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전희성 기자
그래픽=전희성 기자
KB자산운용이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에 투자하는 ‘RISE 반도체소부장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를 오는 20일 상장한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생산설비 증설과 공정 고도화의 수혜 기업을 투자하는 상품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제조사의 투자 확대가 협력사의 수주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 흐름에 주목해 투자 종목을 선별한 것이 특징이다.

이 ETF는 ‘KEDI 반도체소부장 지수’를 비교지수로 삼는 액티브 상품이다. 지수 구성 종목과 비중을 따라가는 패시브 ETF와 달리 운용역이 산업 전망과 기업별 경쟁력을 분석해 투자 종목과 비중을 조정한다. 반도체 소부장 안에서도 전공정 장비, 후공정 장비, 기판, 반도체 패키징·테스트 외주업체(OSAT), 부품, 소재 등으로 투자 대상을 나누고 업황에 따라 비중을 달리하는 전략이다.

KB자산운용은 AI 서버 중심으로 메모리 수요 구조가 바뀌면서 반도체 설비투자 확대 흐름이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에는 스마트폰과 PC 등 소비자용 기기의 판매량이 메모리 업황을 좌우했다면, 최근에는 AI 데이터센터 구축과 서버 투자가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뿐 아니라 AI 특화 클라우드 기업으로 투자 주체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이에 따라 메모리 업체들이 공급을 늘리더라도 수요 증가 속도를 따라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KB자산운용은 제안서에서 메모리 공급 부족과 가격 강세가 2028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메모리 기판 등에서도 공급 병목이 지속되면서 관련 생산설비와 부품에 대한 투자가 확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기·테스·심텍 골라 담는다…반도체 소부장 ETF 출격
소부장 기업의 수혜 경로는 분야별로 다르다. 장비업체는 반도체 제조사의 신규 생산라인 구축과 공정 전환에 따른 수주 증가가 핵심이다. 소재·부품업체는 생산라인 가동률이 높아지고 반도체 생산량이 늘어날수록 공급 물량이 증가할 수 있다. 공정이 고도화되면서 고부가가치 소재와 부품의 사용이 확대되는 효과도 기대된다. KB자산운용은 메모리 제조사의 이익 증가가 소부장 기업의 공급가격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운용 과정에서는 산업 전체의 방향과 개별 기업의 변화를 함께 살필 계획이다. 설비투자 확대가 예상되는 분야의 비중을 높이되, 기업별 수주 상황과 기술 경쟁력 등을 따져 종목을 선별한다. 반도체 제조사의 투자 일정 변경이나 신제품 양산 지연, 특허 분쟁 등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사건에도 대응한다. 같은 소부장 기업이라도 주력 제품과 고객사, 수주 시점에 따라 실적과 주가 흐름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공개된 포트폴리오 예시에 따르면 이 상품은 18개 종목을 담을 예정이다. 삼성전기가 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테스·심텍·기가비스가 각각 8%로 뒤를 이었다. ISC·피에스케이·피에스케이홀딩스·HPSP는 각각 7%, 이수페타시스·주성엔지니어링은 각각 6%로 제시됐다. 유진테크, SFA반도체, 테크윙, 동진쎄미켐 등도 포함됐다. 이는 운용 전략을 설명하기 위한 예시로, 실제 편입 종목과 비중은 운용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비교지수인 KEDI 반도체소부장 지수는 30개 종목으로 구성된다.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한 유사도 점수와 시가총액을 함께 반영해 구성 비중을 산정하며, 분기마다 정기 변경을 한다. ETF는 이 지수를 기준으로 삼되 유망 종목의 비중을 조정해 비교지수를 웃도는 성과를 추구한다.
삼성전기·테스·심텍 골라 담는다…반도체 소부장 ETF 출격
종목 분석에는 KB자산운용의 사내 반도체 리서치와 운용 조직이 참여한다. 액티브ETF운용실과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 중소형주·사모펀드 운용역이 협업해 산업 전망과 개별 기업의 투자 매력을 점검하는 방식이다.
총보수는 연 0.63%다. 분배금 지급 기준일은 1·4·7·10월 마지막 영업일과 회계기간 종료일이다. 투자위험등급은 2등급인 ‘높은 위험’이다. 반도체 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만큼 업황 둔화나 고객사의 설비투자 축소, 개별 기업의 실적 변화에 따라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