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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20조원 이상 추가 적립 전망
"옵트아웃·디폴트옵션도 큰 변화 예상"
2일 한국퇴직연금데이터 글라이드 리서치에 따르면 정부가 연내 통과를 목표로 하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 통과돼 3단계 의무화가 모두 시행되면 △2028년 약 7조원 △2029년 약 14조원 △2030년부터 매년 20조원이 추가로 사외적립될 것으로 관측된다. 해당 금액은 임금 상승에 따라 해마다 늘어날 전망이다.
앞서 정부는 내년부터 1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2028년엔 100인 이상, 2029년엔 10~99인 사업장, 2030년엔 10인 미만 사업장까지 3단계로 나눠 모든 사업장의 퇴직급여 사외적립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퇴직금을 사내 적립했을 때 생기는 임금체불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다.
글라이드 리서치 관계자는 "퇴직연금 적립금은 지금도 기존 가입자 부담금 납입과 운용수익으로 매년 수십조원씩 늘고 있다"며 "새로 퇴직연금을 도입해야 하는 사업자 수 기준으로는 약 90%가 2030년(3단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로 일시금 대신 연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자동 연금지급(Opt-out·전에 일시금 수령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자동으로 연금 지급)' 제도에도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이다. 연금수령 데이터를 보면 2024년 중도활용(18조원) 중 15조원이 이직·퇴직 후 IRP(개인형 퇴직연금)를 중도해지한 금액이었다. 노후자금이 가장 많이 움직이는 시점이 이직 때라는 의미로, 자동 연금지급이 55세 전 IRP로 옮겨진 퇴직급여까지 포괄하는지가 연금수령 촉진 효과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근로자가 운용 계약사 등을 정하지 않았을 경우 사전지정 운용에 맡기는 '디폴트 옵션'은 적용 예정 통보 시점을 퇴직연금 '만기 4주 후'에서 '만기 2주 전'으로 당겨 자금 방치를 예방할 계획이다. 글라이드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디폴트옵션은 도입 후 처음으로 1조4000억원이 순유출됐고, 안정형에서 빠진 자금 중 디폴트옵션 내 실적배당형으로 옮겨 간 비중은 6.2%에 그쳤다.
글라이드 리서치는 이번 법안 통과로 규모의 경제를 갖춘 소수 대형 기금 중심으로 퇴직연금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금형 대상인 DC(확정기여형)·IRP가 운용 중인 272조5000억원 규모는 호주 대형 기금 평균 규모로 약 8개 분량에 달한다. 앞서 도입된 푸른씨앗은 출범 후 4년 만에 적립금 1조9000억원과 가입 사업장 4만2000여곳을 확보한 사업자로 성장했다.
영주닐슨 한국퇴직연금데이터 대표는 “이번 방안은 퇴직급여를 회사 장부에서 근로자 계좌로 옮기는 큰 전환"이라며 "의무화가 완성되면 지금 가입하지 않은 근로자 약 611만명의 퇴직급여가 매년 약 20조 원씩 임금 상승에 따라 해마다 더 늘어나며 추가로 사외에 쌓이고, 기금형과 사업자 평가 개편으로 시장의 경쟁 기준도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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