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연, 리튬 등 글로벌 원자재 공급망을 장악한 중국이 한국산 배터리 소재 기업에 잇달아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이 공급망 규제에 들어가자 ‘메이드 인 코리아’ 소재로 우회로를 찾아 나선 것이다. 저렴한 중국산 배터리 소재를 수입하던 한국이 중국에 이를 수출하는 시장 역전 구조가 빚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CATL, 한국산 음극재 테스트

13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은 최근 세계 최대 배터리 기업인 중국 CATL과 천연흑연 기반 음극재 샘플 테스트를 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금지외국기관(PFE) 규제를 피할 수 있는 ‘비(非)중국산’ 소재를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계약이 성사되면 한국 기업이 중국 셀 업체에 음극재 소재를 공급하는 첫 사례가 된다.

음극재 시장에서 중국의 존재감은 압도적이다. 음극재 핵심 원료인 천연흑연의 약 77%는 중국에서 생산된다. 올해 2분기 기준 BTR, 샨샨 등 중국 기업의 글로벌 음극재 시장 점유율은 96%에 달했다. 유일한 한국 업체인 포스코퓨처엠 점유율은 1.7%에 그쳤다.

CATL이 포스코퓨처엠에 손을 내민 것은 미국 진출을 가로막는 규제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PFE 조항 등으로 중국산 배터리 소재 수입을 견제하고 있다. 보조금 혜택을 받으려면 배터리 내 중국 기업이 생산한 원재료 가격 비중을 올해 40%에서 2030년 15%로 단계적으로 낮춰야 한다. 포스코그룹은 아프리카 천연흑연 원광부터 제철소 부산물인 콜타르(인조흑연 원료), 음극재 최종 생산까지 독자 공급망을 구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