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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승객, 주말의 절반에도 못 미쳐
선착장 프리미엄은 '배' 아닌 '강'에서
서울시에 따르면 한강버스 누적 탑승객은 지난달 14일 기준 60만3293명이다. 숫자만 보면 순항하는 듯하지만 승객은 주말에 집중되고, 출근 시간대에는 한 차례도 운항하지 않았다. 통근 수단 효용성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착장 인근 아파트에 교통 호재라는 프리미엄을 부여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출근 시간엔 뜨지 않는 버스
2024년 2월 서울시의회 검토보고서에 담긴 계획은 평일 오전 6시30분부터 운항을 시작하고, 출퇴근 시간대에는 마곡~여의도~잠실 급행노선을 하루 16회 운항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서울시가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정식 운항 이후 오전 7~9시 운항 실적은 0건이다. 지난겨울 오전 9시였던 첫 배 출발 시간은 현재 오전 11시로 늦춰졌다.승객 구성도 통근 수요와 거리가 있다.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이 지난 15일 국정감사에서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평일 하루 평균 탑승객은 1200~1500명으로, 주말(3300명 수준)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현재 운항 체계로는 출퇴근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속도 경쟁력도 부족하다. 정 의원에 따르면 여의도~잠실 구간을 이동하는 데 85분이 걸린다. 개통 당시 마곡~잠실 구간 소요 시간은 127분으로, 지하철 9호선 급행을 이용할 때(약 40분)의 세 배를 웃돌았다. 소요 시간을 82분으로 줄이겠다던 급행노선 도입도 미뤄졌다.
◆프리미엄은 ‘배’ 아닌 ‘강’에 붙어
한강변 고가 아파트에서는 역과의 거리보다 한강 조망이 집값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의 한강 조망이 가능한 104동 전용 154㎡는 지난해 2월 100억원에 거래됐다. 면적이 더 넓고 지하철 9호선 신반포역과 가장 가까운 100동의 최고 거래가는 68억원이었다.서울시가 내세운 운항 1년 성과도 집값이 아닌 상권 지표에 집중돼 있다. 운항 전인 지난해 5월과 비교해 올해 5월 여의도 선착장 반경 500m의 월평균 생활인구는 20.9%, 주변 음식점 카드 매출은 15.5% 증가했다. 운영사 매출도 비슷한 양상이다. 주식회사 한강버스의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매출 약 54억원 가운데 운송 수입은 2억원 남짓으로 4%에 못 미쳤다. 매출의 87%는 선착장 식음료·상품 판매에서 나왔다. 한강버스가 교통수단이라기보다 한강을 즐기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강버스가 모델로 삼은 영국 런던 템스강의 ‘우버보트’는 강변 업무지구인 카나리워프를 중심으로 1999년 운항을 시작했다. 현재는 고속선 20척이 10~20분 간격으로 운항한다. 하지만 2019년 이용객은 430만명으로, 당시 런던 지하철의 하루 이용객 약 500만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선착장이 강남이나 광화문 같은 핵심 업무지구에 닿지 않는 한강에서는 통근 수요를 확보하기가 더 어렵다. 반면 런던에서는 강변 주거단지 ‘로열워프’(3385가구)가 단지 개발 사업비로 선착장을 조성했다. 수상버스를 주거단지의 편의시설로 활용한 사례다.
한강버스가 교통 호재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서울시는 2030년까지 선유도·노들섬·흑석·반포 선착장을 추가해 선착장을 12곳으로 늘리고, 선박 18척을 투입해 출근 시간대에도 운항할 계획이다. 배차 간격도 현재 1시간 안팎에서 30분으로 줄인다는 목표다. 2035년에는 용산(이촌)·당산·상암 선착장을 추가해 선착장 15곳, 선박 24척, 배차 간격 15~20분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다만 변수는 적지 않다. 올해 7~8월 장마철에만 결항이 35건 발생했고, 운영사는 기상 여건 때문에 연간 20일가량 운항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 결국 선착장 인근 아파트를 고를 때 한강버스는 아직 부가적인 요소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교통 호재로 평가하려면 출근 시간대 첫 배가 실제로 운항하는지, 마곡·여의도·잠실 등 급행 정차 거점과 연결되는지, 집에서 선착장까지 걸어서 10분 안에 도착할 수 있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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