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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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무 레인지로버'등 중국산 차의 시장 점유율이 28%로 치솟은 영국이 유럽연합(EU)의 ‘메이드인 유럽’ 정책에 맞추기 위해 중국산 전기차 수입에 추가 관세 부과를 검토중이다. 영국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추가적인 중국 특화 관세가 없는 주요 글로벌 시장중의 하나로 모든 수입차에 10%의 표준 수입 관세만 부과한다.

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영국은 최대 무역파트너인 EU의 ‘메이드인 유럽(Made In Europe)’ 정책에서 배제될 경우 자국 기업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EU 관세와 동일한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EU는 모든 외국 자동차에 대한 10%의 표준 수입 관세외에 ‘역내 자동차 산업 보호를 위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서만 최대 35.3%의 제조업체별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은 영국의 선데이 타임스가 영국 기업부 장관 조너선 레이놀즈의 언급을 인용해 보도했다.

EU가 추진중인 ‘메이드인 유럽’ 정책은 유럽 내에서 생산된 제품과 유럽에서 창출된 산업적 가치를 공공조달·정부지원·산업정책에서 우대하려는 정책 방향이다. 유럽의 제조업 기반을 강화하고 중국·미국 등에 대한 전략적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이 제도를 실현하기 위해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3월 ‘산업가속화법’(IAA)을 제안했으며 유럽의회와 이사회의 입법 절차를 앞두고 있다.

영국 기업들은 ‘메이드인 유럽’에서 베재될 경우 EU시장에서 EU기업과 동일한 경쟁 환경을 유지할 수 없어 큰 타격이 예상된다. 이 때문에 '메이드인 유럽'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EU와 관세 등 무역 정책의 보조를 맞춰야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업계와 긴밀히 협력하여 우리의 접근 방식이 영국의 국익을 반영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U 관계자는 지난 9월 "영국이 '메이드인융럽’ 장벽을 피하려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고 EU 무역 정책에 더욱 긴밀하게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새로 취임한 앤디 번햄 영국 총리는 2020년에 공식 탈퇴한 EU와 영국의 관계를 보다 긴밀하게 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중국산 전기차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경우 중국이 보복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주영 중국 대사관 대변인은 관세 부과 가능성에 대한 보도와 관련하여 영국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미 중국 자동차 브랜드들은 영국 시장에서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보했다.

JATO 다이내믹스의 분석에 따르면, 영국내 중국산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차(OEM 포함) 등록 대수는 1월 초부터 8월 말까지 519,424대로 증가하여 시장 점유율이 28.1%에 달했다. 1년전 12.9%에서 급상승한 수치이다. 이가운데 하이브리드 차량이 배터리 전기차보다 훨씬 큰 증가세를 보였다.

JATO 다이내믹스의 소매부문 책임자인 폴 힐튼은 "중국산 배터리 전기차만 겨냥한 관세는 시장 확장의 일부를 늦출 수는 있겠지만, 하이브리드 차량의 성장, 중국외 지역에서 생산되는 차량, 그리고 비용, 제품 생산 속도, 공급망 측면의 근본적 경쟁우위에는 대응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영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는 중국산 재쿠 7이었다. 이 차는 ‘테무 레인지로버’라는 별명을 가진 중형 SUV로 영국에서 약 2만 9천 파운드(3만 8천 350달러)부터 시작한다.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약 4만 5천 5백 파운드에 비해 절반을 좀 넘는 가격이다.

자동차제조무역협회(SMMT)에 따르면 재쿠7의 9월 전국 판매량은 10,814대로, 테슬라 모델 3, 기아 스포티지, 포드 푸마를 앞질렀다.

ING의 운송 및 물류 부문 수석 경제학자인 리코 루먼은 영국과 EU 간의 정책적 격차가 큰 상태에서 영국이 EU와 공정한 경쟁 환경을 유지하려면 관세를 맞추는 것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루먼은 ‘메이드 인 유럽’ 이니셔티브에서 제외될 경우 영국 기업에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어 영국이 EU 무역 정책과 연계하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