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염과 장마 등 기상이변이 지구촌 곳곳에서 속출하면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심도 있는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 가운데 기후변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어 신재생에너지 기업 투자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기후변화 주목해야 신재생에너지 투자 보인다
지구촌 곳곳에서 기상이변 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올해 여름 미국 북서부 지역의 기온은 섭씨 40~45도까지 오르는 기록적인 폭염이 기승을 부렸고, 얼어 있는 땅으로 불리는 시베리아의 기온은 30도에 이르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50일 넘는 장마가 이어진 바 있다. 지구 평균온도가 지난 1만 년 동안 4도가량 오른 데 반해 산업화 이후 100년 만에 무려 1도가 상승했다는 점에서 인간의 활동이 빠르게 지구를 데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글로벌 120여 곳, 기후위기 대응 논의 박차
지난 10월 31일부터 11월 12일까지 영국 글래스고에서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nference of Parties, 이하 COP26)가 진행됐다. COP26는 120여 개국의 정상을 비롯해 약 2만50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인 행사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개최된 최대 규모의 국제회의라는 점에서 개막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1997년 일본에서 열린 제3차 COP에서 37개 주요국이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기로 한 것이 우리에게 익숙한 ‘교토의정서’다. 그러나 기후위기가 몇몇 선진국만의 노력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모든 당사국이 다 함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로 합의한 것이 그 유명한 ‘파리기후변화협약(2015년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COP)’이다.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는 다음 세기에 진입하기 전까지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2도 이내로 제한하자고 결의했고, 2018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를 거치며 2도가 아닌 1.5도로 상승 폭 억제 목표가 상향 조정됐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전 세계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0년 대비 45% 줄이고 2050년까지는 제로로 만들어야 한다.
기후변화 주목해야 신재생에너지 투자 보인다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이슈 관심 커져
그동안 개최된 모든 COP가 나름의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최근 종료된 COP26은 세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먼저, 세계 3위 이산화탄소 배출국인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2070년까지 실질적인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로로 만들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COP26 개최 직전까지만 해도 중국, 인도 등의 주요 신흥국들은 온실가스 감축 요구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그러나 인도가 처음으로 탄소중립(넷제로: 온실가스 순배출량 0) 목표를 제시하면서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신흥국의 참여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들도 신흥국에 대한 자금 지원을 증액하겠다는 계획을 잇따라 발표했다. 또한 지금까지 선진국을 중심으로 ‘언제까지 얼마만큼’ 탄소 배출을 감축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해 왔다면, COP26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탄소배출량을 줄여나갈 것인지에 대한 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마지막으로, 정치·경제적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기후 대응과 관련해 모처럼 협력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온실가스 배출량 측면에서 1위인 중국과 2위인 미국을 합하면 전 세계의 40%가량을 차지한다.

이러한 양국이 11월 중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적어도 기후변화에 대해서는 합의하겠다는 공동선언을 발표함에 따라 향후 신재생에너지 관련 정책 모멘텀 및 기술 투자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후변화 주목해야 신재생에너지 투자 보인다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기업 투자 가속화
COP26 개최와 맞물려 기후변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 친환경 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크게 개선됐다. 미국의 친환경 기업들은 지난 1월 초까지만 해도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보였으나,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 및 일부 기업들의 회계 부정 관련 우려가 부각되며 상반기 내내 높은 변동성을 보인 바 있다.

그러나 3분기 실적 시즌에서 주요 기업들이 양호한 실적과 가이던스를 발표하면서 친환경 기업 펀더멘털에 대한 인식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또한 선진국과 신흥국을 가리지 않고 탄소 감축과 에너지원 전환에 대한 정책 대응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 신재생에너지 기업들의 주가 흐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글로벌 기후변화 논의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이 경우 글로벌 친환경 산업과 기업들의 중장기 성장세는 더욱 추진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후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당위성 충족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우수한 성과도 기대할 수 있는 투자처로 친환경 테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친환경 기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실천과 양호한 투자 성과 모두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글 최보경 SC제일은행 투자전략상품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