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21대 국회의원 당선자 교육워크숍'에서 장혜영, 류호정 의원(왼쪽부터)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4월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21대 국회의원 당선자 교육워크숍'에서 장혜영, 류호정 의원(왼쪽부터)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정의당 일부 국회의원들이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를 찾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정의당 내부 역시 내홍을 겪고 있다. 지난해 '조국 사태'에 이어 2차 탈당 사태를 맞는 모양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류호정·장혜영 의원의 발언으로 인해 정의당 내 탈당이 이어지고 있다. 두 의원은 모두 박원순 시장 조문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범여권 지지자들에게 비판을 받고 있다.

류호정 의원은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문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박원순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여성을 향해 "당신이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장혜영 의원은 다음날인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애도할 수 없다"면서 "고인이 우리 사회에 남긴 족적이 아무리 크고 의미 있는 것이었다고 해도, 아직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이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발언이 이어지자 정의당 내부도 시끄러운 모양새다. 두 의원 페이스북에는 각종 악성 댓글이 달렸으며 정의당 당원 게시판에서도 두 의원을 '비토'하는 글들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1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고(故)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 /사진=뉴스1
1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고(故)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상황이 심각해지자 정혜연 전 정의당 청년 부대표는 직접 입장을 밝히며 당원들 달래기에 나섰다.

정혜연 전 정의당 대표는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탈당하시겠다는 분들의 글을 보면서, 우리 당이 어떻게 이런 지경까지 이르렀는지 참담함을 느낀다"라면서 "우리 당이 이런 논란의 한복판에 있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최소한 사람 된 도리에 맞게 할 말과 안 할 말을 가릴 줄 아는 정치는 어디 가고 사라져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내에서 우리당의 스피커가 되는 청년 국회의원이 지금의 상황의 원인이라는 것에 더 참담함을 느낀다"라면서 "두 국회의원은 자신들의 발언이 어떤 논란을 가져올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 않았는가"라고 비판했다.

현재 정의당의 상황을 두고 일각에선 '제2의 탈당 사태'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앞서 정의당은 지난해 '조국 사태' 국면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입장을 같이하며 1차 탈당 사태를 맞은 바 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