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규제 덫 걸린 엔비디아…中 AI칩 점유율 34%로 급락
미국 정부의 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 규제 여파로 엔비디아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폭락했다. 그 빈자리를 화웨이 등 중국 현지 기업들이 무서운 속도로 메우며 시장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입수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데이터센터용 AI 칩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점유율은 34%로 급락했다.

올 상반기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에 출하한 AI 가속기(AI 모델 학습·실행 전용 칩)는 총 67만8000개로, 전년 동기 대비 44%나 감소했다.

반면 중국 현지 기업의 추격은 거세다. 화웨이는 올 상반기 전년 동기(30만 개)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난 57만2000개의 AI 가속기를 출하하며 점유율 28%를 기록했다. 선두인 엔비디아와의 점유율 격차는 단 6%포인트로 줄어들었다.

이어 알리바바의 칩 설계 자회사 티헤드가 점유율 7%로 3위에 올랐고, 캠브리콘(5%), 바이두의 쿤룬신(4%), 하이곤(3%) 등 중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들이 일제히 약진했다. IDC가 집계한 중국 내 11개 주요 반도체 기업 중 9곳이 전년 대비 출하량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중국 내 전체 AI 가속기 출하량은 200만8000개를 기록했다.

시장 체질 변화도 뚜렷하다. 고성능 AI 학습에 주로 쓰이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출하량은 전년 대비 26% 감소한 99만1000개에 그쳤다. 반면 특정 AI 작업이나 추론에 특화된 ‘비(Non) GPU’ 가속기 출하량은 80% 가깝게 폭증하며 101만6000개를 기록, GPU 출하량을 앞질렀다.

비GPU 가속기 시장은 화웨이, 티헤드, 쿤룬신, 캠브리콘 등 중국 4개 기업이 95%를 독점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주로 중국 정부 기관, 대형 통신사, 주요 인터넷 기업들을 중심으로 채택되고 있다.

IDC는 올해 중국 AI 가속기 시장에서 GPU 출하량은 9% 감소하겠지만, 비GPU 가속기의 성장세에 힘입어 전체 출하량은 전년 대비 19%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IDC 관계자는 "중국 AI 반도체 시장이 단일 칩 성능 중심의 경쟁에서 대규모 컴퓨팅 클러스터 내 구동 효율성을 다투는 시스템 레벨 경쟁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