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인기 많은 웹툰 ‘여신강림’
미국서 인기 많은 웹툰 ‘여신강림’
네이버와 카카오의 웹툰이 콘텐츠 강국 미국과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형 만화 플랫폼인 ‘웹툰 문화’가 신선하게 받아들여지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콘텐츠 시장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웹툰을 앞세워 현지에서 다양한 분야로 콘텐츠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미국 Z세대 겨냥한 네이버 웹툰

K웹툰, 콘텐츠 강국 美·日 안방 접수 나섰다
네이버는 미국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1분기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거래액은 전 분기 대비 60%가량 증가했다. 상승세를 주도한 곳은 북미 지역이다. 이 지역의 결제자는 전년 대비 세 배, 결제자당 결제금액은 두 배 이상 늘었다. 미국의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국형 만화플랫폼인 웹툰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미국 이용자의 75%가 10대, 20대인 Z세대로 이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스토어 엔터테인먼트앱 랭킹에서 넷플릭스, 틱톡, 훌루와 함께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젊은 세대가 네이버 서비스의 주 고객층이 된다는 것은 장기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1020세대는 트렌드를 주도하는 세대이기도 하면서 더 장기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고객층이다.

네이버는 이런 확장세에 힘을 보태기 위해 웹툰 자회사 지배구조를 미국 중심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네이버 웹툰 사업의 중심은 한국이었다. 네이버가 네이버웹툰을 자회사로 두고 네이버웹툰 산하에 웹툰엔터테인먼트(미국), 라인디지털프런티어(일본), 스튜디오엔(한국) 등 손자회사를 배치했다.

앞으로는 북미지역 사업을 총괄하는 웹툰엔터테인먼트가 네이버의 글로벌 웹툰 사업을 총괄한다. 웹툰엔터테인먼트가 네이버 자회사가 되고 그 아래 네이버웹툰(한국), 라인디지털프런티어(일본) 등을 두는 구조다. 그 일환으로 지난달 웹툰엔터테인먼트가 라인디지털프런티어 지분 70%를 확보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미국 법인을 네이버 웹툰 자회사들의 컨트롤타워로 정해 미국 시장에서 더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며 “디즈니, 넷플릭스 등 미국의 거대 콘텐츠회사들과 겨루며 시장 경쟁력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만화 강국 일본 안방 넘보는 카카오

카카오재팬이 운영하는 만화 플랫폼 '픽코마'
카카오재팬이 운영하는 만화 플랫폼 '픽코마'
카카오는 일본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카카오의 일본 만화 플랫폼 픽코마의 플랫폼 내 거래액이 130% 증가했다. 픽코마는 2016년 출시 후 매년 두 배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출시 이듬해인 2017년 연간 거래액이 전년 대비 14배로 늘었고 2018년에는 156% 증가했다. 작년 4분기에는 영업이익도 흑자 전환했다.

웹툰 플랫폼이 일본 소비자에게 신선하게 다가서면서 픽코마의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 만화시장은 종이만화와 종이만화를 디지털화한 ‘디지털 코믹’이 중심을 이룬다. 픽코마는 디지털 코믹뿐 아니라 모바일용으로 제작한 웹툰을 함께 유통한다. 국내 작가의 콘텐츠도 큰 역할을 했다. 디앤씨미디어의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은 지난달 픽코마에서 거래액 9886만엔(약 11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는 지금까지 픽코마를 운영하는 카카오재팬에 1000억원이 넘는 투자를 했다. 무료 서비스와 마케팅 등 픽코마 플랫폼 이용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쓴 돈이다. 카카오재팬은 2016년 47억원, 2017년 217억원, 2018년 381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일본 시장에서 자리잡기 위한 투자였던 셈이다. 이진수 카카오페이지 대표는 “일본 픽코마가 매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일본 시장을 거점으로 올해 글로벌 진출에 더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