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포함 7개 방송사, 유튜브와 협상 결렬

"콘텐츠 제값 받을 것" vs "한국만 예외 어려워"
"광고·플랫폼 주도권 양보 못해"…방송-유튜브 갈등 장기전 돌입

SBS MBC 등 지상파를 포함한 국내 7개 방송사와 유튜브의 콘텐츠 협상이 사실상 결렬됐다. 추가 협상은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브에서 ‘무한도전’을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기약이 없게 된 것이다. 이달 초 7개 방송사가 유튜브에 콘텐츠 공급을 끊은 뒤 양측은 꾸준히 협상을 진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입장 차를 좁힐 수 없어 이제는 유튜브와 방송사가 더 이상 대화를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방송사-유튜브 “양보 불가”

지난 1일부터 SBS와 MBC, 4개 종편, CJ E&M(tvN Mnet) 등 7개 방송사는 유튜브에 방송 콘텐츠를 올리지 않기로 했다. 7개 방송사가 회원사로 있는 온라인·모바일 광고대행사 ‘스마트미디어렙(SMR)’의 요구사항을 유튜브가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SMR은 유튜브 안에 방송사가 직접 관리할 수 있는 또 다른 플랫폼(플랫폼 인 플랫폼·PIP)의 설치와 광고 수익 비율 변경 등을 요구했다.

유튜브는 즉시 거부했다. 가장 난색을 표한 부분은 PIP다. 유튜브 자체가 플랫폼인데, 그 안에 또 다른 플랫폼을 넣으면 세계에 동일하게 제공하는 서비스의 사용자경험(UX) 등 일관성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SMR은 PIP를 통해 광고 재생 5초 뒤 ‘건너뛰기’를 할 수 있는 유튜브의 ‘트루뷰’ 광고 대신 건너뛸 수 없는 광고를 도입하려 했다. 유튜브가 가져가는 광고 수익을 기존 45%에서 10%로 줄여달라는 요구도 했다.

거듭된 협상에서도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다. SMR 관계자는 “SMR 자체가 ‘콘텐츠 제값 받기’를 위해 탄생한 회사”라며 “방송사가 만든 콘텐츠로 유튜브가 광고 수익을 거두는 것은 부당한 만큼 물러설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성공적으로 이뤄진 네이버 다음카카오와의 협상 때문에 ‘역차별’ 문제가 있어 더욱 예외를 둘 수 없다는 입장이다. 두 회사는 SMR의 요구대로 광고 수익 비율을 조정하고, 각각 네이버 TV캐스트와 다음 TV팟에서 콘텐츠 편성을 재량껏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유튜브는 특정 국가 사업자를 위해 플랫폼을 변형한 전례가 없다.

◆“아쉬울 게 없다”

국내에서 유튜브의 동영상 점유율은 PC 80%, 모바일 50%(코리안클릭 10월 기준)에 달할 정도로 높지만 콘텐츠 중단 이후 방송사 온라인 광고 수익은 오히려 증가할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방송사들이 유튜브에 콘텐츠를 제공하지 않지만 네이버 등 포털에서 90%의 광고 수익을 가져가기 시작해 온라인 광고 수익은 오히려 이전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지상파 방송 관계자는 “그동안 유튜브를 통해 벌어들인 광고 수익은 미미하다”며 “다양한 채널에서 콘텐츠를 선보일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실질적 손해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튜브의 타격도 크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유튜브 이용자의 90%가량이 음악을 듣기 위해 유튜브를 이용하고, 분당 300시간의 콘텐츠가 올라온다”며 “이 가운데 한국 지상파 방송이 차지하는 비율은 그리 높지 않다”고 말했다. 플랫폼 변형을 허용하면서까지 반드시 잡아야 할 ‘킬러 콘텐츠’는 아니라는 것이다. 7개 방송사는 해외에서는 유튜브를 통해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허용해 ‘한류’ 홍보와 관련한 협력은 지속한다는 방침이어서 해외 사용자 확보에도 문제가 없다.

콘텐츠 공급 중단이 장기화하면서 온라인에는 동영상을 시청하는 방법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과 유튜브를 포털 사이트에서 함께 검색하면 우회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통해 동영상을 보는 요령이 검색된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기존 방송사업자와 인터넷미디어(OTT) 간에 벌어진 갈등 중 하나”라며 “유튜브로 지상파 방송을 보던 시청자의 불편은 장기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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