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경기 광주시 육군 특수전학교에서 열린 특전부사관 264기 임관식에서 신임 특전부사관들이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8월 경기 광주시 육군 특수전학교에서 열린 특전부사관 264기 임관식에서 신임 특전부사관들이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내년 국방예산으로 73조2777억원을 편성했다. 연간 국방비가 70조원을 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년 대비 증가율 8.2%는 2007년(8.9%) 이후 20년 만의 최대다.

국방부는 예산을 인공지능(AI)·유무인 복합체계 중심 전력구조로의 전환, 공격형 드론 확충 및 대드론 방어체계 구축 등에 집중 투자한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핵심능력 확보, KF-21, 핵추진잠수함 등 자주국방 핵심전력 확충도 추진한다.

정부안 기준으로 내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예산 비율은 2.33%로 예측된다. 올해(2.28%)보다 다소 늘어난 수치다. 국방비 대폭 인상은 우리 기술과 전력을 기반으로 한 자주국방 추진 기조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동맹의 방위 부담 증대를 요구해온 미 트럼프 행정부와 늦어도 2035년까지 한국의 국방비를 GDP 대비 3.5%까지 늘리는 방향에 공감한 상태다.

◇KF-21 초도·후속양산에 3.3조

내년 국방비 73조원…전시작전권 환수·핵잠수함 도입에 쓴다
내년 국방예산 가운데 전력운영비는 올해보다 5.9% 증가한 50조416억원이다. 방위력개선비는 2008년 이후 최대폭인 13.8% 늘어 22조7112억원을 편성했다. 병무행정 예산(5249억 원)은 올해보다 1.4% 늘었다.

자주국방을 위한 핵심전력 도입 예산은 지난해(18조6000억원)보다 늘어난 21조3000억원으로 책정됐다.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 주도 연합방위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핵심 능력을 조기에 확보하려는 의도다.

국가전략사업으로 추진하는 핵잠 도입을 위한 예산 약 1000억원이 내년도 국방예산에 처음으로 반영됐다. 초반부터 빠르게 핵잠 설계 작업을 진척시키기 위해 첫해부터 상당한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정부 내에선 핵잠 초도년도 예산으로 약 200억원 규모 반영이 거론됐으나 협의 과정에서 대폭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제정을 추진 중인 핵잠 특별법안에는 핵잠 사업은 대형 무기체계 획득사업 착수 전 의무적으로 거쳐야 하는 사업타당성 조사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핵잠 기본설계와 상세설계 절차를 구분하지 않고 통합해 진행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양산을 위한 예산은 올해 1조4000억원에서 대폭 늘어난 3조3000억원이 반영됐다. KF-21 사업은 공대공 대응능력 위주인 KF-21 블록-Ⅰ 40대를 올해부터 2028년까지 양산하는 최초 양산과 국산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무장을 더한 KF-21 블록-Ⅱ 80대를 양산하는 후속 양산으로 진행된다.

올해부터 초도 양산 물량이 순차적으로 공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내년 예산에는 2027년 인도가 예정된 초도 양산 물량과 더불어 후속 양산에도 병행 착수하기 위한 예산(1500억원)이 반영됐다.

◇상비예비군 3700→7000명

인구 구조 변화 속에서 병역 자원 감소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예산도 집중 편성됐다. 현역 자원이 부족해지는 만큼 예비전력 정예화를 위해 상비예비군 규모를 3700명에서 7000명으로 확대한다. 이를 위해 올해 87억원에서 대폭 늘어난 256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며 예비군 훈련 보상비 인상도 추진한다.

현역 장병이 군 본연의 훈련·전투 임무에 집중하도록 제초, 제설, 시설관리 등 비전투 임무의 민간위탁을 시범 시행하는 예산도 새로 반영됐다.

1개 GOP 대대의 제초 등 종합관리(9억원), 6개 민통초소 및 2개 주둔지 경비(25억원)를 민간에 위탁하는 시범 사업이다.

정부가 내년부터 기술집약형부사관 모집 등 ‘선택적 모병제’를 시행하는 가운데 군 간부 처우 개선 예산도 증액했다. 하사 1호봉 기준 보수를 월 300만원 수준으로 인상할 계획이다. 중·소위 및 중·하사 계급의 기본급 처우개선율은 5.9%를 계획하고 있다.

단기복무부사관 임관자 대상 장려금(1000만원→1200만원)도 인상하며, 이들에게 월 최대 30만원을 3년간 지원하는 ‘매칭적금’을 신설할 예정이다. 군 복무 청년이 복무기간 입은 상해를 보상하기 위해 병사 단체 상해보험을 새로 도입한다.

광주 군 공항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 지정에 따라 이곳에 주둔한 공군 제1전투비행단 기능을 공군 예천·서산기지 등에 임시 배치하기 위한 예산은 내년에 3천169억 원이 반영됐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