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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여전히 민주당이 확연히 앞선다고 말할 수는 없고, 엎치락뒤치락하는 분위기이긴 합니다. 그래도 선거를 코앞에 두고 민주당 쪽으로 조금 더 기울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 이러한 변화의 의미를 짚어봐야 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지난 9월에 어떤 특별한 일이 있었기 때문일까요? 사실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전쟁(이란전) 상황도 오르락내리락하긴 했지만 비슷했고, 유가가 급등한 것이 영향을 줬을 가능성은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지금 미국 유권자들 안에 내재해 있던 어떤 동력이 선거를 앞두고 조금 더 표출됐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 달 전 송원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사무총장의 인터뷰를 보신 분들이 많을 텐데요, 당시에는 전체 민심이 그다지 좋지 않고 트럼프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떨어졌더라도 공화당이 선방할 수 있다는 쪽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춰 설명드렸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요인을 넘어서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 것은 아닌지, 그렇다면 어떤 요인들을 가지고 판단해야 할지 살펴봐야 하는 순간인 듯합니다.
강세(Likely)라고 평가했던 곳은 약간 우세(Lean) 정도로 톤이 약해졌고, 약간 우세 정도로 평가됐던 곳은 토스업(Toss-up), 즉 오차범위 내 경합으로 바뀐 곳이 여러 곳 있습니다. 제25선거구는 아예 토스업에서 민주당 쪽으로 기울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공화당 사람들에게는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하며 가슴이 섬뜩해지는 순간입니다.
쿡 폴리티컬 리포트라는 비교적 비당파적인 매체의 평가도 유사합니다. 오른쪽 그래프의 흐름을 보면, '솔리드 R'(공화당이 안전하게 가져갈 수 있는 지역구)로 평가되던 곳이 '라이클리 R'(여전히 공화당이 가져갈 것 같지만 안전도가 약해진 곳)로, 라이클리 R이 '린 R'(약간 우세)로, 우세 정도였던 곳은 토스업으로 바뀌었습니다. 전체적으로 공화당 지지세가 약해졌거나 민주당 지지세가 조금 더 강해졌다는 바람의 방향을 보여줍니다.
텍사스·알래스카·오하이오는 민주당이 우위, 아이오와는 공화당이 아주 소폭 우위, 캔자스는 동률로 나옵니다. 텍사스와 알래스카는 오차범위 내 접전이라고는 하지만 격차가 상당히 큽니다. 텍사스의 탈라리코 후보는 51%, 팩스턴 후보는 45%, 알래스카의 펠톨라 후보는 50%, 설리번 후보는 43%로, 6~7%포인트 차이면 오차범위 내이긴 해도 조금 더 우위에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또 승산이 희박하다고 여겨졌던 캔자스 같은 곳이 동률이 되는 것은 예전에는 예상하기 어려웠던 일입니다.
뉴욕 타임스와 시에나대는 이번 조사에서 유권자들이 경제 상황을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고, 특히 알래스카에서는 현재 경제가 나쁘다는 평가가 매우 많았으며 이것이 현직 상원의원인 댄 설리번 의원에게 불리한 사정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텍사스에서는 이민 문제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은데, 이 부분에서 탈라리코와 팩스턴 후보가 대등한 지지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이민은 원래 공화당이 우위에 있는 의제입니다. 민주당이 이민에서 점수를 따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탈라리코와 팩스턴의 이민 정책이 비슷한 지지율을 얻는다면, 민주당이 더 얻었다기보다 공화당이 갖고 있던 표가 빠졌다는 뜻으로 볼 수 있습니다. 누가 빠져나왔느냐 하면, 히스패닉 유권자를 중심으로 공화당에서 지지를 거두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최근 여러 외신의 공통된 분석입니다.
상원 내 공화당 의석수가 55석에서 49석으로, 6석 줄었습니다. 민주당도 49석이었지만 무소속 두 자리(사실상 민주당과 함께하는 버니 샌더스와 조 리버먼)를 합쳐 실질적으로 51석을 확보해 과반을 달성했습니다. 하원에서도 대규모로 민주당이 휩쓸면서 낸시 펠로시가 그때 처음 하원의장이 됐고, 이후 펠로시가 현재까지도 민주당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반을 다질 수 있었습니다.
그렇더라도 중간선거에서 다수당이 되는 쪽치고는 굉장히 작은 우위인 것은 맞습니다. 그렇지만 어쨌든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탄력을 받을 수 있었던 근거, 즉 상하원을 모두 가지고 있는 상황은 깨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래서 관건은 상원입니다. 상원까지 빼앗기면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남은 2년 동안 탄핵 소추에 계속 시달려야 하고, 정책도 번번이 가로막힐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여러 스캔들이 많고 그동안 법적으로도 여러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마음에 걸려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반면 상대는 신학도 출신인 제임스 탈라리코로, 교회 오빠 이미지입니다. 최근 텍사스 취재를 다녀온 워싱턴 특파원들 사이에서는 실제로 보면 유약해 보인다는 인상을 공통적으로 말하더군요. 그래서 탈라리코 대 코닌이었다면 코닌이 이겼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팩스턴 후보에 대한 비호감이 강해서, 상대가 약한데도 의외로 탈라리코가 선전하는 케이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알래스카는 지금 한국의 LNG 투자 문제가 걸려 있는 곳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리해서 알래스카 LNG에 대해 한국이 투자한다고 먼저 앞서 나가는 이유가 바로 현역인 댄 설리번 의원이 재선되기를 바라기 때문인데요. 상대는 민주당의 메리 펠톨라 의원입니다. 이 펠톨라 의원이 연방 하원의원에 나와 이겼을 때 꺾었던 상대가 세라 페일린입니다. 세라 페일린도 당시 공화당에서 나름대로 유명세를 누렸던 인물이었습니다. 지금은 여론조사 결과가 다소 오락가락하긴 하지만 경제 문제로 알래스카 내 민심 이반이 큰 탓에 설리번 후보를 누를 가능성도 있다고 여겨지는 상황입니다. 여기서 한국의 LNG 투자가 변수가 될 가능성이 실제로 있습니다.
캔자스는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초접전입니다. 민주당이 캔자스 상원 의석을 가져가면 1932년 이후 처음이 됩니다. 그렇게까지 접전이 된 배경은 민주당이 내세운 후보가 이 지역에 영향력이 상당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애덤 해밀턴이라는 목사로, 미국 최대 규모의 연합감리교회를 이 지역에서 이끌고 있습니다. 확고한 지지층을 가지고 있고 카리스마도 상당하다는 평가입니다. 상대인 현역 로저 마셜 후보도 강력한 사람이고 트럼프 대통령과도 강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접전을 만들어내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오하이오도 재밌는데요. 밴스 부통령의 후임으로 지금까지 임기를 수행해온 존 허스티드가 나왔고, 예전에 이 지역에서 상원의원을 역임했던 셰러드 브라운이 나왔습니다. 현직 상원의원 대 전직 상원의원의 대결인데, 물론 밴스 부통령이 다시 나왔다면 이겼을 것 같습니다. 여기가 힐빌리의 고향이니까요. 하지만 민주당 후보로 나온 셰러드 브라운도 나름대로 지명도가 있는 인물입니다. 상원 은행위원회 위원장도 지냈고, 펀드레이징(모금) 역량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미시간은 민주당이 수성할 수도 있고 빼앗길 수도 있습니다. 민주당 후보인 압둘 엘사이드(Abdul El-Sayed, 사진 속 인물)가 무슬림이기 때문입니다. 당선되면 최초의 무슬림 상원의원이 되겠지만, 바로 그 이유로 당선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상대는 마이크 로저스 후보인데, 친이스라엘 슈퍼팩인 AIPAC의 지원을 많이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는 공화당 지도부가 포기한 선거라는 점을 언급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실질적으로 이미 민주당이 가져갔다고 평가받고 있고, 거기에 들어갈 돈을 빼서 다른 접전지에 쓰기로 결정한 것 자체가 이미 이 선거는 끝났다는 평가를 받아들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메인주는 원래 접전지로 분류됐었는데, 현역인 콜린스 의원이 다시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기존 민주당 후보가 있었고 그 후보도 처음에는 상당히 참신한 인물이 나왔다고 평가받았지만, 온갖 성추문 등이 따라오면서 논란 끝에 물러났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투입된 벌목꾼 집안 출신의 트로이 잭슨이라는 인물이 있는데, 아무래도 약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 사람들 중 19%가 "이번 상원 선거에서 팩스턴보다 탈라리코를 찍겠다"고 했다는 것입니다. 민주당 쪽을 찍겠다는 것이죠. 그리고 22%는 하원 후보도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물론 오늘 당장 투표한다면 그렇다는 것입니다. 이 사람들이 약간 돌아섰다고 볼 수 있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첫째, 경제정책에 대한 불만이라고 합니다.
경제정책을 굉장히 우선순위 높은 의제로 꼽고 있어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 자체에 대한 불만도 있지만, 오히려 지금 정체성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 공화당이라는 인식도 있습니다. 특히 성 정체성, 트랜스젠더 문제 같은 것은, 솔직히 말하면 관심이 없죠. 트랜스젠더 선수가 경기에 나오는지 안 나오는지 같은 것은 물론 보수 우파의 문화전쟁 측면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이슈겠지만 보통 사람들에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고, 그것이 바로 민주당이 유권자 표심을 잃어버린 이유였는데, 지금 이 사람들이 보기에는 공화당이 오히려 그 문제에 몰두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입니다. 경제정책이라는 중요한 문제는 뒤로 미루고 말입니다.
그리고 이민정책에 대한 불만도 빠질 수 없습니다. ICE(이민세관단속국)의 활동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이라는 응답이 61%에 달했습니다. 이 사람들이 트럼프를 지지했던 사람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민정책에 대해 실제 당사자들의 입장이 엇갈린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전체적으로 미국 경제가 나빠서 그에 대한 심판론이 있느냐 하면, 수치로만 보면 미국 경제 전체 상황이 그렇게 나쁘다고까지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양극화된 상황에서는 항상 사람들이 다른 사람을 쳐다봅니다. 내 상황이 그렇게까지 나쁘지 않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은 자산 가격이 폭등한다든가 누군가는 돈을 벌고 있는 것 같은데 나는 그 정도까지 나아지지 않았다고 느낄 때 상대적 박탈감이 영향을 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정치인들이 나의 우선순위를 돌보고 있는가, 경제라는 우선순위에 신경을 쓰고 있는가 하는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어쨌든 그 금액을 우리보고 내라는 이야기이고, 이것 말고도 원전이니 뭐니 여러 프로젝트를 한국 돈으로 하겠다는 것이 트럼프 정부의 생각입니다. 이 대미 투자 발표 날 제가 백악관에 가서 있었는데, 한국 기자가 가서 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가 혹시 있을까 기대했습니다. 당연히 거절당했고, 한국 사람이 하나도 없을 뿐 아니라 사실 기자단 중 한 명 정도는 추가해줘도 될 법한데 그것조차 거절당하는 것이 저희 처지입니다. 그래도 나온 인원들에게 바깥에서 질문은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알래스카 던리비 주지사와 러트닉 장관에게 "한국 정부는 이 금액에 대해 합의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할 수 있었고, 던리비 주지사는 좋은 말을 많이 했습니다. 한국과 미국 사이의 관계가 좋고 좋은 투자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상무장관이 자신에게 설명하기로는 최소 500억 달러라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러트닉 장관에게 다시 "한국 정부는 금액이 결정된 바 없다고 하는데"라고 질문하니, 금액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고 "괜찮다(We are fine), 훌륭할 것이다(It will be great), 지켜보자(We will see)"라고 하며 그냥 떠나버렸습니다.
제 느낌에는 합의가 안 됐다는 사실을 러트닉 장관도 인지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럼에도 그냥 뭉개고 가자고 생각한 것이겠죠. 앞으로도 이런 압박은 멈추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지금 공화당이 마음이 급하고 쫓기는 상태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중간선거가 끝나면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겠지만, 그때까지는 압박 강도가 더하면 더했지 덜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9월에 민주당 세가 강화된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지만, 10월 들어 또 어떤 계기로 이런 방향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더 많은 현장의 시그널을 찾아가는 것 외에는 사실 답이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정치적으로 바라는 것, 어떻게 됐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만 하면 서로 끝이 없습니다. 한 발짝 떨어져서 어떻게 될 것 같다는 스탠스를 취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저도 가능하면 그렇게 하려고 합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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