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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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비와 기름값이 좌우한 선거였다. 이란 전쟁과 관세 전쟁으로 인한 물가 상승 등으로 쌓여 온 유권자들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불만이 3일(현지시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압승을 이끌어냈다. ‘블루 웨이브(민주당 돌풍)’를 넘어 ‘블루 쓰나미’라는 평가가 잇달았다.

AP통신 집계에 따르면 4일 새벽 1시30분 기준 민주당은 상·하원에서 모두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 상원에서는 최소 53석, 하원에서는 최소 219석을 확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트루스소셜 게시물을 통해 “투표용지에 내 이름이 올랐더라면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을 것”이라면서 선거 패배를 인정했다. 양원 모두 민주당이 통제하게 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의제는 추진 동력을 상당히 잃게 될 전망이다.

이변이 속출했다. 당초 경합지로도 분류되지 않았던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고(故) 린지 그레이엄의 여동생 달린 그레이엄 공화당 현역 상원의원(62)이 소아과 의사 애니 앤드류스(45)에게 깜짝 패배했다. ‘공화당 텃밭’인 텍사스에서는 민주당의 제임스 탈라리코 후보(37)가 55% 수준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승리했다. 아이오와, 오하이오, 캔자스, 메인 등 주요 경합지에서도 민주당의 승리 선언이 잇달았다. 개표과정이 더딘 알래스카를 제외한 대부분의 경합지를 민주당이 싹쓸이했다.

하원에서도 민주당이 250석 이상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NBC 방송 등은 전망했다. 현재 의석(민주 214석)에서 40석 가량을 추가한다는 뜻이다. 쿡폴리티컬리포트와 같은 주요 선거매체들이 하원에서 민주당이 20석 정도를 추가하면 ‘역사적인 대승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 것을 크게 뛰어넘는 압도적 승리다. 외신들은 “충격적 결과”라는 헤드라인을 쏟아냈다.

민주당의 하원 탈환에 따라 내년 초 흑인 최초 하원의장 자리를 예약한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승리연설에서 “오늘 밤 승리한 것은 미국”이라면서 “위대한 미국이 다시 돌아왔다”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극우 인플루언서 로라 루머는 엑스(X)에 “미국은 끝났다”고 적었다.

송원석 한인유권자연대 사무총장은 “공화당 텃밭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잇달아 당선된 것은 유권자들이 평소 지지정당이 어디였느냐보다 현재 주머니 사정을 더 민감하게 생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시장은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S&P500과 나스닥100 등 주가선물 시장은 장 마감 후 민주당 압승 소식에 소폭 하락세를 보였다. 인공지능(AI) 투자 등이 줄어들고 데이터센터 건설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우려가 반영됐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