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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아·백신 접종·학교 통계 불일치
내수 성장·美 추월 전망에도 의문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위스콘신매디슨대의 인구학자 이푸셴은 최근 연구에서 중국의 공식 인구 통계가 실제보다 약 9% 부풀려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중국의 한 자녀 정책을 오랫동안 비판해 온 이푸셴은 출생아 수와 학교 등록 인원, 예방접종 기록 등을 교차 분석해 이러한 결론을 내렸다.
이푸셴이 주목한 것은 신생아 결핵 예방접종 기록이다. 중국에서는 신생아에게 출생 후 24시간 이내에 BCG 백신을 접종하도록 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2018~2020년 승인한 백신은 연간 약 580만 병이었다. 백신 한 병으로 실제 접종할 수 있는 신생아는 평균 1.2~1.6명 수준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반면 중국 정부가 발표한 연간 출생아 수는 1400만 명 이상이었다. 공식 통계가 맞으려면 백신 한 병으로 평균 2.4명에게 접종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학교 통계에서도 차이가 발견됐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2000년 출생아 수는 약 1770만 명이었지만, 이들이 10세가 된 2010년 인구조사에서는 약 1440만 명만 집계됐다. 2015년 중학교 졸업생도 약 1420만 명에 그쳤다. 동일한 연령대에서 약 350만 명의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이푸셴은 지방정부와 학교가 재정 지원을 더 많이 받기 위해 인구를 부풀렸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실제 일부 학교에서는 등록 학생 수를 20~50% 과장한 사례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병원 역시 출산 관련 보험 지원이 확대되면서 출생아 수를 부풀릴 유인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러한 수치가 중국 전체 인구의 과대계상을 입증하는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중국의 인구 감소는 이미 경제 성장의 걸림돌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의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당 1명 미만으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가계 소비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약 39%에 불과하다. 주요 선진국의 소비 비중이 대체로 60% 안팎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내수 기반이 취약한 셈이다.
중국 정부는 수출과 투자 중심의 성장 모델에서 벗어나 소비 중심 경제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실제 인구가 공식 통계보다 적다면 내수 확대를 뒷받침할 소비자와 생산가능인구도 예상보다 적어진다. 부동산 침체와 가계 소비 부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인구 감소까지 겹치면서 성장 동력이 더욱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인구 통계의 불확실성은 미·중 경제 패권 경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이 부상하고 서방이 쇠퇴한다는 의미의 ‘동승서강’을 강조해 왔다. 일부 중국 경제학자들은 거대한 인구와 성장 잠재력을 근거로 중국 경제 규모가 장기적으로 미국의 2~3배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푸셴은 “과장된 인구 통계가 중국 지도부에는 지나친 자신감을, 미국에는 중국의 경제적 추월에 대한 과도한 불안감을 심어줬을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의 실제 인구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면 양국 모두 경제·외교 전략을 잘못 수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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