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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대부자 모두 미국인'은 블룸버그 집계 후 처음
앤트로픽 공동 창업자 7인, 딥시크 창업자도 500대 부자에 들어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발표한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세계 500대 부자 가운데 약 100명의 부자가 보유한 기술 관련 자산은 9월말까지 3분기동안 총 8,450억 달러(약 1,132조원) 증가했다.
이 같은 자산 급등세를 부추긴 것은 인공지능(AI) 붐, 특히 미국에서 급등한 기술주의 영향이 컸다. 기술 억만장자들의 총 자산은 4조 6천억 달러로 이들은 500대부자 가운데 20%에 불과하지만 전체 자산의 38%를 차지했다.
반면 오랜 억만장자가운데서도 기술 분야 외에서 부를 축적한 억만장자들은 이 기간중 총 620억 달러가량 자산이 줄었다.
또 1위부터 10위까지 세계 10대 부호가 모두 미국인으로 구성됐다. 이는 블룸버그가 2021년부터 억만장자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미국 부자들이 전체 순자산 증가분의 94%를 차지했다.
억만장자들 가운데서도 최상위 계층에 자산 증가가 집중했다. 세계 최고 부자인 일론 머스크는 9월말까지 올해 3,100억 달러(약 415조원)를 벌어들였다. 억만장자 지수 전체 증가분의 약 40%에 해당한다. 머스크는 5일 미국 증시에서 스페이스x 주가가 급등하고 테슬라 주가도 오르면서 총 자산 1조 400억달러로 또 다시 조만장자가 됐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의 총 자산은 지난 6월에 13조 4천억달러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일부 주요 AI기업들에 대한 회의론으로 6% 감소한 12조 6천억달러를 기록했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10명 중 9명은 미국 IT 기업 덕분에 부를 축적했다. 델 테크놀로지의 창립자 마이클 델은 데이터센터 판매 사업이 급성장하면서 재산이 81% 증가한 2,540억달러를 기록했다. 마크 저커버그는 AI에이전트 뮤즈의 히트로 메타 플랫폼의 주가가 9월에 25% 상승하며 순자산이 230억달러 증가했다.
한국에서는 삼성 이재용회장이 348억달러(약 46조6천억원)로 가장 높은 67위에 올랐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이 보유한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으로 각각 297위, 414위, 420위에 진입했다. 조정호 메리츠 금융지주 회장은 98억3천만달러로 390위, 정몽구 현대자동차 명예회장이 79억4천만달러로 490위에 포함됐다.
MBK파트너스의 공동창업자인 한국계 미국인 김병주 회장은 102억달러로 370위를 기록했다.
IT 기업 가운데 1년만에 순자산이 급전직하한 억만장자도 있다.
작년 9월에 오라클이 AI기반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의 폭발적 성장을 발표한 후 주가 급등으로 하루만에 890억달러의 자산이 늘었던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은 1년만에 순자산이 1,960억달러 감소했다.
억만장자들의 재산 급증은 초부유층에 대한 세금 인상 요구에도 불을 지피고 있다. 캘리포니아 유권자들은 11월 주 내 억만장자들에게 부유세를 부과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워싱턴, 뉴욕, 일리노이, 로드아일랜드를 포함한 여러 주에서도 부유층에 대한 새로운 세금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점점 젊고 기술에 정통한 초부유층 구성원들이 늘어나면서, 미국내에서 주로 고령의 베이비붐 세대가 재산을 물려주는 문화도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젊은 기업가들의 경우 상속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며 따라서 부의 집중이 더 심화될 것”이라고 UBS그룹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제임스 마조는 지적했다.
AI 붐으로 인한 부의 상당 부분이 주요 기술 기업의 경영진에게 돌아갔으나 스타트업 창업자들과 AI인프라를 제공하는 기업들에도 막대한 부를 안겨주고 있다.
앤트로픽의 공동 창업자 7명 전원이 6월 투자 유치에 성공해 기업 가치가 9,650억달러로 평가받으면서 순식간에 세계 500대 부자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 딥시크의 량원평과 미니맥스 그룹의 옌쥔제 등 중국 AI 스타트업 창업자들도 이 순위에 포함됐다.
이러한 호황은 AI 하드웨어 및 인프라를 공급하는 기업들에게도 큰 이익을 가져다주었다.
대만의 데이터센터용 서버 레일 및 케이블 관리 시스템 제조업체인 킹슬라이드의 창립자 린충치는 회사 설립 40년만에 올해 95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게 됐다.
미국이 AI 분야에서 더 큰 부를 축적하고 있지만, 중국은 AI 관련 부를 축적하는 속도가 더 빠르다. 미국에서는 12개 기업 창업자, 중국에서 5개 기업 창업자가 신규로 추가됐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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