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감춰진 인체의 ‘아름다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아름다운 인체상을 모욕적으로 대했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심지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남성 성기를 꼭꼭 감췄다"는 서구언론의 비아냥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문제는 전시관 2개 층에 높이의 조각상을 한눈에 바라볼 수 없게 설치했다는 것입니다. 1층에선 다비드의 하체만, 2층에선 다비드의 상체만 보이게 했습니다. 특히 허리 부위는 팔각형 석판과 기둥에 가려 '중요 부위'를 꽁꽁 싸맨 모양새가 됐습니다. 그나마 일반 관람객에겐 1층 출입도 금지됐다고 합니다.
특히 사시에 두상이 납작한 얼굴도 매력적인 남성상과는 거리가 멉니다. 콧구멍도 매우 넓습니다. 대신 다비드상의 오른쪽 뺨 아래에서 바라본 얼굴에선 공포와 긴장이 서린 다비드상의 표정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런 점이 모두 무시되고, 조각상의 전체 모습을 볼 수도 없고, 아래에서 바라보는 것은 불가능하며, 중요 부위(?)는 비정상적으로 가려졌고, '못생기고' 결함이 많은 얼굴만 정면에서 가까이 볼 수 있도록 했으니 사실상 조각품 감상에 '테러'를 가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지적입니다.
하지만 피에타상은 인간이 보라고 만든 것이 아니라고 하는데요. 신의 시선, 천사의 시선인 위에서 피에타상을 바라보면 전혀 다른 이미지가 드러납니다. 마치 "너희들 보라고 만든게 아니다!"라는 일갈이 들리는 듯 합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