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7년 만에 전기요금을 인상할 수 있다는 소식에 주가가 급등했다. 이번 전기요금 조정은 유가에 따라 전기요금을 조정하는 ‘연료비 연동제’에 따른 조치다. 증권업계는 이 제도로 한국전력이 안정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한전의 반전…7년 만에 전기요금 인상 기대, 6.4% 급반등
16일 한국전력은 6.45% 오른 2만4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전력은 소위 ‘엉덩이가 무거운 주식’으로 통한다. 지난해 코스피지수가 고공행진을 하는 와중에도 좀처럼 주가가 오르지 않아 코로나19 이전 주가 대비 25% 하락한 2만원 내외에서 거래됐다. 지난 한 달 동안은 2만3000원 수준을 횡보했다.

이날 주가가 급등한 것은 오는 22일 한국전력이 2분기 전기요금을 3%가량 올릴 수 있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전기요금이 인상되면 7년4개월 만의 인상이다. 작년 12월 연료비 연동제 도입 이후로는 두 번째 조정으로, 1분기에는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전기료가 3% 인하됐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발표된 2월 관세청 무역통계 가격을 고려하면 연료비 연동제 산출 방식에 따라 2분기 전기요금이 2.07원(㎾h당) 인상돼야 한다”며 “2분기 전기요금도 추가로 인하되리라는 예상과 달리 천연가스 수입단가가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산업통상자원부가 개편한 전기요금제에 따라 화력발전 연료로 쓰는 석유·가스·석탄 가격 변동분이 3개월 단위로 전기요금에 반영된다. 이전까지는 유가 변동이 전기요금에 즉각 반영되지 않아 한국전력은 유가가 오를 때마다 손실을 봤다. 2019년에는 유가 상승으로 208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증권업계에선 연료비 연동제로 한국전력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기요금 체계 개편안이 확정됐기 때문에 한국전력의 실적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전기요금이 오랫동안 조정되지 않고 탈원전 정책까지 시행되면서 2016년 이후 한국전력의 밸류에이션은 계속 저평가됐지만, 이제 재평가받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