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쪼개기에 싸늘한 시장…"중복상장 디스카운트 더 커진다"
카카오가 지난주 전격 발표한 인적분할 방안을 두고 시장의 냉담한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는 존속법인인 '카카오X'에 금융·콘텐츠·모빌리티 등 핵심 자회사 지분과 투자 자산을 넘기고, 신설법인인 '카카오AI'가 카카오톡·지도·광고·커머스 및 인공지능(AI) 사업을 도맡는 지배구조 개편을 선언했다. 하지만 분할 발표 이후 주가가 급락하고, 다수 증권사가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하는 등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쪼개지는 카카오…존속 '카카오X' vs 신설 '카카오AI'

카카오 이사회는 지난 21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인적분할 계획을 결의했다. 분할 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을 기준으로 카카오X가 63.5%, 카카오AI가 36.5%로 정해졌다. 이번 분할의 명분은 명확하다. 카카오톡 플랫폼 사업과 복잡한 자회사 관리 업무를 분리해 경영 의사결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성장 재원을 적재적소에 배분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톡비즈 부문에서 창출되는 현금을 AI 등 미래 먹거리에 집중 투자해, 그동안 카카오가 여러 계열사를 상장시키며 자초한 '복합기업 할인'을 해소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각 법인의 중장기 청사진도 제시됐다. 카카오X는 2030년까지 주요 사업 합산 매출 10조원, 자기자본이익률(ROE) 13%를 목표로 내걸었다. 카카오AI는 같은 기간 매출 6조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2조원, 영업이익률 30%, ROE 25% 이상이라는 공격적인 목표를 세웠다. 주주환원 정책도 구체화했다. 카카오X는 자회사 수취 배당금과 투자 차익의 30%를 주주에게 환원하고, 카카오AI는 별도 잉여현금흐름(FCF)의 20~35%를 환원율로 제시했다.

"지주사 할인 더 커진다"…싸늘한 여의도

이 같은 청사진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발표 당일 주가가 장중 13% 이상 폭락한 데 이어, 메리츠·다올·삼성·키움·하나증권 등 5곳의 증권사가 일제히 목표주가를 끌어내렸다. 특히 메리츠증권과 삼성증권은 투자의견마저 '매수'에서 '중립'으로 강등했다. 매도 의견이 극도로 적은 국내 증권사 리서치에서 중립 의견은 사실상 매도 의견으로 간주되곤 한다.