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글로벌 인턴십 수료자 3인 “미국 본사 근무 인턴만의 특권이죠”

왼쪽부터 글로벌 인턴십 수료생인 박재연(성균관대), 김지원(서강대), 김성윤(서울대) 씨. 사진=김기남 기자


항공 업계 취업을 희망하는 이라면 한 번쯤 꿈꿔본 기업이 있다. 바로 세계적인 항공업체 보잉이다.


보잉은 항공 업계 인재 육성을 위해 전 세계 대학생을 대상으로 미국 시애틀에서 근무할 수 있는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인턴십 프로그램(International Business Intern Program, IBIP)을 진행한다. 국내는 보잉코리아를 통해 선발이 이뤄진다. 올해는 7월 15일까지 참가자를 모집한다.


프로그램은 한 기수에 9명의 인턴만을 뽑는데, 그 중 세 자리를 한국 학생들이 차지했다.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 있는 보잉코리아 본사에서 지난해 IBIP 수료생 김성윤(서울대), 김지원(서강대), 박재연(성균관대) 씨를 만났다.


학교도 전공도 다르지만 셋의 공통점은 해외기업에 대한 로망을 가졌다는 점이다. 글로벌경제학과에 재학 중인 박재연 씨는 전공수업이 영어로 진행된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영어를 사용하는 기업 입사를 희망하게 됐다. 박씨는 “대학에 와보니 중고등학교 시절을 외국에서 보낸 친구들이 많더라. 그들과 대화를 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그때부터 외국 생활에 대한 동경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김성윤 씨는 IBIP 지원 당시 미국 교환학생 신분 이었다. 김씨는 “오랜 꿈 중 하나가 규모가 큰 기업 그리고 외국에서 일하고 싶다였다. 보잉 글로벌 인턴십은 그런 면에서 모든 것을 충족시켜줬다”고 이야기했다.


보잉, 글로벌 인턴십 수료자 3인 “미국 본사 근무 인턴만의 특권이죠”


학교를 졸업하고 글로벌 기업인 에어비앤비에서 근무 중인 김지원 씨는 대학생 시절 해외 관련 활동을 여럿 경험했다. 그녀는 “해외에서 근무할 수 있는 확률이 높은 항공업계 취업을 희망했었다. IBIP를 처음 접하고 미국 보잉에서 일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망설임 없이 지원했다”고 말했다.


6개월간 미국 시애틀 보잉에서 근무

IBIP에 최종 합격하면 약 6개월간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에 있는 보잉에서 근무한다. 학생들은 재무?회계, 프로젝트 관리, 전략분석 및 마케팅 등의 분야에서 일하게 되며 분야는 면접을 통해 결정한다.


지난해 최종 합격 후 셋은 서로 다른 부서에 배치됐다. 김성윤 씨는 보잉상용기 부문을 담당하는 BCA에서 금융 업무를 담당했다. 김씨는 “일을 하면서 매력을 느낀 것 중 하나가 팀원들끼리 사이에 격이 없다는 점이다. 팀원들 사이에 의사소통이 원활히 이뤄졌다”고 말했다.


보잉, 글로벌 인턴십 수료자 3인 “미국 본사 근무 인턴만의 특권이죠”


박재연 씨는 다른 부서를 지원하는 SSG에서 금융 업무를 담당했다. 보잉의 전 세계 지점 비용 처리를 담당하는 부서다. 박씨는 “인턴이지만 책임감을 느끼고 일을 할 수 있는 업무가 주어졌다. 때로는 외주 기업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지원 씨는 BCA에서 고객 항공사 서비스 담당 업무를 맡았다. 김씨는 “항공사에서는 누구보다 조종사와 정비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들을 교육하는 부서에서 업무를 도왔다”고 말했다.




6개월의 인턴 기간 동안 셋은 보잉의 매력에 빠졌다. 셋은 보잉의 가장 큰 장점으로 임직원 간의 소통을 꼽았다. 박재연 씨는 “매월 임원들과 함께 대화하는 자리가 공식적으로 열린다. 일방적으로 임원들의 의견을 전달하는 자리가 아니다.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질문을 제시할 수 있는 토론 자리다”고 했다.


김지원 씨 역시 “프로젝트 수행과정에서 회사 내 누구와도 만날 수 있다. 대표이사를 직접 볼 기회도 있다. 인턴의 의견까지 수렴하려는 기업문화가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보잉의 체계화된 지원도 강점이다. 보잉은 인턴에게 6개월의 급여는 물론 왕복 항공권 및 체류비용을 제공한다. 프로그램 역시 항공업계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인재 육성 교육으로 구성돼 있다.


보잉, 글로벌 인턴십 수료자 3인 “미국 본사 근무 인턴만의 특권이죠”


채용과정 영어는 기본, 글쓰기 능력도 갖춰야

IBIP의 채용과정은 서류와 면접으로 이뤄지며, 모든 과정은 영어로 진행된다. 셋은 이 과정을 어떻게 통과했을까.


서류전형은 면접에 참여할 15명의 후보를 뽑는 과정으로 경쟁률이 가장 높다. 박재연 씨는 “내가 했던 경력을 최대한 자세히 기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성윤 씨는 서류에서 신속성과 융화 두 가지 측면을 강조했다. 김지원 씨도 다양성, 열정, 독창성 세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했다. 그녀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내가 경험했던 대학 시절 경력을 나열한 것이 서류전형에서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면접에는 본사 직원이 면접관으로 참여한다. 면접에서 박재연 씨는 정석을 택했다. 그는 예상 질문을 미리 준비하고 그에 맞는 사전 답변을 만들었다. 박씨는 “보잉에서 생산하는 제품에 관한 질문을 받았는데, 미리 공부했던 것이라 당황하지 않고 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김성윤 씨는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면접 통과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그는 면접 당시 면접관에게 생각할 시간을 달라는 의사 표현을 하기도 했다. 김씨는 “성급하게 모르는 것을 말하기보다 충분히 고민하고 답하는 것이 더 좋다고 당시에는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IBIP는 서류통과자에 한해 전화 면접을 시행한다. 전화는 예고 없이 걸려온다. 김지원 씨는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과정에서 왜 내가 보잉에 가고 싶은지를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IBIP는 면접 후 에세이 작성 테스트를 진행된다. 제한된 시간 내 특정 주제에 관한 본인의 생각을 정리하는 방식이다. 셋이 지원할 때는 ‘너의 미래 청사진을 그려보라’는 주제가 제시됐다. 김성윤 씨는 “인턴 업무를 하다 보면 이메일부터 보고서 작성까지 영어 작문 능력이 필수다. 그 부분을 점검하기 위한 과정 같다”고 설명했다.


보잉, 글로벌 인턴십 수료자 3인 “미국 본사 근무 인턴만의 특권이죠”


인턴 수료 후 그들은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짧은 6개월이었지만 그들에게는 성장의 시기였다. 박재연 씨는 “시야가 확실히 넓어졌다. 국내가 아니라 글로벌이라는 큰 무대에서 일하는 인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졌다. 직접 부딪혀 보니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김성윤 씨 역시 “보잉 근무를 통해 배울 점이 많았다. 전략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을 더 확고히 하게 됐다”고 전했다.


김지원 씨는 “보잉에서는 사람들이 너무 즐겁게 일하더라. 일도 이렇게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앞으로 나 역시도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