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성적으로 총장상까지 받아
우메 레네이, 우메 발레리 두 동생도 한양대 기계공학부, 의류학과 재직 중

[한경잡앤조이=조수빈 기자 / 김수지 대학생 기자] 나이지리아에서 온 우메 지노(23, 한양대) 씨는 올 2월 한양대 경제금융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지노 씨는 4년간 4점대가 넘는 높은 성적을 유지하며 총장상까지 받은 인재다. 그는 유학생임에도 불구하고 학교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높은 성적을 받았다. 인터뷰는 한국어로 진행했다. 질문과 답변에 무리가 없을 정도로 지노 씨의 한국어는 유창했다. 동생인 우메 레네이 씨와 우메 발레리 씨까지 총 3명이 한양대에 재학 중이다.
나이지리아에서 한양대로 유학 온 우메 지노 씨. 사진 제공=우메 지노 씨
나이지리아에서 한양대로 유학 온 우메 지노 씨. 사진 제공=우메 지노 씨
“한국의 빠른 경제성장을 보고 배워야겠단 생각했어요”
지노 씨가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아버지의 무역 사업 덕분이었다. 아버지 어깨너머로 알게 된 것들은 인터넷을 통해 더 자세히 공부했다. 11살에 초등학교를 조기 졸업한 그는 이른 나이로 대학에 진학했다. 이후 그는 인터넷으로만 경험했던 한국에 가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지노 씨는 2015년에 처음으로 한국에 입국했다. 그가 한양대를 고른 이유는 낯선 한국어를 빨리 익히기 위해서다. 한국어 교육과 문화를 알려주는 어학당 시스템이 잘 운영되고 있다는 정보를 얻어 한양대를 선택했다. 유학생들은 미리 한국어를 익힌 상태에서 바로 수업을 들어야 하기 때문에 다소 어려움을 겪는다. 그래서 그는 휴학을 하고 매일 어학당에 방문해 숙제를 받고 여러 가지 활동을 했다. 지노 씨는 “어학당에서는 한국어 공부뿐만 아니라 유학생들끼리 서로 스포츠 게임을 하기도 하고, 서로의 문화를 공유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모님 없이 혼자 한국에 입국했다. 지노 씨는 “고시원에서 혼자 살았는데, 새로운 언어로 대학을 다니는 것도 무서웠고 한국어로 한국 친구들과 경쟁하는 것도 두려웠다”며 “이런 걱정을 떨치려고 공부에 집중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나이지리아에서 한양대로 유학 온 우메 지노 씨. 사진 제공=우메 지노 씨
나이지리아에서 한양대로 유학 온 우메 지노 씨. 사진 제공=우메 지노 씨
동아리 활동부터 학업까지, 한국과 친해지기 프로젝트
낯선 땅에서 적응하기 위해 지노 씨가 가장 많이 노력한 것은 ‘먼저 다가가기’다. 그는 한국인 학생과 유학생들을 구분 짓지 않고 친해지려고 노력했다. 지노 씨는 한양대에서 영어 토론 동아리, 음악 동아리(소리울림) 등에서 활동했다. 국제학부의 영어 토론 동아리에서 활동하며 다른 대학교와의 토론 대회에도 참가했다.
소리울림에서는 어쿠스틱 음악을 관객들에게 선보이기도 하며 다양한 악기를 배웠다. 그는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친구들과 어울리고, 영어 토론 실력은 물론 노래 및 악기 연주를 하면서 많은 용기를 얻을 수 있어서 즐거웠던 추억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동아리·학회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하며 한국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의 학부 성적은 4.18(4.5 만점)로 우수했다. 지노 씨는 높은 성적을 받을 수 있던 이유로 꾸준한 노력을 꼽았다. 그는 수업 중 모르는 것이 있으면 끝난 뒤 교수님께 바로 질문을 했고, 논문 등 여러 자료를 찾아 공부한 뒤 자신의 지식으로 체화시켰다.
그의 동생인 우메 레네이와 우메 발레리는 각각 한양대 기계공학부와 의류학과에 재학 중이다. 지노 씨의 동생들은 지노 씨가 한양대에서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유학을 결정했다. 우메 레네이는 이공계열에 관심이 많았다. 형인 지노 씨 덕분에 한국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한양대에 기계공학부가 있다는 것을 알고 진학을 결심했다. 동생인 우메 발레리 씨 또한 마찬가지였다.
현재 동생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지노 씨는 “원래는 혼자 학교 근처에서 살고 있었다. 동생들이 한국에 오며 좀 더 큰 집으로 이사했다. 함께 대학을 다니니 즐겁고 부모님도 굉장히 좋아하신다”고 말했다.
한양대 국제교육원 홍보사진. 사진 제공=한양대 국제교육원
한양대 국제교육원 홍보사진. 사진 제공=한양대 국제교육원
“낯선 나라라 무서울 수는 있어요. 그럴 수록 자신을 믿어야죠”
그는 유학을 망설이는 외국인 학생들에게 응원의 말도 전했다. 지노 씨는 “한국에 처음 들어오면 낯선 나라니까 당연히 무서울 수 있다”며 “그래도 꾸준히 노력하면 좋은 성적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사회에서 적응할 수 있다고 자신을 믿는 것이 중요하다”며 응원했다.
지노 씨는 경제 연구에 대해 관심이 많다.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그는 박사 과정도 알아볼 생각이다. 그는 “학부 시절 경제와 관련된 공부를 하다보니 연구를 하고 싶었고, 현재는 박사 과정을 위한 경력을 쌓고 있다”고 말했다. 석사 과정이 끝나고 나면 지노 씨는 해외로 나가 좀 더 많은 경험을 쌓을 계획이다.
한국생활을 어떻게 평가하느냐 묻자 지노 씨는 한국 생활에 만족한다며 웃었다. 오랜 기간 생활하며 다양한 친구도 얻었고, 다양한 문화도 접했다. 지노 씨는 “한국에 오기 전에는 한국을 단순히 ‘경제 성장이 빠른 나라’로 인식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한국의 역사, 문화 등을 직접 보고 느끼며 한국을 사랑하게 됐다”고 말했다.
subin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