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0일 텍사스 댈러스에서 열린 공화당 집회에서 지지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 사진=A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0일 텍사스 댈러스에서 열린 공화당 집회에서 지지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 사진=AP
내달 3일 진행되는 미국 중간선거에서 알래스카 등 공화당 주지사들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선거전문매체 쿡폴리티컬리포트는 최근 분석 보고서에서 알래스카 주지사 선거 판세를 '경합(toss up)'에서 '민주당 소폭 우세(lean)'로 조정했다. 네브라스카, 오클라호마, 버몬트 3곳은 '공화당 확실(solid)'에서 '우세(likely)'로 한 단계 낮췄다. 4개 주는 모두 현재 공화당 주지사가 있는 주다.

이 매체는 앞서 현 공화당 주지사가 있는 아이오와에 대해 민주당이 '소폭 우세'하다고 평가했고, 오하이오는 '공화 소폭우세'에서 '경합'으로 조정했다. 일부 공화당 주지사가 민주당 주지사로 교체될 수 있다는 뜻이다. 쿡폴리티컬리포트는 "민주당이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주지사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될 가능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연방 상원의원 35명과 연방 하원의원 435명 외에 36개 주 및 3개 자치령의 주지사도 새로 뽑힌다. 미국의 50개 주 주지사는 현재 공화당 26명, 민주당 24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에서 이번 선거 대상 36개주의 주지사는 공화당 18명과 민주당 18명으로 딱 반반이다. 민주당이 두 자리를 더 얻으면 26명 대 24명으로 구도가 바뀌어 과반을 차지할 수 있다.

전체 주지사 중 특정 정당의 과반 여부는 의회 구성과 달리 직접적으로 국정에 영향을 주는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정책 등 각종 의제가 실제 주 단위에서 실행되는 데는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알래스카 같은 경우 파이프라인 개발 등 핵심 의제에 대해 민주당 주지사가 트럼프 정부 정책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여지가 상당하다.

◆알래스카, 보수표 분산에 주목


알래스카는 현재 거론되는 주지사 접전지 중에서 공화당이 빼앗길 가능성이 높은 주 중 하나다. 마이크 던리비 현 알래스카 주지사는 2018년부터 8년간 자리를 지켰고 더 이상 연임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공화당서는 후보 3명이 난립했고, 민주당 후보는 1명이다.

알래스카는 유권자가 후보를 선호 순서대로 순위를 매기는 순위선택투표(RCV) 방식을 택하고 있다. 과반을 획득하는 후보가 없을 경우 득표 수가 적은 후보를 탈락시키고 해당 후보 표의 2순위 선호를 반영해 다시 득표율을 계산하는 식으로 과반이 나올 때까지 거듭 계산하는 방식이다. 유권자들이 하위 선호자로 공화당 후표를 모두 기재하지 않을 경우 민주당 후보에게 좀 더 유리한 구도다.

리포트에 따르면 민주당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지만, 최근 여론조사 결과는 민주당이 좀 더 우세하다. 댄 설리번 연방 상원의원이 자리를 지킬지도 관건이지만, 알래스카 공화당 관계자들은 주지사 선거를 더 우려하고 있다.

◆아이오와, 민주 소폭우세


쿡폴리티컬리포트가 이미 민주당이 소폭 우세한 것으로 변경해 둔 아이오와 역시 민주당이 '최고의 기회'를 갖는 곳으로 꼽히고 있다. 킴 레이놀즈 현 주지사가 출마하지 않는 가운데 공화당이 후보로 내놓은 잭 란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한 랜디 피너스트라 연방 하원의원은 공화당 내 경선에서 란 후보에게 패했다. 민주당의 롭 샌드 후보(주 감사관)이 2022년 감사관 재선 때에도 아슬아슬한 격차였지만 승리를 얻어낸 전력이 있다. 쿡 폴리티컬리포트는 지난 4월 아이오와 주지사 자리가 '경합'이라고 했지만, 지난 8월엔 '민주 소폭우세'로 바꿨다.

◆오하이오, 공화 소폭우세서 '경합'으로


오하이오도 핵심 격전지다. 마이크 드와인 현 주지사(공화)는 연임 제한으로 물러나는 가운데 비벡 라마스와미 전 정부효율부(DOGE) 수장이 공화 주지사 후보로 나섰다. 일론 머스크와 함께 DOGE를 이끌었던 라마스와미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받고 있다.

민주당서는 의사 출신 에이미 액턴 전 보건국장이 후보로 나섰다. 액턴 후보에 대한 호감보다도 라마스와미에 대한 비호감 문제가 오하이오 주지사 선거의 관전 포인트다. 쿡폴리티컬리포트는 라마스와미가 광고에 수백만 달러를 쏟아붓고도 '비호감' 문제를 해소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사바토 크리스털볼과 디시전데스크HQ도 이 주지사 선거를 '경합'으로 분류하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는 액턴 후보의 소폭 우위가 대부분이다. 다만 대부분 오차범위 내여서 아직 결과를 단정하기 어렵다.

◆네브라스카, 현 주지사 연임할까


네브라스카 주지사 선거도 관심사다. 1994년 이후 한 번도 민주당이 주지사 선거에서 이긴 적 없는 곳이다. 하지만 현 짐 필렌 주지사(공화당)는 미국에서 가장 인기가 없는 주지사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린 월즈 전 주 상원의원이 후보로 나왔다. 보수 진영 후보인 브렛 린드스트롬 전 주 상원의원이 '아메리카 퍼스트' 당 후보로 나선 것은 표를 분산시킬 가능성이 있다.

여론조사 결과는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공화당 계열 코에피션트 조사(9월28~30일)에선 필렌 현 주지사가 42%, 월즈 전 의원이 38% 등이었다. 반면 월즈 캠프 의외로 레이크리서치파트너스가 실시한 지난달 8~14일 조사에선 필렌과 월즈가 40%로 동률이었다. 쿡폴리티컬리포트는 필렌 주지사가 여전히 유력하지만 불확실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오클라호마, 소득세 놓고 '팽팽'


오클라호마 역시 공화당의 수성 여부가 주목받는 곳이다. 케빈 스티트 현 주지사는 8년 임기를 마치고 떠나야 한다. 공화당이 내놓은 마이크 마제이 후보(전 주 상원의원)는 현 스티트 주지사의 지지를 받았지만, 스티트 주지사가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하면서 '무늬만 공화당원(RINO)'이라는 공격을 받으면서 입지가 애매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마제이 후보를 지지했고, 1일 오클라호마에서 지원 유세를 가졌다. 그러나 이런 행동이 오히려 마제이 현 후보가 '약하다'는 신호로도 해석되고 있다.

주 소득세 폐지 여부가 쟁점이다. 마제이 후보는 6년 안에 오클라호마를 소득세 없는 주로 만들고 노인 재산세도 없애겠다고 공약했다. 반면 오클라호마 주의회 최초 아시아계 의원인 신디 먼슨 후보는 감세에 반대한다. 또 자산가 출신인 마제이 후보에 비해 서민적인 이미지를 내세워 유권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원주민 부족들을 둘러싼 구애 경쟁도 치열하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