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2026 SK하이닉스 미래포럼’을 열고 인공지능(AI) 시대에서 메모리 반도체 사업과 기술의 방향성을 모색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나서 회사의 사업 전략 및 중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8일 이천캠퍼스 수펙스센터에서 AI 전환(AX)을 주제로 2026 SK하이닉스 미래포럼을 열었다고 밝혔다. AI 시대에 산업 트렌드부터 업무 환경이 전반적으로 변화하는 상황에서 SK하이닉스가 나아갈 방향에 초점을 맞췄다.
2026 SK하이닉스 미래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SK하이닉스 제공
2026 SK하이닉스 미래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SK하이닉스 제공
포럼은 곽 사장(사진)의 인사말로 시작됐다. 곽 사장은 “지금까지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것들을 고객과 파트너의 시선에서 다시 보고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가능성을 찾아보자”고 강조했다.

곽 사장은 또 “과거 메모리 시장은 누가 더 빠르게 달리는지 경쟁하는 ‘직선도로’였다면 지금은 시시각각 변하는 ‘곡선도로’를 달리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이어 “내부 역량 뿐 아니라 외부 환경의 변화 속도와 방향을 파악하고 유연하게 적응하는 속도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재욱 SK하이닉스 부사장은 SK하이닉스가 추진하는 AI 기반의 업무 혁신 사례를 소개했다.그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양산 현장에서 공정 및 설비 데이터를 AI가 활용할 수 있게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향후 생산 라인에서 이상이 생길 경우 AI가 관련 데이터를 분석해 원인과 대응 방안을 제시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주 부사장은 AI의 분석을 바탕으로 사람은 최종 판단과 의사결정에 주력하는 방식으로 업무가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 부사장은 “반도체 특화 생성형 AI 플랫폼인 가이아(GaiA)를 통해 반도체 공장(팹) 내 생산 운영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안전 감독 로봇 및 비전언어모델(VLM) 드론을 배치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AI를 활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VLM은 이미지와 영상, 글을 함께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는 AI 모델을 뜻한다.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가 그간 추구해 온 ‘풀 스택 AI 메모리’ 전략도 다시 강조했다. 3D 적층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 고대역폭플래시(HBF) 등 다양한 메모리를 AI가 처리해야 하는 작업량에 맞게 조합하고, AI 가속기·서비스 등 파트너사들과 공동 설계 등을 통해 최적의 솔루션을 만든다는 전략이다.

AI가 고도화될수록 기억해야 할 정보가 늘어나고 데이터 접근 방식도 다양해져, 하나의 범용 메모리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워져서다. 기업과 AI 모델의 특성에 맞게 D램, HBM 등 다양한 메모리를 배치하는 ‘메모리 계층’ 설계가 미래 AI 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차세대 메모리인 3D 적층 D램의 주요 기술 방향도 소개했다. 3D D램은 기존에 수평으로 배치하던 메모리 셀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집적도와 전력 효율성을 높인 차세대 D램이다. 김경훈 SK하이닉스 부사장은 “3D 적층 D램을 실제 제품으로 구현하려면 설계를 최적화하는 것 외에도 발열과 공정 난도 등 기술적 과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국내외 AI 전문가들도 무대에 올랐다. 타리크 시히파르 앤트로픽 제품총괄은 AI가 업무를 바꾸는 방식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반도체 산업에서도 회로 시뮬레이션과 시스템 최적화 등 다양한 업무에 AI를 활용하는 ‘ 소프트웨어 공장’을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 에이전트가 로봇 등 하드웨어에 연결되면 제조 현장 전반으로 활용 범위가 넓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