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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9월 코스피가 저평가 매력과 주주환원 정책을 바탕으로 하방을 지지하는 가운데 '박스권 속 완만한 재평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며, 반도체와 조선을 핵심 축으로 한 포트폴리오 구성을 제안했다.
'박스권 속 완만한 재평가'
대신·유안타·삼성·NH·현대차·하나·IBK·신한·DB·신영증권 등 최근 9월 전망 리포트를 제시한 10곳의 코스피 전망을 종합하면 "지수가 곧바로 전고점을 향해 치솟기보다는 조정이 나올 때마다 저평가 해소 논리가 작동하는 '박스권 속 완만한 재평가' 국면"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하방은 낮아진 밸류에이션과 주주환원이 떠받치고, 상방은 9월에 몰린 대형 이벤트들이 얼마나 우호적으로 흘러가느냐가 가른다는 데 이견이 크지 않다.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9월 코스피 하방은 밸류에이션이 막고, 상방은 이벤트가 열 것"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증권도 코스피의 성격 자체가 지난 1년간의 '실적 장세'에서 '재평가 장세'로 넘어간다고 봤다. 반도체 이익 추정치의 폭발적 상향이 이끌던 장에서, 장기 공급계약 확대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삼전닉스)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발판으로 밸류에이션이 정상화되는 장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간다는 논리다.
코스피 밴드 : 하단 6000대 중반, 상단 8000선 안팎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6700~8100을 밴드로 잡되, 중심선이 9월 7300선에서 10월 8200선으로 계단식 정상화될 것으로 봤다. 7월 패닉 당시 5500~5900선에서 중장기 바닥을 통과했고 8월 6400선 부근에서 하방 지지력을 확인했다는 판단이다.
신한투자증권 노동길 연구원은 6600~8000을 제시했다. 금리를 보정한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8.5배 기준으로 현재는 컨센서스의 66.2% 수준이며, 상단 8000은 78.1%를 인정한 레벨이라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은 특정 밴드 대신 PER 회복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12개월 선행 PER이 7배로 회복되면 8594, 8배가 적용되면 9821 수준으로 추정하며, 9월 이벤트들이 시장의 '2027년 불신'을 완화할 경우 8500선 돌파 시도가 가능하다고 봤다. 신영증권은 별도 밴드 대신 6000~7000 구간에서 차익실현과 저가매수가 혼재하고 있으며, 7000선에 '방지턱'이 많다고 짚었다.
긍정 요인 : 싼 밸류에이션·주주환원·금리 안정 기대
코스피 상승세를 기대하는 이유로는 먼저 역사적 저점권의 밸류에이션이 꼽힌다. 대신증권은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이 5.63배로 6배를 밑도는 저점권이라고 봤고, 하나증권은 삼전닉스의 PER이 3.9배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목했다. 밸류에이션이 이미 낮아 추가 디레이팅보다 정상화 가능성이 높다는 논리다.
금리 안정 기대도 코스피를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대신·유안타·NH는 9월 FOMC 금리동결을 기본 시나리오로 잡았다. 특히 최근 미국 장기금리 상승의 원인을 두고 삼성·현대차·유안타는 구조적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테크 기업의 회사채 발행 증가, 채권시장 수급, 기간 프리미엄 확대, Fed 정책 불확실성 등 일시적 요인으로 진단했다. 삼성증권은 "AI 투자 자금은 결국 한국 반도체 수요로 돌아오기 때문에, 금리 상승 때문에 나오는 조정은 오히려 매수 기회"라고 주장했다.
부정 요인 : 장기금리·자금조달 우려·정치 이벤트
가장 많이 언급된 상단 제약 요인은 미국 장기금리다. 유안타증권은 미 10년물이 연 4.5%를 넘어서면 국내외 증시가 대체로 부진했다고 분석했고, 하나증권은 미국 명목 성장률을 감안할 때 10년물이 연 5%에 근접하면 지수의 하락 압력이 높아진다고 봤다.AI 기업의 자금조달 우려도 새로운 위험으로 부상했다. 신한투자증권은 9월 우선 점검 포인트로 'AI 기업의 자금조달 능력'을 꼽았다. 미국 시장에서 AI 투자·자금조달 우려가 진정돼야 한국 반도체의 PER도 회복 가능하다는 논리다. DB증권도 "빅테크의 자금조달 능력이 한계에 이르며 AI 데이터센터 건설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부정적 서사와 "그럼에도 AI 랠리는 계속된다"는 긍정적 서사가 맞부딪히며 횡보한다고 진단했다.
경기 피크아웃 우려는 IBK투자증권이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여름 증시가 AI·반도체 피크아웃 우려를 반영했다면, 가을 증시는 경기 피크아웃 우려를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3분기를 기점으로 경기 선행·동행·후행지표가 점진적으로 둔화하고, 수출 증가율도 전년 대비 둔화될 것으로 봤다.
이 밖에 대신증권은 FOMC 점도표에서 2026~2027년 금리인상 경로가 공식화될 경우의 매파적 충격, BOJ 인상 후 엔화 급강세에 따른 엔캐리 청산,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 등을 상단 제약 요인으로 경계했다. 하나증권은 삼전닉스가 주주환원형 기업으로 전환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해 주가 베타 하락으로 지수 대비 초과수익 가능성은 오히려 낮아질 수 있다고 봤다. IBK와 신한은 3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 가능성과 선반영 부담도 지목했다.
핵심 포인트: 9월 중순 이벤트 밀집 구간과 미중·중간선거
시기적으로 최대 변곡점은 9월 중순~후반이다. 대신증권은 미국 고용·PPI·CPI를 거쳐 금리인상 확률이 재산정된 뒤 FOMC→BOJ→미국 쿼드러플 위칭데이가 9월 15일부터 18일(현지시간)까지 연속으로 예정돼 있다는 점을 짚었다. 추석 휴장을 앞두고 국내 투자자들이 포지션을 축소할 가능성도 변수로 꼽았다.AI 자금조달 지표도 실시간 점검 대상이다. 신한투자증권은 9월 장기금리의 추가 상승 여부, 오라클·코어위브 등 고비용 발행사의 신용 스프레드, 한국 반도체사의 주문 변화를 체크 포인트로 제시했다. 8000선 회복을 위해선 AI 생산성의 최종 증명이 아니라 '자금조달 충격이 현실화되지 않는다'는 확인만으로 충분하다고 봤다.
종목 전략 : '반도체+조선'이 코어, 이익 확산 업종으로 저변 넓혀야
종목별로는 특정 대장주 한 곳에 베팅하기보다 핵심 축을 두고 실적 확산 업종을 함께 담으라는 조언이 주를 이뤘다.반도체는 대부분이 중심에 둘 것을 권했다. 유안타·삼성·NH·현대차·신한이 주도 업종으로 제시했다. NH는 IT 비중 확대를, 현대차는 장기금리 안정 시 반도체 중심 이익 모멘텀 재부각을 근거로 들었다.
조선은 반도체와 함께 가장 많이 겹친 업종이다. 대신증권은 '낙폭과대·실적개선·외국인 수급'의 교집합을 동시에 충족하는 업종으로 조선을 꼽았다. 유안타·삼성·신한도 주도 업종에 포함했다. 화장품·음식료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적고 실적이 견조하다는 이유로 DB증권이 주목했다. DB는 미중 정상회담을 감안해 중국 기술주와 금도 대안으로 제시했다. 저PBR·지주회사 주식은 NH가 정책 수혜 후보로 지목했다.
삼성증권은 AI 데이터센터·전력망·조선 수주로 이어지는 산업재, 거래대금 증가와 자본시장 활성화 수혜의 증권·금융, 재정 확대와 원화 강세 수혜의 내수주로 시장 구도가 넓어질 것으로 봤다. 신영증권은 AI 내 순환매(반도체 칩→하드웨어·전력·건설·소프트웨어)와 비AI(은행·보험·음식료·항공)로의 순환매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고점으로 향하는 경로에 대해서는 신중론도 제시됐다. 신한투자증권은 V자 상승보다 W자 경로를 전망했다. 8월 상승이 첫 번째 반등에 해당하는 만큼, 3분기 실적과 2027년 추정치가 본격 조정되는 4분기 중 두 번째 저점이 형성될 수 있으며, 이 저점이 앞선 저점보다 높다면 반도체 랠리가 다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신영증권도 개인이 7000선 위에서 공격적으로 매수하는 반면 외국인은 매도했고 삼전닉스도 7500 이상 매수 물량이 많아, 7000을 넘겨도 빠른 지수 상승은 어렵다고 진단했다.
강진규/빈난새/심우일/오현아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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