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사상 처음 7만원대에 올라섰다. D램 가격이 조기에 회복될 것이란 전망과 내년 파운드리(수탁생산) 사업에 대한 기대가 겹친 영향이다.

삼성전자 '7만전자' 터치
삼성전자는 이날 0.29% 오른 6만9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7만5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시가총액은 417조원을 넘었다. 하반기 들어서만 20%가량 오르며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15%)을 웃돌았다. 11월 초부터 지난 2일까지 외국인이 1조5728억원어치 순매수하며 ‘7만 전자’의 1등 공신이 됐다. 하지만 여전히 외국인 보유율은 56.3%로, 연초(57.1%) 대비 낮은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말 이후 수차례 6만원대 안착에 실패했다. 그래서 ‘5만 전자’ ‘6만 전자’란 말도 나왔다. 하지만 11월 6만원대에 안착한 뒤 한 달 만에 7만원을 찍었다.

가장 큰 이유는 D램 업황 회복 기대다. 삼성전자의 올 4분기 D램 출하량은 기존 회사 측 가이던스(전 분기 대비 1~2% 증가)를 훨씬 웃돌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당초 내년 2분기로 예상됐던 D램 고정가격 상승 시점이 2월로 앞당겨지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엔 공급 부족을 겪고 후년까지 장기 호황에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46조1792억원으로 3개월 전 전망치(43조5068억원) 대비 6.1% 늘었다.

내년 파운드리 사업 성장에 대한 기대도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파운드리 시장은 커지고 있는데, 이를 기술력으로 받쳐줄 업체는 사실상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뿐이다.

파운드리 사업 관련 기대는 높아진 삼성전자의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최근 주가 상승으로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3.6배까지 올랐다. 1년 전(11.7배)에 비해 높은 수준이지만 TSMC(27배)와 애플(30배)에 비해선 한참 낮다.

파운드리 사업부 확대, 매출 구조의 다변화 등을 고려하면 여전히 저평가란 분석이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