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정체)으로 부진에 빠졌던 삼성SDI 주가가 전고점을 향해 다시 질주하고 있다. 에너지저장장치(ESS)뿐 아니라 데이터센터에 꼭 필요한 무정전전원장치(UPS) 배터리 등 비(非)전기차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어서다. UPS는 데이터센터 전원이 순간적으로 끊겼을 때 전력을 공급해 시스템 장애와 데이터 손실을 막는 장치다. 여기에 로봇과 우주항공, 소듐(나트륨)이온 배터리 등으로 사업 영토를 넓혀 미래사업을 준비하겠다는 게 삼성SDI의 전략이다.

바닥찍고 반등하는 삼성SDI

3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SDI 주가는 전날보다 1.40%(8000원) 오른 57만9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29일 34만1500원까지 떨어졌던 이 회사 주가는 2분기 깜짝 실적과 4조4500억원 규모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매각 등의 호재가 이어지면서 한 달여 만에 69.54% 상승했다.

삼성SDI의 고공행진은 시장 기대치를 넘어선 깜짝 실적에서 시작됐다. 이 회사는 지난 2분기 매출 3조7688억원, 영업이익 2038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달 30일 발표했다. 증권사 평균 영업이익 전망치인 -271억원을 웃돈 수치다. 삼성SDI가 분기 기준 흑자를 낸 것은 2024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미국 정부의 생산세액공제(AMPC) 보조금을 제외하고도 흑자를 냈다. 영업이익률이 높은 UPS와 배터리백업장치(BBU)의 급성장이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UPS와 BBU는 삼성SDI 매출의 20%(2분기 기준) 안팎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