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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고금리에 사라진 할로윈 특수
최근 미국 버지니아 일대에서 흔히 나누게 되는 대화다. 22일(현지시간) 버지니아 페어팩스 카운티 일대의 주택가를 살펴보면 할로윈(10월31일)이 불과 열흘도 남지 않았는데도 화려한 장식을 한 집이 예년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해에는 다양한 장식을 했던 집들이 올해는 호박 몇 개를 문 앞에 두는 데 그친 경우가 많았다. 솜이나 천을 이용해 저렴하게 장식을 하는 데 머문 이들도 있었다. 비교적 부유한 동네에서는 여전히 할로윈 장식을 화려하게 하는 반면, 상대적으로 집값이나 월세가 낮은 곳일수록 장식을 덜 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온라인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서 한 사용자가 “올해 할로윈 분위기가 예년만 못하다는 것을 느끼느냐”고 묻자 그 아래에는 “사탕 값이 너무 비싸다”, “할로윈(비용)과 기름값+식료품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등의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다른 이용자는 “올해는 사탕과 장식 중에서 하나를 골라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둘 다 감당할 수는 없다”고 했다. 달러트리·달러라마 같은 저가용품점을 활용해 보라는 조언도 잇달았다.
하지만 지난해 관세전쟁에 이어 올해 이란전쟁까지 이어지면서 물가가 급등한 여파가 사람들의 소비 심리를 옥죄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3.7% 상승했다. 휘발유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34.2%, 전월 대비 9.1% 오른 게 직격탄이었다. 에너지 분야 전반의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20.4% 뛰었다.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자동차 및 주택담보대출 이자부담이 늘었고, 월세도 올랐다. 주거비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2% 올랐다.
미국 소비자심리는 역사적인 저점에 가깝다. 지난 9일 발표된 미시건대 소비자심리지수(예비치)는 46.3으로 지난 9월(48.1)이나 작년 10월(53.6)보다 크게 낮아졌다. 경기여건지수(44.7)는 전월 대비 12.2% 떨어졌다. 조앤 슈 미시건대 소비자조사담당 국장은 “소득이 적고 주식을 적게 가지고 있는 층의 심리가 급락했다”고 평가했다. LSEG·입소스가 지난 19일 발표한 소비자심리기본지수(PCSI)도 45.2로 201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0년 5월 코로나19 당시 저점(45.4)보다도 낮은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물가안정에 ‘올인’하는 모양새다. 연일 물가 대책을 내놓고 있는 그는 이날 주택담보대출 보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또 한국전쟁 당시 제정된 국방물자생산법(DPA)를 발동해서 최대 1억5000만달러를 투입, 미국의 정제유 생산량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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