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월스트리트저널(W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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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크루즈 여행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선내 직원들이 여행객을 끌어모으는 새로운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하루에 승객들과 100장 가까운 사진을 찍을 정도로 인기를 누리는가 하면, 이들과 함께 여행하기 위해 크루즈 일정을 바꾸는 팬들까지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미국 크루즈 업체 카니발 크루즈 라인의 대형 선박 ‘카니발 주빌리’ 호에서 근무하는 킨달 매기어의 하루를 소개했다. ‘파이어’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그는 SNS 팔로워가 약 30만 명에 달하는 인기 크루즈 디렉터다. 승객들이 그와 함께 여행하기 위해 크루즈 예약 일정을 바꿀 정도다.

실제로 플로리다주에 거주하는 한 승객은 매기어가 근무하는 크루즈에 탑승하기 위해 가족들과 함께 텍사스주까지 비행기를 타고 이동했다. 과거 다른 크루즈에서 매기어를 만났던 그는 “그녀는 배 전체를 열광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매기어의 업무는 선내 행사를 진행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아침 프로그램과 게임쇼를 진행하고, 댄스파티를 기획하며, 승객들에게 각종 안내 방송을 한다. 하루에 승객들과 찍는 사진만 70~100장에 달한다. 승객들은 슬롯머신의 위치부터 가족사진을 찍기 좋은 장소까지 그에게 물어본다. 매기어가 비 오는 날 스파 할인 행사를 안내하자 수십 명이 곧바로 예약하기도 했다.

날씨와 승객들의 취향에 따라 일정을 바꾸는 것도 매기어의 몫이다. 비가 내려 야외 행사가 취소되면 즉석에서 노래방이나 퀴즈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최근에는 승객 대부분이 텍사스 출신이라는 점을 고려해 미국프로풋볼(NFL) 경기와 겹치는 출항 파티 시간을 변경했다.

화려한 모습과 달리 업무 강도는 상당하다. 새벽부터 자정이 넘어서까지 일하며, 행사 사이에는 여러 층의 갑판을 오가며 의상을 갈아입는다. 승무원 근무표 작성과 안전훈련 계획, 물품 주문, 본사 보고 등 행정업무도 담당한다.

카니발 크루즈에는 매기어와 같은 크루즈 디렉터가 48명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통상 4~6개월간 선상에서 근무한 뒤 2개월간 휴가를 보낸다. 매기어 역시 같은 회사에서 크루즈 디렉터로 일하는 남편과 몇 달씩 떨어져 지낸다. 목소리를 아끼기 위해 전화 통화도 짧게 마칠 때가 있다.

크루즈 업체들이 디렉터를 중요하게 여기는 건 이들이 여행 경험의 질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카니발의 크루즈 디렉터들을 관리하는 리 메이슨은 정해진 운영 지침 안에서 개성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을 예술에 비유했다. 매기어는 “재미있는 건 질문이 아니라 답변”이라며 “승객들의 반응을 끌어내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