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서초구 치폴레 강남점에서 시민들이 줄지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일 서울 서초구 치폴레 강남점에서 시민들이 줄지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스타벅스가 미국 멕시코 음식 전문 체인 치폴레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치폴레 주가가 급등했다.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인 브라이언 니콜이 과거 이끌었던 기업을 다시 품을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됐다. 반면 스타벅스 주가는 대규모 인수에 따른 자금 조달 부담이 부각되며 하락했다.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치폴레는 전 거래일보다 6.21% 오른 32.6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33.40달러까지 치솟으며 상승률이 8.5%에 달했다. 스타벅스는 장중 6.7%가량 급락했다가 낙폭을 줄여 0.40% 내린 93.21달러에 마감했다. 인수 가능성을 두고 양사 주주들의 평가가 엇갈린 셈이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스타벅스가 최근 수개월간 자문사들과 치폴레 인수 방안을 검토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공식 인수 제안 여부와 현재 협상 진행 상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스타벅스는 관련 논평을 거부하며 니콜 CEO 체제에서 추진 중인 경영 정상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설의 중심에는 니콜 CEO가 있다. 그는 2018년부터 2024년까지 치폴레를 이끌며 브랜드 성장과 매장 운영 혁신을 주도했다. 시장에서는 니콜 CEO가 최근 소비 둔화와 원가 상승 압박을 받는 치폴레의 장기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치폴레는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9.3% 증가한 33억달러를 기록했다. 기존점 매출도 2.2% 늘었다. 다만 영업이익률은 18.2%에서 15.7%로 떨어졌다. 외형 성장은 이어지고 있지만 수익성 회복이 필요한 상황이다.

스타벅스가 치폴레를 인수하면 커피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외식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다. 특히 글로벌 매장 운영 경험과 해외 파트너 네트워크를 활용해 치폴레의 해외 진출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
치폴레는 올해 350~370개의 신규 매장을 열 계획이다. 이 가운데 해외 파트너가 운영하는 매장은 10~15개다. 스타벅스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치폴레의 해외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양사 멤버십을 연계하거나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해 고객 유입을 늘리는 방안도 거론된다.

다만 인수 비용이 걸림돌이다. 8일 종가 기준 치폴레의 시가총액은 약 410억달러로 스타벅스(1070억달러)의 38%에 달한다. 여기에 20~30%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적용하면 인수대금은 490억~530억달러(약 70조~76
조원)로 불어난다.

스타벅스가 보유 현금이나 단기간의 자체 현금 창출만으로 이를 충당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주식과 현금, 신규 차입을 결합한 인수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주식 비중을 높이면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가 희석되고, 현금 비중을 늘리면 차입에 따른 이자 부담이 커진다.

인수 시너지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스타벅스와 치폴레는 주요 식재료와 공급망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커피와 우유 중심의 스타벅스와 육류·채소 중심의 치폴레가 공동 구매나 물류 통합으로 얻을 수 있는 비용 절감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샤론 잭피아 윌리엄블레어 애널리스트는 "고객 프로그램 연계 등을 제외하면 뚜렷한 매출 시너지가 보이지 않고, 공급망 효율 개선 효과도 크지 않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스타벅스가 대형 인수에 경영 역량과 투자 재원을 집중할 경우 현재 추진 중인 매장 운영 개선과 본업 정상화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