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길·이인석 스틸브로 공동대표
철강소재 탈지 및 슬리팅 일원화로 소재 가공 시간 및 비용 동시 절감

김종길 스틸브로 대표. 사진=김기남 기자
김종길 스틸브로 대표. 사진=김기남 기자
[한경잡앤조이=이도희 기자] 스틸브로는 냉연 및 도금강판을 판매하는 철강소재 유통회사다. 특히 냉연강판(CR)은 열연강판에 비해 얇고 가공성이 우수해 자동차, 가전기기, 가구 등에 직접 사용되거나 아연, 알루미늄 등 도금용 원판으로 쓰인다.

김종길(41) 대표는 “스틸브로를 거치면 소재가공에 드는 시간과 비용이 모두 절감된다”고 강조했다. 비결은 스틸브로만의 탈지 설비다. 대개 도유(기름칠)가 돼 있는 소재를 사용할 때는 탈지 설비를 갖춘 업체에 한 번 탈지 가공을 의뢰한 후 슬리팅(코일의 폭을 조절해 잘라주는 작업) 재가공을 해야 한다. 스틸브로는 이 탈지와 슬리팅을 일원화 했다.

김 대표는 2005년 포스코 코일센터에서 시작해 15년간 철강영업을 했다. 하지만 영업특성상 원치 않는 접대 자리에 참석해야 때가 많았고 스스로 즐거운 일을 찾고 싶었다. 그러던 차에 이직 후 같은 팀 팀원으로 이인석(35) 공동대표를 만났다. 김 대표는 “이 대표가 어리고 영업경력도 짧지만 실력이 출중하고 ‘즐겁게 일하자’라는 데 뜻이 맞아 마침내 2018년 스틸브로를 공동 창업했다”고 설명했다.

“중소업체가 수많은 철강 유통사들 사이에서 고객사를 늘려가려면 단가경쟁이 아닌 다른 무기가 필요했어요. 그 답을 ‘커스터마이징’에서 찾았습니다. 고객사가 원하는 제품을 직접 만들어주는 거죠.”

스틸브로는 원소재 업체와도 거래한다. 예를 들어 포스코 등 대형건설사로부터 소재를 받아 이들이 원하는 대로 가공해 다시 납품하는 식이다. 비결은 고객과의 유대감에 있다. 13년간 철강영업 외길을 걸은 김 대표는 그동안 만난 건설사 담당자들에게 일일이 연락해 기성 업체들이 ‘굳이’ 힘들여 시도하지 않는 커스터마이징을 제시하며 틈새를 공략했다.
김종길 스틸브로 대표. 사진=김기남 기자
김종길 스틸브로 대표. 사진=김기남 기자
성과가 쌓이면서, 스틸브로는 기존의 냉연·도금강판 외에 모든 철강소재를 취급하는 종합철강회사로 도약 중이다. 다만 유통업에는 국가 지원 사업이 많지 않아 자금 마련이 쉽지 않은 상태다. 다행히 인천대를 통해 초기창업패키지사업에 선정돼 지원금을 받았다. 이를 통해 탈지와 슬리팅을 일원화하는 설비 구축이 가능해졌다.

세무회계 관련 멘토링도 도움이 됐다. 김 대표는 “초기 창업가에게 특히 어려운 게 세무와 회계인데 인천대에서 소개받은 멘토에게 일대일로 질문해 정확한 답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두 공동대표는 그들의 창업신념 그대로 ‘직원을 위한 회사’를 꾸려가고 있다. 대표적인 게 자유로운 휴가 사용이다. 샌드위치 휴무에는 무조건 쉬도록 고정휴무제도도 운영한다.

“창업을 했을 때 둘이 얘기했던 게 우리가 직원으로서 느낀 부당함을 되돌려주지 말자는 거였어요. 특히 회사에 이익이 생기면 철저히 직원들과 공유하고 있습니다.”

스틸브로는 중국, 베트남 수출도 준비 중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도움으로 현재 중국 수출 협의단계에 들어갔다. 김 대표는 “건설자재 시장에서 기존 업체들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품질”이라며 “특히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에 많이 진출해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립일: 2018년 10월 10일
주요사업: 철강재 도소매
성과: 매출 29억9900만원(2018), 225억2800만원(2019), 185억8800만원(2020)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