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프레소처럼 깊고 라테처럼 부드러운 찬우. 클래식한 커피 향기처럼 꾸밈없는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클래식한 커피 향기처럼

체크무늬 셔츠 라코스테, 퀼팅 재킷 바버


간단히 자신을 소개한다면?

현재 성균관대 연기예술학과에 재학 중인 최찬우입니다. 나이는 스물두 살이에요. 남들보다 늦게 입학한 만큼 더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투표 열기가 뜨거웠는데, 결과를 예상했나요?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처음에 후보자들을 보고 ‘졌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묘하게 승부욕이 생기더라고요. 간절한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 제게 투표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평소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은 편인가요?

많진 않지만 그렇다고 적진 않은 것 같아요. 친구들과 노는 것을 좋아하고 얘기하는 것도 좋아해요. 가끔 뜬금없는 말을 해서 주변 사람들로부터 ‘허당’이라는 소리를 듣지만요. 그런 모습에서 인간미가 느껴지지 않을까요? (웃음)


본인이 생각하는 ‘최찬우’는 어떤 사람이에요?

다른 건 몰라도 제 분야에서만큼은 냉정하고 엄격한 사람인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완벽주의 기질이 있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저는 완벽하기보다 제가 맡은 배역을 누구보다 잘 표현하고 싶어요. 선생님의 “무대는 놀이터지 전쟁터가 아니야. 그것을 만드는 것은 너의 연습량이야”라고 하시던 말씀이 가슴에 와 닿았어요. 그래서인지 스스로에게 냉정하고 엄격해지는 것 같아요. 자문자답하며 고민도 많이 하고요.


클래식한 커피 향기처럼

셔츠 TNGT, 니트 톱 트루젠, 가죽 스트랩 시계 트리바, 팬츠 본인 소장품


배우를 꿈꾸게 된 계기가 있나요?

어릴 땐 축구선수가 되고 싶었지만, 교통사고로 꿈을 접어야 했죠. 어린 나이에 방황도 많이 했어요. 중학교 입학 전에 개인적으로도 많이 힘들었거든요. 새로운 곳으로 이사하면서 전학을 갔는데, 적응하기도 힘들고 무엇보다 혼자 남겨진 듯한 기분이 많이 들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차태현 주연의 영화 〈복면달호〉를 보고 결국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이뤄내는 주인공의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어요. 그때부터 제 꿈에 대해 다시 고민하게 됐고,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연기를 시작하길 잘했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었나요?

부모님이 저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하셨어요. 아까 말했듯이, 제가 삼수 만에 대학에 합격했거든요. 합격이라는 글자에 3년간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면서 너무 감사하더라고요. 이후 어떤 대회에 나가게 됐는데, 운 좋게 1등을 했어요. 그날 부모님은 오시지 못했지만 대회 영상을 본 부모님의 표정이 지금도 잊히지 않아요. 그때 처음으로 연기하길 잘했다고 생각했어요.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나요?

어떤 역할이든 시켜만 주시면 정말 열심히 할 자신 있어요. 우선 3가지 역할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첫 번째는 드라마 〈미생〉의 장그래 역이에요. 극 중 “모르니까 가르쳐주실 수 있잖아요. 기회를 주실 수 있잖아요”라는 대사가 있는데 장그래가 저와 닮았다고 생각했어요. 저도 연기에 대해 많이 배우고 싶거든요. 두 번째는 영화 〈파파로티〉의 장호 역이에요. 영화를 보는 내내 눈물을 많이 흘렸어요. 영화 속 장호의 촌스럽지만 순순한 모습이 저와 비슷한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시그널〉의 박해영 역도 해보고 싶어요. 저와는 180도 다르지만 부드러우면서 카리스마 있는 모습이 매력적으로 보였거든요.


연기 말고 요즘 관심사는 뭐예요?

춤추는 것을 좋아해요. 3년 전 현대무용을 시작하고 춤의 매력에 푹 빠졌어요. 아무 생각 없이 음악에 몸을 맡기고 춤을 추다 보면 자유로워지는 느낌이 들어요. 틀에 박히지 않은 날것의 느낌이랄까.(웃음) 연습이 끝난 뒤 조명이 켜진 연습실 바닥에 누워 있다 보면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클래식한 커피 향기처럼

니트 톱 지이크, 맥 트렌치코트 TNGT, 데님 팬츠 플랙, 슈즈 부테로, 클러치백 질스튜어트 액세서리, 나토 밴드 시계 다니엘 웰링턴


엄청 바빠 보여요.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나요?

요즘 중간고사 기간이라 시험공부 때문에 정신없어요. 사실 성균관대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가 공부거든요. 고등학교 때만 해도 공부보다 연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입시를 준비하면서 배우는 늘 깨어 있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늦게 깨달은 만큼 열심히 공부하는 중이에요. 그리고 올겨울 교내에서 졸업 공연을 하는데 단역으로 참여하게 돼 교수님, 선배님들과 열심히 연습하고 있어요.


쉬는 날엔 뭘 하나요?

겉보기와 달리 운동을 좋아해요. 요즘은 시간이 없어 자주는 못하지만 헬스나 맨몸 운동을 3년째 하고 있어요. 책을 보거나 기타와 피아노를 연습할 때도 있고요. 이번 겨울방학에는 승마를 배워보려고요.


연애 중이에요? 이상형이 궁금해요.

아니요. 인상이 강해 보여서인지 여자들이 저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요. 딱히 이상형은 없어요. 그냥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제 이상형이겠죠. 그래도 굳이 이상형을 찾는다면 배우 오연서요.


20대를 어떻게 보내고 싶나요?

인생에서 20대는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들었어요. 스스로 많은 것을 배우고 도전하고 깨지고 다시 일어나는 경험을 하면서 ‘최찬우’라는 사람이 발전하고 성장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글·진행 이진이 기자 zinysoul@hankyung.com

사진 임영균(ODD studio)

모델 최찬우(성균관대 1)

헤어·메이크업 이수연

어시스트 김민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