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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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주가가 연일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중동 분쟁 장기화로 에너지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전날 1.74% 내린 3만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한 달간 6.19% 하락했고 연초 기록한 최고가(6만9500원) 대비 55.32% 급락한 수준이다. 한전기술(35.67%) 현대건설(9.32%) 두산에너빌리티(3.58%) 등이 대미 원전 투자 소식에 지난 한 달간 상승세를 그린 것과 대조적이다.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주가 반등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동 분쟁이 장기화하면서 에너지 원재료 가격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통상 한국전력의 영업이익은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1달러 상승할 때 연간 약 1000억원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7월 초 배럴당 66.29달러까지 내려갔던 두바이유 가격은 전날 기준 128달러까지 올라서면서 93.09% 급등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한국전력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을 전날 기준 7조8235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3개월 전 추정치(9조7065억원)보다 19.4% 낮아진 수준이다.

성종화 LS증권 연구원은 "에너지 원재료 가격 급등이 영업이익에 미치는 악영향이 올 3분기부터 본격화한다는 점이 심리적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며 "중동 분쟁이 지속 중인 상황에서는 실적 구조의 근본적 개선과 원전 호재 등 모든 투자 모멘텀(상승 동력)이 자유롭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국내외 원전 수주 기대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게 증권가의 판단이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내년까지 보수적 이익 추정을 반영하면서도 한국전력을 긍정적으로 본다"며 "단기 이익 기대가 낮아진 사이에 장기 성장의 가시성은 오히려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수요를 반영하면서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장기 전력 수요 전망도 크게 상향됐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원전 투자 포인트는 발전량 증가 자체보다 높아진 조달 원가에 대한 방어력에 있다"며 "2024~2025년처럼 연료비 자체가 하락하는 환경보다 현재와 같이 조달 비용이 상승하는 구간에서 원전 이용률이 한전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 연구원은 "장기적으로는 유럽·중동·미국 등에서의 대형 원전 모멘텀이 유효하다"며 "국내에서는 반도체 공장과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폭발적인 전력 수요 증가 모멘텀이 새로 형성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급격한 중동 정세 악화나 유가 급등 등의 변수가 없다면 전쟁 중에도 현재 주가에서는 하방 경직성이 강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