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은 실패를 먹고 큰다
10월 1일, 계룡대 활주로. 제78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는 레이저 대공무기 '천광'이 드론을 떨어뜨리는 장면이 준비돼 있었다. 대통령이 지켜보는 자리였다. 1차 시연에서 띄운 표적 드론 두 대 가운데 한 대가 이륙하자마자 균형을 잃고 땅으로 떨어졌다. 광섬유 줄로 조종하는 드론이었는데, 군은 돌풍에 줄이 상한 것으로 설명했다. 2차 시연에서는 두 대가 무사히 떴지만, 한 대가 바람에 밀려 안전구역 밖으로 흘러갔고 결국 수동으로 떨어뜨려야 했다. 네 대를 준비해 천광이 레이저로 잡은 건 두 대였다. 군은 천광의 문제가 아니라 표적기 운용의 문제라고 했다.

이런 모습은 처음이 아니다. 보름 전인 9월 16일, 포천 승진훈련장. 국방부가 민간 드론 기술을 실제 군 환경에서 검증하겠다며 처음 연 '국방 드론 기술전'이었다. 관람석에는 민관군 관계자와 주한미군, UAE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온 손님까지 2200여 명이 앉아 있었다. 그 앞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제트엔진 무인기가 땅을 박차고 오르는가 싶더니 그대로 곤두박질쳤고, 중소업체의 직충돌 드론도 제대로 날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