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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지지율 73%
시위 대신 정권에 기대 걸어
최근 유럽에서는 고물가와 복지 축소에 항의하는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고물가와 저성장, 막대한 국가채무, 세대 간 격차라는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 일본에도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일본 청년들도 치솟는 물가와 주거비, 늘어나는 세금과 사회보험료, 불확실한 연금 때문에 부모 세대보다 가난해질 수 있다는 불안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거리로 나선 유럽 청년들과 달리 일본 청년들은 오히려 정부에 높은 지지를 보내고 있다.
젊을수록 다카이치 지지율 높아
26일 테레비도쿄와 니혼게이자이신문의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의 지지율은 62%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39세 이하가 73%로 가장 높았다. 40~50대는 65%, 60세 이상은 56%였다. 나이가 젊을수록 다카이치 내각을 지지하는 경향이 뚜렷했다.청년층의 높은 지지율을 일본 사회 전반의 보수화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 다카이치 총리의 안보·이민·가족 정책에 모두 동의한다기보다 기존 정치인과 다른 지도자가 자신의 삶을 바꿔줄 것이라는 기대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럽과 일본 청년층을 가르는 가장 큰 차이는 고용이다. 유럽연합 통계국에 따르면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의 25세 미만 실업률은 20%를 웃돈다. 반면 일본의 전체 실업률은 2%대이고, 청년 실업률도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저출산에 따른 노동력 부족으로 대학을 졸업하면 일자리를 구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는 편이다.
심승규 아오야마가쿠인대 국제정치경제학부 교수는 “임금과 처우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취업 자체가 막힌 유럽 청년과는 출발점이 다르다”며 “유럽 청년들처럼 기성세대와 높은 부담에 대한 불만은 크지만, 시위와 같은 집단행동으로 표출될 정도로 절박하지는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적 효능감이 낮은 점도 영향을 미친다. 시위에 나서거나 투표해도 정책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청년이 적지 않다. 고령층의 인구 비중과 투표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탓에 청년층의 요구가 정책에 제대로 반영되기 어렵다는 체념도 깔려 있다. 불만이 거리의 시위보다 소비와 결혼·출산의 포기, 온라인상의 냉소와 정치적 무관심으로 나타나는 배경이다.
성과 없으면 돌아설수도
심 교수는 “출범 초기 다카이치 정부에 대한 일부 청년층의 지지율은 90%에 달했다”며 “일본 청년의 침묵은 사회가 안정돼 있다는 증거라기보다 정부가 성과를 내는지 지켜보는 유예 기간에 가까울 수 있다”고 말했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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