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차원의 투자에도 중국의 반도체 장비 기술력이 15년가량 뒤떨어져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반도체 장비에 핵심 광학 부품을 공급하는 독일 자이스그룹의 프랑크 로문트 반도체사업부문 최고경영자(CEO)는 3일 블룸버그TV에 “중국이 최첨단 반도체 제조장비 분야에서 서방보다 약 15년 뒤처져 있다”고 밝혔다. 자이스는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로문트 CEO는 ‘중국이 EUV 장비를 자체 개발하는 데 15년 정도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을 두고 “합리적인 추정”이라고 평가했다. UBS도 최근 중국이 자체 EUV 기술을 개발하려면 최소 10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난달 중국이 자체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는 심자외선(DUV) 노광장비에 대해 “놀라운 일이 아니다”며 “이 장비가 얼마나 뛰어난 성능을 갖췄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DUV 장비는 빛의 파장이 EUV보다 14배 두꺼워 7㎚(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이하 초미세공정에 사용할 수 없다.

로문트 CEO는 중국에 대한 미국·유럽의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가 얼마나 효과적일지에는 회의적이었다. 그는 “우리는 수출 규제가 긍정적 효과를 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중국의 혁신을 가속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출 통제가 강화될수록 중국이 더 많은 자원과 인력을 투입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