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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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주 주가가 올해 하반기 들어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명품·가전 등의 판매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실적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원화 가치가 가파르게 뛰면서 외국인 소비자의 구매력이 약해진 점도 투자심리를 누르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세계는 전날 4000원(1.15%) 내린 34만3000원에 정규장 거래를 마쳤다. 하반기 들어서만 54.57% 급락했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도 52.92% 떨어졌고 롯데백화점을 사업부로 둔 롯데쇼핑 역시 39.54% 하락했다.

주가가 속절없이 밀리면서 상당수 개인투자자도 평가손실을 보고 있다. 네이버페이 '내자산' 서비스에 따르면 신세계 투자자 2832명의 평균 매수가는 39만3290원으로 평균 손실률은 12.79%에 달한다. 현대백화점(2150명)과 롯데쇼핑(1634명) 투자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들의 평균 매수가는 각각 11만1572원과 13만5377원으로 평균 손실률은 18.26%, 24.51%에 이르렀다.
사진=임형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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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주가는 상반기까지만 해도 상승세를 그렸다. 신세계는 상반기에만 205.67% 뛰었고 현대백화점과 롯데쇼핑도 각각 118.62%, 134.07% 급등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대규모 성과급 지급과 방한 외국인 증가에 따른 실적 호조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 올렸다.

백화점주가 하반기 들어 고전하는 배경엔 실적 둔화에 대한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명품과 가전에서의 판매 증가세가 한풀 꺾인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백화점 명품 매출 증가율(전년 동월 대비)은 15.6%로 추정된다. 30%대 증가율에서 둔화한 것이다.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이던 가정용품 증가율 역시 지난달 마이너스(-) 1.2%로 역성장했다. 명품의 경우 주요 제품의 가격 인상이 이뤄지지 않았고, 가전에선 6~7월 진행된 삼성전자의 '감사 페스티벌' 이후 수요가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원화 가치가 단기간 가파르게 상승한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원화 강세로 고가 제품 소비를 주도했던 외국인들의 구매력이 약해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원·달러 환율은 3분기 초 1550원대에서 현재 1360원대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실제 하나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백화점의 외국인 매출 비중이 전월 대비 1%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가 강세 흐름을 보이면서 백화점 산업에서 외국인 매출이 감소할 것이란 우려가 높아졌다"며 "이는 백화점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다음달 백화점 업황을 가늠할 성장률 지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10월에는 겨울 신상품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하고 4분기(10~12월) 중 정상가 판매율이 가장 높은 기간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원화가 추가로 강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백화점주가 반등을 타진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박종대 하나증권 연구원은 "10월은 추석 연휴 기간에 선물로 풀린 백화점 상품권 소비가 크게 발생하는 기간으로, 이를 촉진하기 위한 백화점 기업들의 다양한 행사가 수반된다"며 "패션 카테고리 특성상 날씨가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지만, 전반적인 백화점 소비의 온도를 측정해볼 수 있는 기간"이라고 강조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