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KAIST 주최 '디지털 빅뱅, 메타버스 기술' 온라인 국제포럼이 열린 가상 메타버스 무대. KAIST 제공
8일 KAIST 주최 '디지털 빅뱅, 메타버스 기술' 온라인 국제포럼이 열린 가상 메타버스 무대. KAIST 제공
메타버스가 디지털 시대 핵심 산업으로 급부상하는 가운데, 앞으로 10년 안에 현실과 구분이 안 되는 메타버스가 구현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메타버스는 시공간 제약을 뛰어넘는 교육을 가능하게 하는 등 교육 혁신에도 기여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프랭크 스타니크 독일 함부르크대 교수는 8일 KAIST가 연 '디지털 빅뱅, 메타버스 기술' 온라인 국제포럼에서 "앞으로 5~10년 후엔 컴퓨터 그래픽 디스플레이가 현실과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니크 교수는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 분야를 10년 이상 연구해온 전문가다.

스타니크 교수는 "실제와 구분이 안 되는 메타버스를 구현하려면 500~1000테라플롭스(Tflops) 수준의 지속적인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지금은 6테라플롭스 수준인데, 5~10년 후엔 500~1000테라플롭스까지 발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타버스를 구현하는 디바이스에도 획기적인 진화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2030년께엔 AR·VR 기반 스마트 안경이 스마트폰 이용자를 추월할 것"이라며 "스마트안경도 점차 콘텍트 렌즈 수준으로 소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언젠가는 브레인컴퓨터인터페이스(BCI)도 상용화돼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작동시킬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했다.

메타버스 기술 발전은 교육에도 큰 변화를 불러올 것이란 진단도 이어졌다. 김범주 유니티코리아 본부장은 "메타버스에서는 학생이 문자, 사진 등을 보고 배우는 것을 넘어 가상 세계에서 직접 경험하며 배울 수 있다"며 "교육 방식, 학습 효과 등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교육용 AR·VR 기업 쓰리디베어(3Dbear)의 유씨 카얄라 최고경영자(CEO)는 "AR과 VR 환경에선 과학, 예술, 직업 등 교육에서 이전엔 할 수 없던 다양한 실습이 가능하다"며 "가령 가상 세계 안에서 공장 환경을 재현해 공장 운영 원리 등을 배울 수 있다"고 했다.

일하는 방식의 변화도 메타버스가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AR·VR 솔루션 기업 스페이셜의 이진하 공동창업자는 "현재 많이 쓰이는 화상회의 플랫폼으로는 사람들 간 물리적 심리적 거리감을 좁히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페이셜의 솔루션은 3차원 공간 안에서 자신을 닮은 아바타들끼리 직접 소통할 수 있어 심리적 거리가 훨씬 좁혀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케팅 담당자, 제조 담당자 등이 3차원 가상 공간에서 실시간 협업하는 모습도 일반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기동 KT 엔터프라이즈부문 상무는 "메타버스로 새로운 경험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따뜻한 온도를 가진 기술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며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고 불평등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기술을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민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