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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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앙은행이 23개월 연속 금을 매입하고 있으며 과거보다 더 많은 금을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채 등 달러 자산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노력으로 보이며 중국의 경기침체도 금 수요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2일(현지시간) CNBC 가 중국 국가외환관리국 자료를 인용한데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9월에 약 23톤의 금을 매입, 약 3년만에 최대 월간 매입량을 기록했다. 23개월 연속 금 매입은 2015년 이후 가장 긴 연속 매입 기록이다.

중국 기업과 가계도 금 사들이기에 나섰다. 관세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올들어 8월까지 8개월 동안 1,000톤이 넘는 금을 수입하며 사상 최고치인 1,588억 달러(약 212조원)를 지출했다. 이는 2025년 한 해 동안 수입된 965억 달러와 886톤을 넘어선 수치다.

중국의 금 비축은 올들어 금 가격이 하락한 가운데 이뤄졌다. 금가격은 1월에 온스당 5,500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후 9월에는 약 4,176달러까지 떨어졌다.

줄리어스 베어 그룹의 분석가인 카르스텐 멘케는 중국 인민은행의 주된 동기는 정치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미국 달러의 무기화와 그에 따른 준비 자산으로 미국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욕구”를 그 이유로 들었다.

서방 정부들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을 동결했다. 또 올들어 이란 전쟁으로 이란에 대한 경제 재재 역시 더 강화됐다. 지정학적 마찰이 있을 때 해외 보유 외환보유고는 제한될 수 있지만 자국 금고에 보관된 금은 안전하게 보호될 수 있다. 이 같은 점에서 금에 대한 정치적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

미국 재무부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외환 보유고 다변화를 지속하면서 7월에 미국채 보유량을 6,180억달러로 줄였다. 이는 18년만에 최저치다.

중국의 소매 금 수요 역시 늘고 있다. 중국의 경기 둔화에 불안을 느낀 중국 소비자들이 올들어 국제 금값이 하락하자 금 장신구와 금괴, 금화를 대량 구매하고 있다.

중국 투자자들은 한때 가계 자산의 주요 저장 수단이었던 부동산 시장이 수년간의 침체에 빠지면서 투자 대안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중국의 주식 시장도 부진하다. 벤치마크인 CSI 300 지수는 올들어 약 8% 하락했다. 반면, S&P 500 지수는 13% 상승했다. 예금 수요 부진으로 은행 예금과 채권 수익률도 하락했다. 중국의 1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약 1.2%까지 떨어졌는데, 이는 미국의 4.46%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투자운용의 금 전략 책임자인 아카시 도시는, “겨울철의 계절적 수요까지 증가”해 중국 내수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견조한 수요에 힘입어 금 가격이 2027년 1분기 말까지 트로이 온스당 4,750달러~ 5,50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삭소뱅크의 상품 전략 책임자인 올레 한센은 ”금 보유에 따른 기회비용이 중국에서는 대부분의 서구 시장보다 훨씬 적다”고 말했다.

그는 베이징이 국내 금 시장을 더 활성화하려는 계획을 추진하면서 전례 없는 금 매입세가 가속화되고 중앙은행은 금 재고를 보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앙은행이 올해 8월 말까지 약 190톤의 금을 매입했으며, 이 중 110톤은 미신고 물량으로 추산했다.

현재 미국의 높은 국채 수익률은 금에 대한 수요를 약화시키고 있다. 반면 중국의 금 수요는 금 가격의 추가 하락을 막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무이자 자산인 금 가격은 금리가 인상될 때 떨어진다.

ING 은행의 상품 전략가인 에바 만테이는 ”현재 중국의 금 매입이 금 가격을 지탱하는 중요한 구조적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중앙은행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금을 매입하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보다 가격 변동에 훨씬 덜 민감하다고 덧붙였다.

카르스텐은, 금리 인상 기대치와 채권 수익률이 더 가파르게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금 가격이 여름보다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2026년에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세계 5위 금 보유국인 중국은 8월 현재 2,387톤의 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이 보유한 금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양이다.

한센은 중국 부동산과 주식 시장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면 금 수요가 위축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위안화 약세로 인해 국내 금 가격이 상승하거나 금리 인상으로 예금이 더 매력적으로 변할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중앙은행들이 외환보유고 다변화에 대한 관심을 잃고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된다면 금값이 약세를 보이겠지만, 둘 다 임박한 것 같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