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기술로 무장한 핀테크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금융과 기술의 환상적인 만남, 핀테크 시대. 미래 금융은 무엇이며, 이 세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핀테크 기업을 만나는 시간. 이달의 핀테크 리더는 지불결제 정보기술(IT) 솔루션을 제공하는 트레블 월렛의 김형우 대표다.
#12월 유럽으로 신혼여행을 준비하고 있는 허영훈(35) 씨는 치솟는 유로화에 신경이 쓰인다. 하지만 처음 가는 여행에 돈 때문에 망치고 싶지는 않아 환율을 낮추는 방법을 찾다 친구의 권유로 환전 수수료 제로라는 ‘트래블 월넷’ 카드를 발급 받게 됐다.
#지난 9월 베트남을 다녀온 대학생 이민지(22) 씨는 시중은행에서 환전을 하지 않고 ‘트래블 월넷’을 통해 미리 카드에 돈을 충전했다. 환전 우대률 100% 덕에 현지 식당에서 수수료 없이 카드 사용을 할 수 있었고 현금이 필요할 때는 현지 현금인출기를 통해 돈을 뽑아 사용하고 비자카드 가맹점에서 물품 구매해 쏠쏠한 재미를 봤다.
이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김형우 대표는 외환 시장과 해외 결제 구조가 비효율적이라는 부분을 착안해 회사를 설립하게 됐다. 그는 앞으로 “하반기부터 해외 진출 확대를 통해 글로벌 시장을 개척할 예정”이라며 “2023년부터는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해 B2B 영역 사업을 확대하고 파트너 기업과 시너지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 소개 및 설립 계기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달라.
"저희 회사는 B2C 서비스인 트래블 월렛과 클라우드 기반의 B2B 지불결제 IT 솔루션을 제공하는 지불결제 전문 IT 회사다. 특히 비자(VISA) 직거래를 통해 비용을 줄여 수수료가 제로에 가깝다. 이런 노하우는 전 회사에서 외환 업무를 담당하면서 복잡한 절차들을 줄여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됐다. 은행이나 금융기관에서 국제 외환 결제를 할 때마다 비용이 발생하는 구조를 보면서 간단히 할 수 있는 절차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8년 동안 전 회사에서 외환 업무를 담당하면서 외환 시장 및 크로스 보더 결제에서 비효율성을 인지하게 됐고 이를 개선하고 싶어서 회사를 창업하게 됐다. 특히 자사는 아시아 최초로 VISA카드 발급 라이선스를 획득한 핀테크 기업으로 카드 발급 및 외화 정산을 직접 수행해 고객들의 수수료 부담을 최소화했다."
회사가 빠르게 성장한 이유가 있다면.
"회사가 설립된 지 5년 정도 됐지만 처음부터 빠르게 성장한 것은 아니다. 어려운 시기도 많았기 때문이다. 다만 4년에 걸쳐서 좋은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 고객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었던 것 같다. 특히 최근에는 고객들이 저희 서비스의 장점을 인식하고 빠르게 입소문이 나면서 성장도 빨라지고 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과 핀테크 업체와 마찬가지로 저희도 처음에 마케팅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신경을 썼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여행자 카페 등을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개별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며 관련 서비스 이용자도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
"트래블 페이는 자사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카드에 외화를 미리 충전하고, 충전된 외화로 수수료 없이 해외에서 결제할 수 있는 선불식 충전 카드다. 국내외 상관없이 카드 잔액을 포함해 원화 180만 원 한도 내에서 충전이 가능하다.
환불할 경우 앱을 통해 진행되며 남은 금액이 최소 25달러 이상일 경우 원하는 금액 내에서 환불이 가능하다. 환불 될 때는 앱 내 고시된 팔 때 환율이 적용되고 원화로 환불 처리가 된다. 해외 현지 결제 수수료가 완전 무료이며 실시간 환율로 외화 충전이 가능하다. 여기에 현지 자동입출금기(ATM)를 통해 외화 출금도 할 수 있다. 1회 400달러까지 인출이 가능하며 1일 1000 달러, 한 달 최대 2000달러로 제한된다. 월 500달러 이하 인출 시 카드사 출금 수수료가 무료이지만 초과 인출 시 2% 수수료가 지불된다."
타사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
"해외 정산 구조를 효율화해 국제 결제에서 정산비용을 절감하고 기존에 사람이 직접 하던 국제결제의 운영 관리에서 오는 대부분의 업무들을 자동화했다. 또한 세계 최초로 클라우드 기반으로 지불결제 인프라를 구현하고 있다.
이 때문에 보안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100만 명이 사용하고 있다고 가정할 때 0.1%만 실수를 해도 100만 건 중 1000만 건이 되기 때문에 보안에 신경 쓰려고 노력한다. 직원 대비 수 개발자만 70% 차지할 정도다. 이 때문에 여러모로 보안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보안에 신경 쓴다고 했는데 부정 사용을 방지하기 위한 서비스가 있나.
"자사는 부정 사용 탐지를 위한 부정거래탐지시스템(FDS)을 운영하고 있다. 부정 거래로 의심되는 경우 해당 회원의 서비스 이용을 즉시 중단시키고 본인 인증을 위해 회사가 정한 추가 인증을 거치도록 했다."
몇 개국 통화를 서비스하고 있는가.
"현재 카드 1장에 15개국 통화를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 헝가리, 몽골,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트, 아이슬란드 등 12개 통화를 확대했다. 여기에 고객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고객에게 낮은 수수료를 서비스할 수 있게 된 구조는 무엇인가.
"국제 정산 구조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절감해 고객 수수료를 낮췄다. 해외 가맹점에서 발생하는 가맹점 수수료는 저희가 그대로 받아오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수익이 발생한다."
처음 서비스를 내놓고 가장 어려웠던 혹은 성공적이었던 에피소드를 소개해준다면.
"결제 서비스다 보니 생소한 회사의 서비스가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가 굉장히 어려웠다. 관련 기업들을 찾아가 이를 설명하고 설득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얘기는 잘 들어주고 사업에 대한 이해는 높았지만 장벽을 넘기란 쉽지 않았다. 금융 서비스는 신뢰가 중요한데 이름 모르는 회사의 서비스가 아무리 좋아 보여도 선뜻 사용하기가 힘들었던 것 같다."
"고객에게 필요한 좋은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마케팅이다. 좋은 서비스를 만들면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찾고 사용하게 되기 때문이다."
고객수와 영업이익 및 매출이 궁금하다.
"가입자는 50만 명을 넘었고 올해는 100억 원 정도 매출이 예상된다. 내년에는 300억~500억 원의 매출과 흑자 전환을 예상하고 있다."
투자를 받는 데 어려움은 없나.
"최근 스타트업(핀테크) 투자 환경이 매우 좋지 않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저희는 지출이 그렇게 크지 않고, 미리 투자도 많이 받아놓은 데다가 수익성도 점점 좋아지고 있어 큰 문제는 없다."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이 이제 통과 단계에 있는 너무 한쪽 의견에 치우쳐서 법안이 만들어진 것 같아 아쉽다. 핀테크 업체들을 다양하게 봐주고 그에 맞는 법안이 생기고 개선했으면 좋겠다.
글로벌 단위의 금융 IT 솔루션 회사가 되는 게 목표다. 회사는 지금까지 제가 살아온 모든 인생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이고 앞으로 살아갈 인생의 모든 기록이 담겨질 회사이기 때문에 더욱 노력할 것이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 사진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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