 불 붙은 중국인의 '황금 사랑' [조평규의 중국 본색]

    금은 중국을 이해하는 코드의 하나입니다. 중국인 만큼 금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입니다. 올해도 많은 사람이 춘절을 맞아 용(龍) 모형의 '용 골드'를 구입하기 위해 금은방으로 몰려들었습니다. 중국 시중은행 창구에서도 '골드바'를 구매하려는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젊은이를 중심으로 용모형의 액세서리가 불티나게 팔려 품귀 현상마저 생겼습니다. 중국인의 금 사랑은 식을 줄 모릅니다. 지난 춘절은 밸런타인데이와 맞물려 금 열풍이 오래 지속됐습니다. 춘절을 지나면서 금 판매량이 작년보다 60% 증가하자, 신문에서 금 구매는 이성적 판단으로 하고 맹목적 추종 매입을 경계하는 보도가 나왔을 정도입니다.금은 다양한 형태의 상징물을 만드는 데 적합합니다. 이 특성 덕분에 장인들이 보석과 금을 조합해 장식품을 만드는 데 활용해왔습니다. 특히 금은 상류 사회에서 인기를 얻었습니다. 예컨대 고대 왕들은 권위를 드러내기 위해 머리에 금관을 썼습니다. 일각에선 심지어 금을 먹으면 장수할 수 있다고 믿기도 했습니다. 금은 중국의 도교에서 단약을 만들거나 전통 의학에서 질병을 치료하는 데에도 활용됐습니다.특히 중국인의 금 사랑은 뿌리가 깊습니다. 중국 전통문화에서 금은 부, 풍요, 번영, 그리고 행운을 상징합니다. 또 누런빛의 황금은 신성하고 숭고한 물질로 권력과 위신 그리고 행복을 표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아울러 중국인들은 춘제(설), 결혼식·생일·축제 등 기념일에 금을 선물하곤 했습니다. 어려운 부탁을 할 때도 금을 주는 전통이 있습니다. 중국과 같이 전쟁을 자주 치른 나라에선 간편하게 몸에 지닐 수 있고, 자신을 지키

    2024.03.08 07:51
  • 경영인이 인문학 소양 길러야 하는 이유 [조평규의 중국본색]

    애플이 세계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 잡은 배경엔 스티브 잡스의 '인문학적 소양'이 있습니다. 잡스의 철학은 스마트폰의 등장을 앞당겨 빅데이터 산업의 기반을 조성했습니다. 또 인공지능(AI)의 가교 구실을 함으로써 4차산업 패러다임 전환을 불러일으켰습니다.인문학이란 인간의 삶과 사상 및 문화를 대상으로 가치 탐구와 표현 활동을 내용으로 하는 언어·언어학·문학·역사·법률·철학·고고학·예술사·비평·예술 등의 이론과 지식을 학습해 얻은 교양과 이를 실천하는 것이 포함합니다. 인문학은 인간이 인간다움을 갖출 수 있도록 도움이 되는 철학과 교양 그리고 인류 문화에 관한 모든 정신과학을 일컫습니다.인문학의 학문적 영역은 자연현상을 다루는 자연과학과 대립합니다. 다만 과학과 기술은 상상력의 원천인 예술, 문학, 철학 등과 결합해야 더 새로운 발상이 나옵니다. 미래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서도 과학 기술과 인문학을 융합한 사고방식을 갖춰야 합니다.하지만 인문학이 갈 길은 멀어 보입니다. 4차산업혁명의 선두 주자로 AI, 빅데이터, 메타버스, 챗GPT 등 신기술이 우리 사회에 빠르게 보급되면서, 과학이나 기술과 직접 관계가 적은 인문학은 상대적으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과학과 인문학을 접목하는 것이 경영·첨단 제품 개발의 새로운 돌파구라고 하면서도 실제로 실행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아울러 인문학을 전공하는 것만으론 취업하기 어려워 학문 자체를 경시하는 풍조가 생겨날 정도입니다.과학기술은 구체적이고 실험으로 검증할 수 있어 눈에 잘 띕니다. 인문학적 속성은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더 가

    2024.03.03 09:30
  • "비리로 무너진 중국 축구, 중국 부동산도 비슷해" [조평규의 중국 본색]

    아시아축구연맹(AFC)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중국 축구 대표팀은 16강에도 진출하지 못했습니다. 해외에서 A급 감독과 선수를 영입해 2050년 세계를 제패하겠다는 중국의 '축구 굴기(崛起)' 전략은 실패한 것으로 보입니다.중국 축구의 고질병은 비리입니다. 감독에게 뇌물을 제공하고, 출전 선수를 지정하거나 승부조작을 청탁하는 비리가 가장 큰 문제입니다. '충칭의 별'로 알려진 축구 감독 이장수는 한국보다 중국에서 더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2부리그에 머물던 광저우 헝다 구단을 지휘해 1부로 승격시키고, 승격한 해에 1부에서 우승하는 눈부신 성과를 거뒀습니다.하지만 당시 헝다 구단주 쉬자인 회장은 중국 고위층이 이탈리아 월드컵 우승을 이끈 '마르첼로 리피 감독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그를 영입했습니다. 뛰어난 성적을 낸 이장수 감독에게는 거액의 위약금을 물면서 양해를 구했다는 소문이 무성했습니다.이처럼 중국 프로축구 구단주들이 해외로부터 감독이나 선수 영입 경쟁을 한 것은 중국 정부의 '축구 굴기'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였습니다. 그 결과 헝다는 한 손에 꼽는 부동산개발 업체로 부상했고, 구단을 호화롭게 운영했습니다. 축구에 쏟아부은 돈은 결국 기업을 부실로 몰고 가는 데 일조했습니다. "중국 축구, 각종 비리로 몰락…부동산도 비슷해"중국 축구의 몰락과 부동산 침체는 많이 닮았습니다. 중국 부동산 침체의 원인은 공급 과잉입니다. 공급 과잉의 배경엔 국유토지의 불공정 입찰, 관치금융, 불법 인허가, 분양과 준공 비리, 통계 조작 등이 있습니다. 부동산 산업 곳곳이 뇌물이나 청탁으로 얼룩져있

    2024.02.15 09:30
  • 중국 경제 적신호…진짜 원인은 '이것' [조평규의 중국 본색]

    중국 경제는 지난해 5.2% 성장하며 세계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습니다. 최근 들어 중국 경제의 침체나 붕괴를 예측하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중국의 위기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그 근거로 부동산 시장의 침체, 금융 시스템의 취약성, 무역 갈등과 지정학적 위기, 산업의 구조적 문제, 정책의 결정과 조치를 거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 경제 위기의 본질적인 문제는 구조적 문제와 관계가 있습니다.개혁·개방 초기 덩샤오핑은 해안과 인접한 중국 남부를 먼저 개발했습니다. 여기서 사용한 성공 모델을 중국 전역에 적용했고, 긍정적인 결과를 거뒀습니다. 덩샤오핑의 '부유해질 수 있는 사람부터 먼저 부유해지라'는 '선부론(先富論)'과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좋은 고양이다'라는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은 개방 초기 중국 경제정책의 핵심 논리로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다만 '선부론' 정책도 40년을 지나면서 모순이 생겨나 사회 불균형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빈부·도농 격차, 지역 및 세대 갈등 등 다양한 계층과 영역에서 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과 같은 사회주의적 평등 이념이 강조되는 나라에서 '선부론'과 자본주의적 후유증이 나타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시장경제는 자본주의와 결합해야 제대로 작동합니다. 중국 경제발전을 이끈 '사회주의적 시장경제'는 자체적으로 모순과 한계를 지니고 있어 장기적 공존은 불가능합니다. 중진국에 진입하거나 경기 침체기에는 오히려 악영향을 미치는데, 현재의 중국 상황이 그러합니다. 이것이 중국 경제가 처한 치명적 위기의 원인입니다.중국은 4차 산업이 빠르게 발

    2024.02.06 08:00
  • 중국 자동차 산업, 2023년엔 어떨까 [조평규의 중국 본색]

    중국 자동차공업협회(CAAM)는 2022년 중국 자동차 판매량이 2680만대를 기록하며, 올해 예상치(2760만 대)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신에너지 차 판매량은 670만 대(+90%), 2023년 900만 대(+35%)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에 따른 자동차 부품 공급난과 구매자의 감소에 따른 결과입니다.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2017년 2888만 대에서 고점을 찍은 후, 코로나 영향으로 주춤하다가 신에너지 차(전체 차량 판매의 25%)가 호황을 맞으며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했습니다. 2023년 12월 말까지 순수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연료전지 차량은 차량 취득세가 면제됩니다.중국의 자동차생산은 2700만대로, 미국(1300만 대)을 두 배나 앞서가고 있습니다. 세계 전기차 시장은 중국이 60% 이상을 차지합니다. 중국은 올해 자동차 수출 세계 2위에 등극하고, 향후 독일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자동차 수출 대국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중국은 일찍이 엔진 차로는 세계 시장에서 승산이 없다고 판단하고, 전기차 개발과 글로벌 공급에 집중해 오고 있습니다. 중국은 내년 전기차를 900만 대 생산한다는 목표를 정해 놓고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기차 핵심 부품인 모터나 배터리 분야의 기술과 가격 면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가지고 있기에, 신에너지 부문 강국으로 부상할 것입니다. 2035년부터 유럽이 가솔린 차량을 판매금지 하는 것은 중국 자동차 제조사에는 엄청난 기회가 될 전망입니다.중국의 유명 전기차 회사인 BYD와 니오(蔚來), 샤오펑(小鵬), 지리(吉利)자동차 등은 남아시아와 유럽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때문에 진출하기 어려워진 상

    2022.12.29 07:00
  • 급락한 중국 부동산, 내년은 어떻게 될까 [조평규의 중국 본색]

    내년 중국 경제의 동향에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중국 경제의 정상화 없이는 세계 경제의 회복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분야는 부동산입니다. 중국 GDP(국내총생산)에서 부동산 비중이 28% 정도로 매우 높은 편 입니다.중국은 시장경제가 아닌, 국가 주도의 계획경제인데다가 부동산개발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토지가 국가 소유이고 관치금융시스템입니다. 때문에 부동산 시장에 정부는 결정적 영향을 미칩니다.세계는 코로나19로 인한 양적완화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으로 유가와 원자재의 급등 영향 등으로 물가가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는 부동산 시장의 급락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미국과 달리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았고, 부동산에 대한 정책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하락세를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중국 정부는 2015년부터 부동산기업의 부채가 심각함을 감지하고, 기업의 부채를 가계부채로 전환하는 정책을 폈습니다. 한 때 농민공(農民工)이나 대학생에게도 주택을 구입하면 호구를 주는 등 주택 구입을 독려했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닥친 코로나로 인해 건설 현장이 멈추고, 미분양이 쌓이는 바람에 부동산개발기업의 파산이 이어졌습니다. 정부는 국영 자산관리공사가 부실화된 부동산 기업의 자산과 부채를 인수하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문제를 해결하는 부채조정과 구조조정을 동시에 실시하고 있습니다. 결국 중국 부동산 개발기업들은 앞으로도 상당 부분 국영기업에 흡수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중국의 부동산은 서방국가와 같이 자유시장 기능에 맡겨 수요와 공급을 통한 가격의 변동으로 해결

    2022.12.26 07:00
  • 시진핑 3기 열리는 중국 경제 향방은[조평규의 중국 본색]

    중국공산당 제 20차 당대회가 지난달 16일부터 베이징에서 일주일 간 열렸습니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3연임 확정과 함께 향후 5년을 책임질 정치국 정치국원과 상무위원을 선출하고 폐막했습니다.또한 19차 6중 전회에서 제시했던, 시진핑의 두 가지 확립을 당장(黨章·당헌)에 명문화했습니다. 두 가지 확립이란 시진핑은 당 중앙의 핵심으로,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의 지도적 핵심 지위를 확립한 것입니다. 즉 시(習) 주석의 지위를 더 강화하는 것을 의미합니다.덩샤오핑(鄧小平)이 1인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채택했던 분관(分管) 원칙과 집단지도체제는 무너졌습니다. 중국은 시 주석에게 정치적 입장과 방향 그리고 원칙 제정 권한을 일괄 위임함으로써 1인에게 권력이 집중되게 하였습니다.시 주석은 '중국식 현대화'를 통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장기 집권의 명분으로 대만 통일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에 대만해협의 군사적 긴장은 고조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공청단파(共靑團派)와 상하이방(上海幇)은 몰락하고 새로 임명된 상무위원은 시 주석 사람으로 모두 채워졌습니다.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누구도 반론을 제기할 수 없는 만큼, 모든 책임은 시진핑에게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중국이 처한 치명적 위기로 보입니다.20차 당대회 폐막 직후 24일 홍콩H지수(HSCEI)는 7.3%나 폭락했습니다. 시진핑 3기 정부의 경제운용은 시장 친화적이 아니라, 사회주의적인 통제가 강화될 것이란 불안감과 우려가 반영된 것입니다.중국의 경제성장률은 1분기 4.8%에서 2분기 0.4%로, 3분기는 3.9%로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중국 국가통계국의 통계치를 믿는 전문

    2022.11.04 12:08
  • 중국의 반도체 자립 꿈, 실현될 수 있을까[조평규의 중국 본색]

    반도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의 기술동맹으로서 중국을 반도체 공급망에서 배제하는 전략을 펴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반도체 공급망 4개국 협력체인 칩 4, 핵심 광물 안보 파트너십 등 다양한 산업과 분야에 우방국 위주의 다자 간 공급망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에 중국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반도체는 코로나19 팬데믹이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과 정보기술의 급속한 전환이 진행되면서 수요가 급증했습니다. 미국은 자국 기술과 반도체가 중국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이미지 인식, 음성인식, 인공위성, 군사적 목적에도 쓰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강력한 대응을 추진하기 시작했습니다.최근에는 미국 기술을 부분적으로라도 활용한 제품은, 상무부의 사전 허가 없이 중국 기업에 공급할 수 없도록 했습니다. 미국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인 엔비디아(NVIDIA)와 CPU 업체인 AMD에는 군사적으로 사용되거나 전환이 가능한 기술과 제품에 대해 수출 금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중국은 기술 패권주의라고 미국을 비난할 뿐, 속수무책으로 현실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입니다.중국은 2015년 3월 인민대표대회에서 ‘중국제조 2025(Made in China 2025)’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제조업을 경제의 핵심 주체로 삼고, 10년 후 글로벌 제조 강국에 진입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반도체 국산화 자급률을 2020년 40%, 2025년 70%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하였습니다. 이는 미국으로부터 직접적인 견제를 당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미국의 견제하에서도 중국은 반도체 자립을

    2022.10.13 06:30
  • 스태그플레이션 시대…사회 안전망 대책 세워야[조평규의 중국 본색]

    세계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인플레이션(inflation)’ 공포가 번지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은 통화량의 증가로 화폐가치가 하락하고, 물가가 꾸준히 오르는 경제 현상을 말합니다. 우리 경제는 급속한 환율과 물가상승, 무역적자 지속, 부동산시장의 위축과 함게 경기 침체에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지난 2~3년간 급등한 집값과 유가 및 주가 등을 고려할 때, 체감 물가는 기관에서 발표되고 있는 수치보다 훨씬 높습니다. 인플레이션의 위험은 물가가 소득보다 더 빨리 상승해 구매력을 떨어뜨린다는 점입니다.인플레이션이 만연하면, 화폐 가치가 떨어져 소유 자산이 거의 없는 서민들이나, 봉급생활자들은 실질 소득이 감소하는 효과를 가져와 생활 수준이 하락합니다. 인플레이션 발생을 막기 위해, 연속적으로 금리를 인상하고 있는 것도, 금리인상을 통해 돈의 가치를 높여 부동산과 주식의 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한 것입니다.인플레이션 발생의 주요 요인 중 하나는, 신자유주의의 퇴조로 인한 생산비용의 상승입니다. 지난 30년간 신자유주의에 바탕 한 국제분업으로, 중국 등지로부터 값싼 상품의 공급은 물가를 지속해서 안정시켜왔으나, 신자유주의가 빈익빈 부익부를 가중하는 요인으로 지목됨으로써 퇴출당하고 있어, 물가 상승의 원인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최근 발생하고 있는 인플레의 촉발시킨 가장 큰 원인은, 코로나19로 인한 정부의 무분별한 과잉유동성 공급 때문입니다. 미국의 경우 중앙은행(Fed·연준)이 코로나 극복을 위해 금리를 제로 수준까지 내리는 바람에 부동산과 주식이 폭등했습니다. 시중에 풀린 돈이 실물경제로 선(善)순환되지 않고 부동산과 주식 등에 과

    2022.10.09 08:30
  • 韓中 수교 30주년…대중 전략 어떻게 짜야할까[조평규의 중국 본색]

    한국과 중국은 1992년 8월 24일 수교했습니다. 지난 30년 동안 양국은 경제·무역 분야가 급속히 성장하면서, 수출입 무역 규모가 3천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중국은 우리의 최대교역국이 되었습니다. 중국과 외교는 물론 다양한 분야의 교류가 확대되면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발전하며, 서로 상당한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해 왔습니다. 한국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중국 정부는 일방적으로 한국에 경제적인 보복을 가함으로써 양국 관계는 경색되었고, 한국인은 반중(反中), 중국인은 반한(反韓)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이 되었습니다. 최근 미·중 경제 분쟁은 기술 패권전쟁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가치 동맹을 내세워 반도체·기술·장비·재료의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제창한 칩(chip)4 반도체 동맹이나, 세계 최대 규모의 경제협력체인 인도·태평양 프레임워크(IPEF)는 반(反)중국 연합전선에 다름 아닙니다. 미국과 군사동맹 및 기술협력을 하는 우리의 입지는 더욱 좁아져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우리는 산업 구조상 소재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 의존해야 하고,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을 외면하기도 어려워 진퇴양난의 위기에 봉착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80%에 달하는 나라로 성장해 있습니다. 중국경제는 정부의 입김이 절대적으로 미치는 계획경제로 일사불란함을 갖추고 있어 내부 조정에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구조입니다. 중국은 나름 제조업의 경쟁력을 갖춘 데다가, 엄청난 규모의 내수시장이 있어, 미

    2022.08.30 09:47
  • 한국 반도체 산업 미국에 뺏기나 [조평규의중국 본색]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미국을 주축으로 하는 대중국 견제용 반도체 공급망 동맹인 ‘칩4 동맹’(Chip 4, 미국·한국·일본·대만) 참여를 요청하고, 오는 8월 말까지 참여 여부를 알려 달라고 요구하고 떠났습니다.한국의 반도체 산업의 생태계는 기술은 미국, 생산은 한국, 판매는 중국에 의존하는 구조입니다. 때문에 일시에 중국을 공급망에서 배제하는 것은, 무역 자유화를 추구하는 WTO 설립 목적에도 위배되는 일입니다. 한국은 반도체(2021년, 약 1280억 달러)의 60%를 중국과 홍콩에 수출 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득실을 놓고 고민에 빠졌습니다.한국 반도체 대표 기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공장이 중국의 시안(西安)과 우시(無錫) 등에 있습니다. 삼성의 낸드플래시 제품의 40%, 하이닉스 전체 D램의 절반 가까이 현지에서 생산하다보니 미국의 요구를 선 듯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중국 공산당 기관지는 ‘미국이 구상하는 반도체 공급망 ‘칩4 동맹’은 중국을 배제하기 위한 겁니다. 한국은 미국의 위협에 맞서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하며, 동맹 참여는 상업적 자살 행위다’라며 협박하고 나섰습니다.우리가 미국과 가까워질수록, 중국은 한국에 대한 견제와 비(非)협조로 우리를 힘들게 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양국의 페이스에 말려들지 않으려면, 선제적으로 우리의 원칙을 알리고 미·중 양국과 사전 협상을 통해 그들을 이해시키는 것이 지혜로운 방법입니다.지난 문재인 정권은 ‘친중 정권’이라는 비난을 많이 받았습니다. 지난 정부는 굴욕적인 ‘3불 약속’이나 &l

    2022.08.01 07:49
  • "대중국 전략,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조평규의 중국 본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대(對)중국 사업관은 급속한 전환을 요구 받고 있습니다. 상하이시의 전체주의적인 전면적 봉쇄는 중국이라는 나라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중국에 대한 대비책으로 새로운 전략적 접근이 필요해지고 있습니다.한국은 한때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제조업 원가 절감형 투자가 넘쳤습니다. 중국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새로 생겨난 중국기업들을 대상으로 중간재를 팔았습니다. 매년 흑자를 거둬 한국 경제에 큰 보탭이 됐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최근 10여년간 중국 로컬기업들이 부상하면서 중국 내 우리기업들은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습니다. 폐업하거나 제3국으로 이전했습니다. 더군다나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철수 기회를 엿보고 있는 기업들이 많아졌습니다. 중국에 대한 새로운 판을 짜야 하는 국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미국 주도의 대중국 기술 전쟁은 미국이 유리해 보이기는 하지만, 중국의 대응도 만만하지 않아 승부를 예단하기 쉽지 않습니다.유럽은 자국들의 이익을 위해 미국의 전략에 선별적인 공조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이 거대한 시장이라는 무기로, 유럽 국가들을 유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럽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미·중 양쪽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습니다.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의에 참석했습니다. 이와중에 대통령을 수행한 우리 정부의 경제 핵심 간부가 '중국 수출을 통한 호황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며 유럽 시장에서 점유율을 넓혀야 한다는 이른바 '탈(?)중국'을 발표했습니다. 중국에 대

    2022.07.13 07:48
  • '논어의 나라' 중국, 유교사상이 독재 강화 수단? [조평규의 중국 본색]

    '논어'(論語)는 중국인들에게 가장 영향력 있는 책 중 하나입니다. 논어는 유가 문화의 보배와 자산으로, 세세 대대로 중국인의 사상과 행동 준칙을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논어는 모두 20편 492장 약 1만5000자 정도로, 공자와 그의 제자들의 언행을 기록 편찬한 어록체의 문집입니다. 비교적 적은 분량이지만, 담고 있는 내용은 폭이 넓고 깊이가 심오합니다. 춘추시대 제자백가 서적 중에서 동양사상의 정화로 꼽히는 책이기도 합니다.논어는 공자와 유가(儒家)의 정치적 주장을 비롯해 윤리 사상, 도덕관념, 교육원칙 등을 비교적 집중적으로 기술하고 있습니다. 논어는 생동감 있고, 언어가 평이하고 간결하며, 이해하기 쉽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논어 핵심 내용은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으로 평범하고 소박한 것들이지만, 인생과 사회의 심원한 원리를 기술하고 있습니다.서양의 기독교사상이 유럽과 미국 정신문명의 중심에 있다면, 중국인의 정신세계를 지배하는 것은 논어의 사상입니다. 논어는 공자의 삶과 세계관을 비교적 객관적인 시각으로 서술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공자에 대한 평가는 사마천이 지은 '사기열전'의 '공자세가'(孔子世家)가 참고할 만합니다.논어에는 공자 삶이 생동감 있게 기록돼 있고, 현대에 적용해도 손색이 없는 구절이 많습니다. 논어에는 배우자는 학(學)이 64번이나 나옵니다. 논어의 첫머리에 나오는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는 공자의 호학 정신이 나타나 배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논어에는 자기가 싫어하는 일을 남에게 시키지 말라(己所不欲, 勿施於人), 마오(毛)도 묻는 것은 수치가 아니(不

    2022.07.07 07:45
  • 너도나도 中 진출하더니…이젠 철수 '러시' 왜? [조평규의 중국 본색]

    한국 기업의 중국 진출은 1988년부터 시작됐으며,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본격화 됐습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위기를 맞아 감소하다가 2000년 이후부터 다시 증가했습니다. 개혁개방 정책의 성공으로 중국경제는 급성장했고, 베이징 올림픽과 서부대개발 사업 등에 힘입어 한국기업의 중국 투자는 한때 호황을 이뤘습니다.한국의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까지 중국에 공장이 하나쯤은 있을 정도입니다. 중국진출 목적도 저렴한 인건비를 활용한 생산원가 절감, 중국 내수시장 진출, 대기업과 동반 진출 등 다양합니다. 진출 지역도 베이징, 상하이, 텐진, 산둥성 등 전국적으로 퍼져 있습니다.한국은 중국기업이나,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자들에게 주로 장비와 중간재를 공급, 수십 년간 대중(對中) 흑자를 거두어 우리 경제에 크게 기여해 왔습니다. 중국도 우리 기업들을 유치, 중국 경제가 단기간에 도약하는 데 상당한 도움을 받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중국 진출기업 중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은 아직도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으나, 현지에 진출한 우리기업들은 대부분 해외 진출 경험이 적습니다. 중국 지방정부의 투자유치에 편승해 즉흥적인 투자를 결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에 중간 관리자의 확보 및 양성 어려움, 하청과 분업 체제 미비, 인건비 상승과 로컬기업과의 기술 격차 축소, 중국 상거래 관행의 문제, 현지 은행의 대출 어려움, 중국 정부의 태도 변화(투자유치 이전과 이후), 법규와 제도의 빠른 변화 등으로 철수하거나 철수를 준비하는 기업들이 많이 있습니다.게다가 중국에서 살아남은 기업들조차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

    2022.06.24 07:03
  • 코로나·전쟁에 재편된 글로벌 공급망…'안미경중' 막내려 [조평규의 중국 본색]

    미국은 30년간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핵심 기술과 금융을 공급하며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습니다. 한국·일본·독일 등은 핵심 장비와 부품과 재료를, 중국은 제조를 통해 완제품을 공급했습니다. 이같이 형성된 글로벌 공급망은 세계경제 발전에 기여했습니다. 세계화와 신자유주의가 급속도로 진행된 현재, 기업들은 그들의 가치사슬을 전 세계로 확대했습니다.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전쟁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서, 글로벌 공급망도 급속한 재편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해외로 나갔던 자국 기업들의 본국 귀환인 리쇼어링(reshoring), 생산 거점을 이웃 나라로 이전하는 니어쇼어링(nearshoring), 우방국과 공급망을 공유하는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 등의 개념이 제시되고 공감을 얻어가고 있습니다.미국이 금융위기로 주춤하는 사이, 중국은 미국 국내총생산(GDP) 70%를 따라 잡았습니다.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고, '중국제조 2025' 전략으로 첨단산업에서도 미국의 역할을 대체하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미국 입장에선 중국을 견제할 수 밖에 없습니다.미국은 글로벌공급망에서 중국이 구축한 가치사슬을 파괴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고 있습니다. 미국은 국제질서 주도권과 관련해 중국의 도전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을 방문,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 (IPEF)를 출범시킨 것도 맥락을 같이 합니다. 반면 중국은 IPEF에 대해 '아태지역을 미국 패권주의 앞잡이로 만드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조지워

    2022.06.17 09:30
  • "방역에서 경기부양으로"…노선 바꾼 중국 [조평규의 중국 본색]

    중국 상하이시가 이달 들어 봉쇄를 풀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이 펼친 '제로 코로나' 정책은 경제·사회에 미친 영향이 적잖이 컸습니다. 방역을 뒤로 하고 중국은 경제에 다시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정부 정책 방향이 방역 강화에서 경기 부양으로 빠르게 선회하고 있습니다.지난 1일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국무원 상무 회의를 주재하고, 심각해지고 있는 경제 상황을 점검했습니다. 시장 주체와 인민대중에게 정부 정책을 알리고, 민생을 현지에서 챙기라고 지시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방역제로 정책'으로 인한 성장률 하락과 고용 충격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단 뜻입니다.국무원은 상무 회의에서 '6방면 33종 경제안정조치'를 조속하게 시행하라고 다그쳤습니다. 경기 부양을 위해 인프라 건설프로젝트에 8000억위안(약 150조원)을 투입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안정적 성장을 위해서입니다.중국 인민은행과 재정부는 성장을 위해 강도 높은 통화정책도 예고했습니다. 미국은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는데 중국은 기업 자금조달 비용을 낮추기 위해 되려 금리를 내리는 결단을 한 것입니다.중국은 최근 급속한 좌경화를 보였습니다. 이에 당과 정부 역할이 커지고 있습니다. 미·중 갈등으로 인한 탈(?)세계화를 완성하고 에너지, 기술, 식량, 군사 부문의 공급망에서 중국이 가진 치명적인 결함을 제거하기 위해 다양한 대비책을 세우고 있습니다. 중앙정부 플랫폼 사업에 대한 규제의 완화와 철도와 교통, 에너지, 수리 건설 등 인프라 관련 대출 확대, 부동산 매입에 대한 모기지 금리 인하 및 지원 확대는 신속히 집행되고 있습니다.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

    2022.06.07 06:27
  • "새 정부, 중국을 알아야 한다" [조평규의 중국 본색]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이 한국을 다녀갔습니다. 그는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방문하고, 현대차 오너도 만나 미국 투자를 요청했습니다. 중국 부상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의 전략적 경제 협의체인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우리도 참여를 공식화했습니다.중국은 IPEF에 대해 '아태지역을 미국 패권주의 앞잡이로 만드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THAAD(사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배치한 데 따라 중국은 여전히 오만한 보복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미국에 가까워지면 질수록, 중국은 공식·비공식적으로 뒤끝 있는 보복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우리가 IPEF에 참여하는 것은 주권국가로서 자유로운 선택입니다. 중국이 반발한다고 해서 크게 의식하거나 두려워하지 말고 철저하게 대응 전략을 준비해야 합니다. 우리 산업 구조상 중국산 원부자재 공급이 원활하지 못할 경우, 치명적인 피해가 예상되는 품목이 상당합니다. 물론 우리가 반도체나 중국으로 수출하는 중간재 등을 무기로 날카롭게 대응할 경우 중국도 상당한 상처를 입게 됩니다.우리는 한중간 산업과 품목 간 동조화(커플링) 정도를 정교하게 분석해 다양한 출구 전략과 대응책을 시급하게 마련해야 합니다. 작년 요소수 사태 같은 상황이 재발할 경우, 중국은 다양한 방법으로 협력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중국은 1978년 시작된 개혁개방 정책 성공으로, 글로벌 밸류체인(GVC)에서 핵심 국가로 부상했습니다. 미국 패권에 도전하는 위치까지 올라왔습니다. 중국은 넓은 국토 면적과 15억명에 달하는 인구, 군사력을 바탕으로 북한을 조종하고, 우리 안보와 경제적 운명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

    2022.06.02 08:47
  • "한-중 기업인 '패스트트랙' 신속히 재개해야" [조평규의 중국 본색]

    한중 기업인 '입국절차간소화 제도'(패스트트랙)는 2020년 5월부터 시행됐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침체에 빠진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양국 정부가 내놓은 '상호 윈윈' 방안입니다. 중국과 한국을 방문하는 양국 기업인들이 출국 전후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받으면, 양국 내 '14일간 의무 격리'를 면제하는 등 출입국 절차를 간소화한 제도입니다.양국 정부는 세계 최초로 시행됐던 이 제도와 관련해 성공적인 국제협력 모델이라고 입을 모아 칭송했습니다. 향후 기업인 패스트트랙 제도를 확대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코로나19 장기화와 함께 중국의 일방적인 협력 파기로 사라졌습니다.세계는 중국보다 더 많은 확진자와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가 간의 이동에 따르는 장벽을 허물고 있습니다. 최근 상하이의 전면적인 봉쇄에서 보듯이, 중국이 얼마나 강압과 통제에 능한 나라인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유독 중국만 '제로 코로나'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미래에 대한 어두운 전망과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세계는 중국의 봉쇄 조처에 대해 과학적이지도 않고, 합리적이지도 않은 정책이라고 비난합니다. 중국 정부의 통제는 단기간 시간을 벌 수 있겠지만, 세계적 추세와 달리 중국의 정상 회복은 늦어지게 될 것이 뻔해 보입니다. 중국 내 정치 일정상 '위드 코로나' 정책을 도입하지 못하더라도, 기업인들의 정상적이고 통제할 수 있는 범위 내의 이동조차 엄격히 제한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글로벌 공급망인 중국의 봉쇄가 길어질수록

    2022.05.17 07:44
  •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 고수하는 이유 [조평규의 중국 본색]

    중국은 상하이 봉쇄에 이어 수도 베이징과 광둥성의 일부 대도시 등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중국 대도시의 봉쇄는 언제쯤 끝날 것인지, 나아가 봉쇄로 인한 중국의 경제 성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시진핑 총서기겸 국가주석이 주재한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는 지난 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대응 상황을 분석했습니다. 이들은 '무한보위전' 이래 가장 엄중한 방어와 통제의 시련을 이겨냈으며, 단계적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습니다.정부 당국은 '우리의 방역 정책은 역사적 검증을 거쳤으며, 우리의 방역 조치는 과학적으로 유효하다는 것을 실천적으로 증명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서방 국가들과 같은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정책은 따르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중국의 고강도 방역으로 국민의 피로감과 반발감이 누적되고 있으며, 경제 성장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이 '코로나 제로' 정책을 택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서방의 시각으로 중국을 볼 것이 아니라, 15억 인구를 가진 중국 정부의 고민을 생각해야 합니다.중국은 고령의 노인들이 많으며, 의료자원의 불균형이 심각한 나라입니다. 중국 대도시 의료기관의 수준은 그런대로 괜찮지만, 지방이나 농촌의 의료 환경과 수준은 도시에 비해 열악합니다. 중국이 위드 코로나, 즉 개방 전략으로 대응하다가는 한꺼번에 엄청난 중증의 감염자가 발생할 것입니다. 화장장조차 모자라 사회적인 비난과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게다가 중국의 정치 일정도 위드 코로나 정책을

    2022.05.13 06:23
  • 중국, '중진국의 함정' 뛰어넘을 수 있을까 [조평규의 중국 본색]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개혁개방 40여년 만에 미국 다음의 위치까지 올라섰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2035년이면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중국의 발전은 성공적이고 눈부십니다. 중국이 과연 미래에도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지 궁금합니다.중국은 개혁개방 이래 저임금 제조업을 바탕으로 성장을 거듭해 왔습니다. 중국은 성장이 둔화되면서 중진국 함정에 빠지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공동부유'(분배 중심 경제정책)를 내걸고 빈부격차를 해소하고 평균소득을 끌어 올리려고 다양한 정책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결국 기업활동에 과도하게 개입하고 있어, 투자위험까지 높이고 있습니다.중국이 전체주의의 정치·경제 체제로 넓은 국토와 많은 인구를 강력한 통제 시스템으로 강압 관리하는 방식은 지속되기 어려운 일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 방식 만으로도 중국의 통제시스템을 알수 있습니다. 상하이(上海)의 전면 봉쇄 같은 조치로,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매우 위험해 보입니다.중국은 미국이 구축해 놓은 기존의 국제질서를 파괴하며, 미국의 패권을 위협하는 나라로 강력한 견제를 받고 있습니다. 또한 인권을 유린하는 독재·전체주의 국가이며, 불공정 행위와 미국의 기술을 탈취하는 국가로 인식되고 있습니다.중국인이 해외여행에서 세계적인 명품을 산다고 해서, 중국인이 모두 부자라고 생각하는 것은 곤란합니다. 중국은 이제 막 1인당 평균 국민소득이 1만 달러에 도달한 나라입니다. 수많은 국가가 1만 달러 근처에 갔다가 그 자리에 머물거나, 하향곡선을 그리며 추락했습니다. 결국 중진국의 함정에

    2022.05.03 07:10
  • "중국의 공동부유 정책, 한국 기업엔 기회" [조평규의 중국 본색]

    중국 정부가 대대적으로 추진하던 '공동부유'(共同富裕)가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요 도시인 상하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면 봉쇄된데다 우크라이나 전쟁, 유가 및 원부자재의 급등, 인플레이션 압박 등 때문입니다.공동부유론은 개혁·개방 이후 급속히 확대된 빈부 격차를 줄이겠다는 정책입니다. 올 하반기 당 20차 대회에서 시(習)진핑 주석의 3 연임을 확정하고, 차기 수뇌부 권력 교체가 결정됩니다. 중국 정부는 경제성장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가 필요합니다.중국 공산당이 1949년 집권한 이후 중국 정치는 이념을 중시하는 홍(紅)과, 실용을 앞세우는 전(專)과의 팽팽한 대결의 양상을 보여왔습니다. 마오쩌둥(毛澤東)이 이념을 강조하며 사상을 통일해 국가의 기틀을 완성했다면, 등소평(鄧小平)은 실용주의인 전(專)을 채택해 개혁과 개방으로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했습니다.중국이 개혁개방에 나서진 40년이 지났습니다. 경제는 발전했으나 빈부(貧富) 격차는 확대됐습니다. 중국의 계층 간 소득의 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Gini Coefficient)는 이미 0.7을 넘어(0에 가까울수록 평등,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 위험한 수준입니다.시진핑 주석이 공동부유를 들고나온 것은 성장을 통한 파이를 키우는 일도 중요하지만, 빈부격차가 더 벌어져 분배 욕구가 분출될 경우 정권을 뒤엎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공동부유는 1955년 마오에 의해 제시된 공부론(共富論)에서 유래했습니다. 중국 특색사회주의 이론의 중요한 내용 중의 하나입니다. 사실 중국은 지역적으로 넓고 인구도 많아서 공동부유를 동시에 실현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중국적 공산

    2022.04.20 08:37
  • 코로나 확산이 한국 탓?…'봉쇄' 中 상하이에 무슨 일이 [조평규의 중국 본색]

    최근 중국 상하이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지난달 28일부터 인구 2500만명의 상하이시를 푸둥(浦東)과 푸시(浦西)로 나누어 봉쇄 정책을 폈습니다. 인구 2000만명이 넘는 도시를 두 지역으로 나누어 각각 4일간 봉쇄하고도 확진자가 계속 나오자, 대부분 지역에 대해 봉쇄 연장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인구 2000만명이 넘는 매머드 도시를 완전 봉쇄한다는 뉴스는 귀를 의심케 합니다. 세계적으로 '위드 코로나'로 일상 회복 조치가 확산하는 추세와는 정반대의 길을 중국이 가고 있습니다.세계 어느 국가도 확진자가 많이 나왔다고 해서, 도시 전체를 토털 컨트롤(total control) 하는 나라는 없습니다. 상하이 봉쇄령이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은 글로벌 공급망의 중심국가로 제조업의 28%, 세계 상품 교역의 18%를 담당하는 나라입니다. 특히 상하이 항구는 세계 최대 물동량을 자랑하는 지역입니다. 물류 대란이 발생하는 건 당연합니다. 선적과 하역을 위해 대기하는 선박이 300척이 넘고, 물동량 처리가 일주일에 33%나 급감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상하이 항구와 연결되는 육상 트럭 운송도, 도로 통제도 지연되고 있습니다. 상하이 봉쇄로 인한 물류 대란은 기정 사실화 되고 있습니다.중국 정부는 단 한 명의 확진자도 용납하지 않는 '제로 코로나' 방역을 해왔습니다. 관료주의의 경직성으로 인해 정책 변경은 불가능합니다. 그동안 중국은 제로 코로나 방역이 서구 자유주의의 방임형 코로나 대응 전략보다 우수하다고 선전해 왔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은 중국식 사회주의의 우수

    2022.04.08 06:43
  • "목숨보다 더"…체면에 죽고 사는 중국인들 [조평규의 중국 본색]

    중국인들은 체면(面子)을 목숨만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체면은 중국 전통 문화에 뿌리를 둔 사회 심리적 구조입니다. 시간과 장소 그리고 상황에 따라 존엄, 명예, 권위, 인맥 등 다양한 모습을 띱니다. 중국인의 체면은 한 사람의 자존심과 존엄성을 나타내는 윤리 정서의 두드러진 특징입니다.중국에서는 체면을 손상 당하게 되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종종 나옵니다. 학교에서 아이의 낮은 성적이나 잘못된 행동은 부모의 체면이 손상되는 것이고, 학생이 명문대학에 합격하는 것은 학교의 체면을 세워주는 일입니다.맹자(孟子)에도 먹을 것이 없어 초상집에서 구걸하다시피 얻어먹고는, 집에 와서 아내에게 부자가 술과 음식을 사주었다고 허풍을 떠는 장면이 나옵니다. 도시에서 어렵게 사는 사람도 춘절(春節)이 되어 고향에 가서는 고급 양복을 입거나 고급승용차를 타고 자기를 과시합니다. 식당에서 계산을 서로 자기가 하겠다고 다투는 것도 진심인 경우보다 체면을 다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중국인의 체면은 인간의 긍지나 자존심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수천년 농경문화 환경 속 다른 사람의 평가를 지나치게 의식하면서 생겨난 것으로 보입니다. 성공해서 고향에 돌아가지 않는 것은, 비단옷을 입고 밤길을 걷는 것과 같다는 속담과 맥이 닿아 있습니다.서방 사회가 사람을 평가할 때 개인 간의 비교보다는 더 나은 세계를 위한 활동, 인권의 신장, 어려움에 부닥친 사람을 돕는 일, 인류 보편의 가치에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는 사람들을 높이 평가합니다. 반면 중국은 명문대학 입학이나 고급외제차를 사거나, 돈을 많이 벌거나, 높은 관직에 오르는 것에 열광하고 체면이 서는 일이라

    2022.03.18 06:35
  • 중국은 왜 '물질만능주의'가 되었나 [조평규의 중국 본색]

    중국인들은 돈을 좋아하는 민족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실적이고 물질을 숭배하는 성향이 강합니다. 부자가 되면 주변의 시선에 개의치 않고 사치와 탐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돈을 위해서 부정과 비리에 쉽게 빠져들며, 목숨을 걸기도 합니다. 짝퉁을 만들거나 기술을 훔치고 남을 속이는 짓을 서슴지 않는 것도, 전부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입니다.중국 속담에 '돈만 있으면 귀신도 부릴 수 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돈으로 안 되는 일이 없는 나라입니다. 돈이 없으면 일이 안 되고, 돈이 적으면 큰일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일수록 성공했다고 말하며, 성공의 척도도 그 사람이 가진 돈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심합니다. 한 사람의 성공 여부를 돈으로 판단하는 사회인 셈입니다.돈의 위력은 학교나 병원에서 대단한 영향을 미칩니다.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의 교사나 교장에게 봉투를 건네는 것은 비밀도 아닙니다. 병원에서 실력 있는 유명의사에게 제때 진료를 받거나, 수술을 받으려면 돈을 먼저 주어야 가능하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중국인들은 상대가 자기에게 쓰는 돈의 액수로 신뢰나 정(情)의 깊이를 재는 사람들입니다. 경조사나 승진, 입학, 졸업, 생일, 이사, 개업 등에는 돈을 주고 받습니다. 뇌물도 선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중국 사회에서 돈이 가장 큰 힘으로 작동되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닙니다.중국인들은 돈을 매우 중시하면서도 부자를 미워하는 마음도 동시에 갖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어떤 사람이 부자가 되기까지 과정에, 반드시 도덕적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짐작합니다. 돈을 중시하는 것은 부자가 되

    2022.03.10 07:16
  • 우리는 중국과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조평규의 중국 본색]

    중국인은 우정을 중시하는 민족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에서 우정은 가장 장려되고 칭송되며 존중받는 문화입니다. 중국인들은 인생에서 지기(知己)를 사귀는 것만큼 소중한 일은 없으며, 세상 어디서든 친구를 사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인은 '집에서는 부모에게 의지하고, 밖에서는 친구에게 의지한다'고 말합니다.중국 사회에서 수천 년간 우정은 관계형 사회의 기초를 형성하는 신념 체계로 굳어져 왔습니다. 따라서 우정은 중국 문화 구조를 이해하는데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신중국 탄생 이후 법과 제도가 정비되지 않았을 때,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우정은 사회적 자본으로 자원과 권력의 배분에 상당한 역할을 담당했습니다.중국의 고전에는 우정을 지키는 고사가 많이 나옵니다. 우정은 인간관계의 백미라고 할 만합니다. 대표적인 것은 춘추전국시대의 관중(管仲)과 포숙(鮑叔)의 사귐을 표현한 '관포지교', 조(趙)나라의 인상여(藺相如)와 염파(廉頗) 장군 간의 친구를 위해 목을 내놓을 정도의 사귐을 말하는 '문경지교'를 꼽습니다.공자의 논어에도 '벗이 먼 곳에서 찾아오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라며, 중국인의 우정관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당대(唐代)의 시인 두보(杜甫)도 친구의 사귐이 어때야 하는지 빈교행(가난 할 때의 사귐)에서 친구 간의 변절을 손바닥 뒤집듯이 하는 세태를 개탄하며, 관중과 포숙의 우정을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가난한 때의 우정이 진짜 우정'입니다.삼국지의 도원결의(桃園結義)나 수호지(水滸誌)에 나오는 108명의 영웅호걸의 사고를 지배하는 것은 우

    2022.02.28 07:00
  • 최부의 '중국 견문록'엔…"역사를 알아야 미래가 보인다" [조평규의 중국 본색]

    '표해록'은 조선 성종 때인 1488년 최부(崔溥)가 쓴 중국 견문록입니다.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과 함께 세계 3대 중국 여행기로 평가받습니다. 이 견문록에서 조선 성종 19년(1488)에 종5품의 중앙관리 최부는 추쇄경차관(推刷敬差官)으로 제주로 공무를 집행하러 갔습니다. 그랬다가 부친상을 당해 급히 돌아오던 중 풍랑을 만나 중국에 표류하게 됩니다. 최부의 배는 풍랑에 휩쓸려 제주로부터 13일간 표류해 중국 저장성 태주부 바닷가에 도착합니다. 최부의 표해록은 중국의 저장성을 출발해 닝보, 쑤저우, 항저주, 양저우, 시저우, 창저우, 텐진, 베이징, 산하이관, 랴오둥, 압록강, 의주를 거쳐 136일만에 생환하여 기록한 보고서의 기행문입니다.옛날에는 배가 표류를 당하면 배가 부서지지 않더라도 바다에 빠지거나 기갈에 들리거나 병으로 절반은 희생을 당했습니다. 변방의 군인들에게 욕을 당하거나 감옥에 갇히고 매를 맞았습니다. 놀라운 것은 최부 일행은 여러 차례 죽을 고비를 겪으면서도 일행 43명 중 한 사람의 낙오나 희생 없이 생환했다는 겁니다.최부는 여러 차례 죽을 고비를 넘으면서도 조선 사대부의 자존심을 지키면서 수준 높은 문장력으로 중국 지방 관리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중국 사람들이 최부에게 공경을 표하고 배불리 먹게 하고 여러 가지 도움을 줬습니다. 아마도 그의 뛰어난 지적 수준과 인품 그리고 사대부의 기개가 엿보였기 때문에 얕잡아 보지 못했던 것으로 추측됩니다.조선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明)왕조도 쇄국정책을 펴는 바람에 사신을 제외하고는 외국인과 만날 기회는 많지 않았습니다. 조선 후기 실학자인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보면 사신 일

    2022.02.15 07:00
  • "미세먼지는 '메이드인 차이나'가 맞다" [조평규의 중국 본색]

    국내 황사나 미세먼지 발생은 메이드인 차이나(made in china)로 중국의 책임이 가장 큽니다. 황사와 미세먼지의 주요한 생산 국가가 중국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 입니다. 중국산 미세먼지는 가까이는 징진지(京津冀: 베이징, 톈진, 허베이성) 지역과 중국 중서부의 공업도시로부터 북서 계절풍에 실려 한국으로 날아옵니다. 중국에서 미세먼지가 발생하면 하루 이틀 시차를 두고, 한국의 미세먼지 상황이 악화하는 패턴을 보이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중국발 월경성(越境性) 미세먼지가 한국의 대기오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음에도 한국 정부와 환경운동 단체는 중국 정부에 대책을 요구하거나 제대로 된 항의를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 정부는 중국의 미세먼지 저감 정책을 홍보하는 데 열중합니다.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은 지난해 "우리나라의 미세먼지에서 중국의 영향은 30% 안팎으로, 한국의 책임이 더 크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중국의 책임을 물어야 하는 위치에 있는 책임자가, 오히려 중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발언을 해서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한 해에 미세먼지로 기대수명보다 일찍 사망하는 사람이 약 700만명에 이른다고 발표했습니다. 미세먼지는 인체에 유해한 각종 화학물질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허파꽈리까지 침투, 각종 호흡기 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조용한 살인자'로 불립니다.한·중·일 전문가들이 모여 연구한 공동연구보고서에서 지름이 2.5미크론(㎛) 이하 초미세먼지 (PM2.5 이하) 가운데 평균 32%는 중국에서 비롯된 것이고, 국내 요인은 51%라고 발표했습니다. 중국보다

    2022.02.10 07:40
  • 중국이 세계적 패권 국가가 되기 어려운 이유 [조평규의 중국 본색]

    미국은 100년간 과학과 기술문명을 선도, 유럽과 아시아에 대한 과감한 원조와 미국식 소프트파워로 패권의 정당성을 확보해왔습니다. 하지만 2030년이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총량은 미국을 추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이 패권국으로 올라서면 과연 세계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까요.현재 시점에서는 미국과 중국 간의 패권 경쟁에서 중국이 이길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중국이 국제 정치와 군사적으로 미국보다 열세일 뿐만 아니라, 무형의 '사회적 자본'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체제의 경직성 문제로 발목을 잡혀 내부적으로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사회적 자본이란 사회구성원들의 공유된 제도, 규범, 호혜성, 사회적 네트워크, 신뢰 등 모든 사회적 무형 자산의 총합을 말합니다. 사회적 자본이 잘 확충된 나라일수록 국민 간의 신뢰가 두텁습니다. 이를 보장하는 법 제도가 잘 구축돼 있어, 거래 비용이 적게 들고 효율성이 매우 높습니다. 중국은 이 부분에서 매우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중국은 인구도 많고 지리적으로 넓어, 사회적 자본의 범위와 형태도 매우 다양합니다. 특히 사회체제가 견고한 통제로, 자유나 민주 같은 소프트파워가 매우 약합니다.중국 사회는 배금주의와 이기주의가 만연하고, 자발적인 시민사회가 형성되어 있지 않아 체제의 경직성이 매우 심한 나라입니다. 중국에도 인간관계의 형태인 '관시(關係)' 같은 사회적 자원이 존재하고 있으나, 주로 개인의 이익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배타적이고 폐쇄성이 강하고 쉽게 부패와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사회적 자본 역할에는 한계가

    2022.02.04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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