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웨이브 전자파로 가공한 홍삼이 암세포의 전이를 막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26일 강릉분원 천연물연구소 천연물 소재연구센터 함정엽 박사팀이 서울아산병원 고현석 박사와 공동연구로 마이크로웨이브 전자파를 활용한 홍삼 가공법을 개발해 홍삼 주요 활성 성분인 진세노사이드를 20배 이상 증대시켰다고 밝혔다.
홍삼에는 배당체라 불리는 화합물의 일종인 진세노사이드가 함유돼있다.
이중 Rg3, Rk1, Rg5 등의 성분은 암세포의 전이를 유도하는 단백질의 이동을 막을 수 있다.
기존에 출시된 홍삼 가공식품은 9번 찌고 말리는 방식을 되풀이하는 9증 9포 가공법으로 만들어졌다.
연구진은 9증 9포 가공법 등 기존 홍삼 가공 방법과 달리 밀폐형 용기에 마이크로웨이브 전자파를 쏘이는 가공법을 개발해 Rg3, Rk1, Rg5 등의 성분을 20배 이상 늘렸다.
연구진이 증대시킨 홍삼 활성 성분들은 암세포 전이를 유도하는 'TGF-β1' 단백질과 암세포를 억제하는 효과를 냈다.
폐암뿐만이 아니라 전립선암, 자궁경부암, 피부암 등 암세포도 예방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함정엽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홍삼 성분이 암세포 사멸뿐만 아니라 암의 전이를 억제해 항암 효과를 증대시킬 수 있음을 입증했다"며 "마이크로웨이브 전자파 제조 방법으로 개발한 홍삼은 가공조건에 따라 홍삼 유효성분 함량을 조절할 수 있어 다양한 질환의 맞춤형 기능성 소재를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인삼 연구 분야 국제 학술지인 '고려인삼학회지'(Journal of Ginseng Research) 최신호에 게재됐다.
공공조달 혁신제품개발·지역주민 참여형 사회문제해결에 300억원 투입 국민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공공성이 높은 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공공기관과 연구자가 기술개발에 힘쓴다. 수요자와 연구자가 함께 문제를 정의하고 과학 기술적 해결방안을 탐색하는 '리빙랩'에 기반을 둔 기술개발을 추진한다. 정부는 기술개발과 공공 조달을 연계해 상품 출시를 돕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공공 조달 연계형 혁신제품 개발과 지역주민 참여형 사회 문제해결 등에 300억원을 투입하는 추진계획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공공수요 기반 혁신제품 개발과 실증 작업에는 50억원을 지원한다. 공공서비스 개선처럼 필요하지만, 제품이 없는 경우 기술개발부터 공공 조달까지 연계해 제품을 개발할 수 있게 돕는다. 정부는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수요를 발굴하고 연구자와 수요기관이 함께 기술개발과 적용방안을 도출하도록 할 계획이다. 올해 7월부터는 5개 과제를 선정해 기술개발에 착수한다. 이후 과기정통부는 개발기술이 공공 조달과 연계될 수 있도록 조달청과 협업한다. 지역주민과 지방자치단체, 연구자가 함께 참여해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연구개발(R&D)에는 57억원을 지원한다. 이중 신규과제에는 37억원을 투입한다. 과기정통부는 지자체를 대상으로 6월께 지역문제 수요조사를 하고, 문제를 해결할 연구자와 지역주민이 함께 해결방안을 기획하도록 할 계획이다. 연구개발은 내년부터 시작한다. 다양한 재난 상황에 응용 가능한 서비스를 개발하는 '재난 안전 플랫폼 기술개발' 사업에는 40억원을 투자한다. 중앙행정기관과 지자체의 수요를 조사해 4월께 사업을 공모하고 7월 중 사업을 시작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처럼 예상하지 못한 재난 안전 문제에 대응하는 R&D 지원에는 70억원을 투입한다. 정밀재활치료 등 재활 운동 빅데이터 플랫폼 기술개발에는 50억원을 들인다. 보건복지부,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업해 재활 관련 건강 데이터를 확보하고 올해 2분기 중 기술개발을 시작한다. /연합뉴스
'행성 사냥꾼' 테스 관측자료서 확인…별 6개 항성계 4개로 늘어 지구에서 약 1천900광년 떨어진 에리다누스자리에서 6개의 별(항성)이 하나로 묶여 서로 빛을 가리는 희귀 6중성계가 발견돼 학계에 보고됐다. 'TIC 168789840'으로 명명된 이 항성계는 두 개의 별로 된 쌍성계 3개로 구성돼 있다. 6중성계 자체가 드문데다 각 쌍성계가 서로 다른 중심을 돌면서 중력으로 묶여 단일 항성처럼 움직이며 상대 별의 빛을 가리는 식(蝕)을 해 더욱 특이한 것으로 지적됐다. 6중성계는 지구에서 51광년 떨어진 쌍둥이자리의 카스토르를 비롯해 3개밖에 관측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와 정식 출간 전 논문이 수록된 온라인 저널 '아카이브'(arXiv.org) 등에 따르면 미국항공우주국(NASA) 고더드 우주비행센터의 데이터 과학자 브라이언 파월 연구원이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외계행성 탐사 위성 '테스'(TESS)의 관측 자료를 이용해 6중성계 TIC 168789840을 확인하고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논문은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 (The Astronomical Journal)에 정식 수록될 예정이다. '외계행성 사냥꾼'으로도 불리는 테스는 행성이 별 앞을 지날 때 별빛이 일시적으로 줄어드는 것을 포착해 직접 관측이 어려운 외계행성의 존재를 파악한다. 이는 원래 별이 다른 별 앞을 지날 때 별빛의 변화를 관측해 별의 크기와 질량, 온도 등을 파악하던 것을 응용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런 점을 활용해 테스 관측 자료에서 다중성계의 별빛 변화를 학습해 새로운 다중성계를 찾아내는 인공지능인 '신경망'(neural network)을 고안했다. 이 신경망은 8천만 건에 가까운 테스 관측 자료를 분석해 TIC 168789840을 비롯한 다중성계 후보를 뽑아낸 뒤 "매의 눈을 가진 매우 열정적인" 전문가와 아마추어 천문학자들에게 공개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TIC 168789840가 6중성계라는 점을 확인하고 특성도 파악했다. 이 6중성계는 각각 1.5일(38시간)과 1.3일(31시간) 주기로 식이 발생하는 두 개의 쌍성계가 내부에서 3.7년을 주기로 돌면서 4중성계를 구성하고, 8.2일(197시간) 식 주기의 남은 쌍성계는 외곽에서 약 2천 년 주기로 4중성계를 도는 형태로 돼 있다. 4중성계에 포함된 별들은 서로 너무 가까이 붙어있어 외계행성이 있었어도 튕겨나가거나 흡수됐을 가능성이 높으며 외곽의 쌍성계만 외계행성을 갖고 있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논문 공동 저자인 헝가리 버여(Baja) 천문대 천문학자 타마스 보르코비츠 박사는 뉴욕타임스와의 회견에서 TIC 168789840 내에 행성이 있어 누군가 하늘을 본다면 네 개의 별이 아주 밝게 떠 있는 가운데 "(영화 스타워스에 나오는) 타투인 행성의 루크 스카이워커처럼 두 개의 태양을 볼 것"이라고 했다. 연구팀은 방대한 가스구름에서 우선 3개의 별이 만들어져 3중성계가 구성된 뒤 이 별들이 고밀도의 가스구름을 만나 가스원반이 형성되고 작은 규모의 짝별이 만들어졌을 수도 있는 것으로 제시했다. /연합뉴스
백종범 교수팀 연구…"유기반도체 개발에 큰 진전 기대"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전하이동도(mobility)를 개선한 고성능 2차원 유기반도체 소재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UNIST에 따르면 에너지화학공학과 백종범 교수 연구팀은 방향족 고리화 반응을 통해 '씨파이브엔(C5N) 2차원 유기 고분자 구조체'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 구조체를 얇은 필름 형태로 만들어 반도체 트랜지스터 소자에 쓰면 전하이동도가 수십 배 이상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염화수소를 도핑하면 전기전도도(conductivity) 또한 크게 높아져 전도성 물질로 쓸 수 있다. 유기반도체는 유연하고 가벼울 뿐만 아니라 낮은 공정비용과 물성 조절의 용이성 등 다양한 장점 때문에 무기물 실리콘 반도체를 대체할 소재로 최근 수십 년간 활발하게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유기반도체는 기대치에 못 미치는 전하이동도 때문에 무기반도체 소재를 대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전하이동도란 소재 내부에서 전자나 정공이 움직이는 빠르기다. 전하이동도가 낮은 소재로 반도체 소자를 만들면 전기적 신호 전달이 더뎌지고, 디스플레이 등에서 색상 변환 지연 등의 문제가 나타난다. 연구팀은 두 종류의 화학물질인 헥사아미노벤젠과 파이렌에트라케톤을 반응시켜 씨파이브앤 구조체를 얻었다. 이 구조체는 탄소로만 6각 고리를 이루는 그래핀과 달리 2차원 구조에 균일한 기공과 질소 원자가 첨가돼 전하이동도가 우수하다. 이제껏 보고된 유기반도체 전하이동도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이 구조체의 고리 구조는 방향족 고리화 반응(반응 결과물이 벤젠 고리와 같은 방향족이 되는 화학 반응)을 통해 얻은 것으로 매우 안정적이며, 600도 고온도 견딘다. 제1 저자인 자비드 마흐무드(Javeed Mahmood) 박사는 "구조의 모든 부분이 고리 모양으로 이뤄져 있어 기존 2차원 유기 구조체보다 화학적, 열적 안정성이 높다"며 "각종 고온 조건에서도 사용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구조체는 기존 전도성 고분자인 사슬형 폴리아닐린보다 전기전도도가 우수하며, 염화수소를 도핑하면 전도성이 140배 이상 향상돼 다용도 전도성 고분자로 쓸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백 교수는 "이번 연구로 2차원 고분자를 유기반도체 재료로 사용했을 때의 고질적 문제인 낮은 전하이동도를 극복했다"며 "앞으로 유기반도체 소자 개발에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에 20일 자로 게재됐다. 연구 수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리더연구자지원사업과 BK21 플러스사업, 우수과학연구센터, U-K 브랜드 육성사업 등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