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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지출 약정 3개월 새 1250억달러 증가
잉여현금흐름 14년 만에 적자…자금조달 우려 확산
엔비디아 4%·코어위브 10% 하락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메타는 전 거래일보다 6.98% 하락한 648.8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만에 시가총액 약 1200억달러가 증발했다. AI 관련 기술주가 일제히 하락하면서 나스닥지수는 2.60% 급락했다. 지난 6월 5일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S&P500지수도 1.21% 하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6.7% 떨어졌다.
이날 매도세를 촉발한 주요 요인 중 하나는 메타가 공개한 천문학적인 미래 지출 약정이었다.
메타가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향후 지급해야 할 리스료와 계약상 구매 의무, 조건부 구매 의무를 합산한 금액은 약 8250억달러에 달했다. 지난 7월 공개된 약 7000억달러보다 1250억달러가량 증가한 규모다.
구체적으로 아직 개시되지 않아 재무상태표에 리스부채로 반영되지 않은 계약의 지급 의무가 3557억달러에 달했다. 데이터센터 및 관련 인프라를 장기간 빌리는 계약으로, 일부는 2036년까지 순차적으로 시작된다. 이와 별개로 취소할 수 없는 구매계약 규모는 4545억달러였다. 외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서버와 네트워크 인프라, 리얼리티랩스의 소비자 하드웨어 등이 포함됐다. 향후 5년간 최대 147억달러의 클라우드 용량을 구매해야 하는 조건부 약정도 있었다.
8250억달러는 올해 새로 집행하는 설비투자액이 아니라 수년에서 수십 년에 걸친 미래 지급 의무를 합산한 금액이다. 그러나 메타가 미래에 부담해야 할 비용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사실은 투자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전날 메타가 발표한 실적에서도 이러한 징후가 드러났다. 메타는 올해 설비투자 전망치를 기존 1300억~1450억달러에서 1350억~1450억달러로 상향했다.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646억달러를 기록했지만, 잉여현금흐름(FCF)은 마이너스 21억2000만달러로 돌아섰다. 전년 동기에는 106억2500만달러의 현금이 유입됐다. 메타가 분기 기준 잉여현금흐름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2년 상장 이후 처음이다.
여기에 메타가 의결권 없는 클래스 C 주식을 신설해 향후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겠다고 밝힌 것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주식 추가 발행으로 기존 주주들의 경제적 지분이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메타는 새로운 주식을 통해 AI 투자와 인수합병 등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면서도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의 의결권은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자금조달에 대한 우려는 채권시장에서도 나타났다. 이날 메타의 5년 만기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장중 114.79bp(1bp=0.01%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CDS는 기업이 채무를 상환하지 못할 위험에 대비하는 파생상품으로, 프리미엄 상승은 채권시장의 신용위험 우려가 커졌다는 신호다.
메타에서 시작된 매도세는 AI 관련주 전반으로 번졌다. 엔비디아가 약 4%, 스페이스X가 9%, 데이터센터 기업 코어위브가 10% 하락했다. 반도체 장비업체 램리서치는 실적 발표 이후 12% 급락했다.
투자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AI 투자가 언제 수익으로 돌아올지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데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반면, 주요 AI 반도체는 수년이 지나면 새로운 제품으로 교체해야 한다. AI 수요가 예상보다 느리게 증가하면 기업들은 기존 투자비도 회수하지 못한 채 추가 투자를 요구받을 수 있다.
매슈 말리 밀러타박 수석시장전략가는 "AI 투자수익률이 핵심적인 의문이라며,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예상보다 훨씬 긴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이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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